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인턴이 ‘미니게임천국’ 만들었다고?...“주식 밈에서 착안했어요”
‘미니게임천국’이 출시됐다. 피처폰 시절 휴대폰 버튼 도색을 하얗게 닳게 만들었던 ‘추억의 게임’이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이용자들의 재출시 요청이 꾸준히 이어지자 컴투스는 신규 미니게임을 더해 게임을 재탄생시켰다.
게임은 13종의 미니게임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 중 ‘날아날아’ 게임은 인턴들이 개발했다. 정직원이 아닌 인턴이 게임사의 정식 게임, 더구나 컴투스를 대표하는 게임을 만드는 데 참여해 주목받고 있다. 현재는 정식 사원으로 근무 중인 권혜영·안덕규·이윤지·지한솔 사원에게 ‘날아날아’ 개발 배경과 과정을 들어봤다.
‘날아날아’는 화살표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터치하면 캐릭터가 점프하는 게임이다. 돌림판의 빨간색과 파란색 공간에 화살표를 조준해야 점프할 수 있으며 조준 실패 시 추락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빨간색과 파란색 공간은 줄어들고 화살표 속도는 빨라져 난도가 높아진다.
이 게임은 인턴십 중 열리 단기 게임개발 대회인 ‘게임잼’ 기간 탄생했다. 이 기간 ‘미니게임천국’으로 신규 게임을 개발하라는 주제가 주어졌다. 당시 인턴이었던 이들은 단시간 게임을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으나 한편으로는 설렜다며 과거를 회상했다.
권혜영 클라이언트 개발자는 “짧은 시간 안에 게임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면서도 “미니게임천국은 전설의 게임인 줄로만 알았는데 신규 미니게임을 만들어 보라는 과제를 받고 매우 설렜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개발 프로젝트를 떠안은 이들은 어떤 게임을 만들지 가볍게 이야기를 나누다 당시 인터넷에서 인기를 끌던 주식과 코인 관련 밈(meme, 인터넷 유행 콘텐츠)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지한솔 기획자는 “다소 매니악하더라도 무난한 것보다 유머러스한 것에서 시작해보자는 의견에 모두가 공감했던 것이 시작이었다”며 “‘화성 갈끄니까’ 같은 주식·코인 밈을 활용하는 아이디어로 의견이 모아졌고, 여기에 ‘차트를 떡상시켜서 강아지를 화성으로 보낸다’는 목표를 덧붙였다”고 말했다.
권혜영 개발자는 “주식이 껑충 뛰었다가 폭락하는 모습을 게임으로 만들어보자는 가벼운 아이디어로 출발했다”며 “기획 의도는 주식처럼 타이밍에 맞게 잘 눌러야 계속 올라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단시간에 결과물을 만들어내야 했던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지한솔 기획자는 “게임잼 기간은 3일이었고, 실제 개발에 소요된 기간은 2일 정도였다”며 “짧은 기간이다보니 게임 개발을 맡은 혜영님과 덕규님은 막바지에 밤을 새며 작업했는데, 눈치가 보여서 메신저로 같이 밤을 새고 있음을 어필했다”고 기억했다.
밈을 원화로 표현해내는 것 또한 쉽지 않았다. 이윤지 원화가는 “주식과 코인 밈을 기반으로 한 기믹을 원화로 어떻게 잘 살려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며 “날것에 가까운 밈을 순화해 아기자기한 미니게임천국과 톤을 맞추되 어떤 밈인지 누구나 알아볼 수 있게 표현해야 했다”고 답했다.
다른 직무의 사람들이 모인 만큼 소통의 어려움이 예상됐으나 이는 슬기롭게 극복했다. 안덕규 클라이언트 개발자는 “각자 생각하는 방향이 달라 자칫하면 갈등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모두가 ‘다른 의견’을 ‘건설적인 피드백’으로 받아들여 팀이 잘 굴러갔다”고 자평했다.
이외에도 논의한 아이디어를 최대한 시각화해 전달하고, 요청사항이 있을 때마다 회의를 하기도 했다며 다양한 소통 팁을 공유했다.
‘날아날아’는 인턴들의 기발하고 참신한 아이디어에 정직원들의 노하우가 더해져 완성됐다. 인턴들이 만든 이 게임의 원제는 ‘가자가자’다. 지한솔 기획자는 “가자가자의 주식 콘셉트 색채가 연해지며 좀 더 대중성 있고 플레이 방식이 직관적으로 보이는 이름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이어 권혜영 개발자는 “콤보 칸이 생기고 블랙홀이 등장하는 등 재미 요소들이 많이 추가돼 더욱 재밌는 게임으로 재탄생했다”고 평가했다.
당시 게임개발 경험은 개발자 인생의 큰 자양분이 됐다. 이윤지 원화가는 “열심히 참여한 게임잼 프로젝트가 실제 게임에 탑재되는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졌고, 이 경험이 현재도 원동력이 되고 있다”며 “타 직군 인턴들과의 협업 경험은 개발 프로세스를 이해하는 데도 많은 도움이 돼서 이전보다 큰 그림을 보며 작업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안덕규 개발자는 컴투스 인턴십에 대해 “인턴 개개인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최대한 존중해준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만들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서 좋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앞으로 더 많은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한솔 기획자는 “어떤 게임이 재밌고 왜 재미있는지,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는지를 설명할 수 있는 제작자가 되고 싶다”며 “소위 ‘겜잘알’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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