에콰도르 대선후보 '대체자' 지명…美FBI, 피살 사건 수사 합류
괴한의 총격에 숨진 에콰도르의 대통령 선거 후보 페르난도 비야비센시오(59·건설운동 소속)를 대신할 인물이 대선 일주일을 앞두고 정해졌다. 또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에콰도르 당국의 요청을 받아 비야비센시오 후보의 피살 사건 수사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13일(현지시간) 엘우니베르소 등 남미 매체에 따르면 에콰도르 야당인 건설운동은 기자회견을 열고 저명한 언론인 크리스티안 수리타(53)를 새 대선 후보로 지명한다고 밝혔다. 수리타 후보는 비야비센시오와 함께 탐사보도 전문 기자로 활동한 바 있다. 라파엘 코레아 전 대통령(2007~2017년 재임)의 부패 행위를 파헤쳐 이름을 알렸다.
건설운동은 성명에서 “비야비센시오 공약을 계승하고 부패 및 마피아와의 싸움에서 선봉에 설 수 있는 적임자”라고 지명 이유를 밝혔다. 방탄 조끼 차림으로 기자회견에 나선 수리타 후보도 “우리는 그(비야비센시오 후보)의 능력을 따라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 “어떤 마피아와도 협상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수리타 후보는 비야비센시오의 선거 운동에 동행해왔다. 비야비센시오가 피격 당한 현장에도 있었으며, 자신의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통해 피살 현장을 최초로 공개한 사람 중 하나다. 수리타 후보는 비명을 지르고 바닥에 웅크린 시민들의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게시한 뒤 “그들이 내 친구를 죽였다”는 글을 올렸다.
앞서 건설운동은 비야비센시오 후보가 피살된 뒤 환경운동가 출신 부통령 후보였던 안드레아 곤살레스(36)를 대체 후보로 내세웠다가 하루 만에 철회한 바 있다. 에콰도르 선거관리위원회가 ‘이미 부통령 후보로 등록해 선거운동 중인 사람은 대통령 후보로 나설 수 없다’는 관련 규정을 내세웠기 때문이라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우여곡절 끝에 대선 후보로 최종 낙점된 수리타는, 대선 전 국회의원에 당선됐던 비야비센시오와는 달리 정치 경험이 없다. 곤살레스는 여전히 부통령 후보로 수리타 후보와 함께 유세에 나서게 된다. 에콰도르 대선·총선은 이달 20일 예정대로 진행된다.
대선 후보 피살 사건…미 FBI, 수사 합류
한편 미국 FBI 요원들이 비야비센시오 후보 피살 사건을 공동 수사하기 위해 에콰도르 경찰과 검찰 수뇌부와 만났다고 13일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자파타 에콰도르 내무부 장관은 “FBI팀이 이미 경찰 수뇌부를 만났다”며 이는 기예르모 라소 에콰도르 대통령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 경찰은 멕시코 마약 밀매 카르텔과 콜롬비아 범죄 조직이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보고 있다. 사건 현장에서 숨진 용의자와 검거된 피의자 6명이 모두 콜롬비아 국적으로 밝혀졌다. 비야비센시오 후보가 과거 마약 밀매 갱단의 살해 위협을 받은 사실도 수사 대상에 올랐다.
문상혁 기자 moon.sanghy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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