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포커스] 삼진 17개? 오심에도 꿋꿋한 이주형...변화구 대처력 향상은 숙제

안희수 2023. 8. 1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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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이적생’ 이주형(22·키움 히어로즈)에게 더 바라는 건 욕심일까. 변화구 대처 능력은 더 좋아질 필요가 있다. 

이주형은 지난달 29일 키움과 LG 트윈스 사이 트레이드로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2020년 2라운드(13순위)에 LG 지명을 받은 A급 외야 유망주. 그사이 몇몇 팀이 그의영입을 바라며 트레이드 카드를 맞춰봤지만, 차명석 LG 단장은 좀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하지만 우승 호기에서 선발진 강화가 필요했고, 올 시즌 가장 안정감 있는 레이스를 보여주던 투수 최원태를 영입하며 이주형 유출을 감수했다. 

1군에서 50경기도 출전하지 못한 유망주. LG팬을 제외한 이들에게 이주형이라는 이름은 생소했을 것 같다. 하지만 불과 2주 만에 그는 키움팬까지 사로잡았다. 이적 첫날(7월 29일) 첫 경기(삼성 라이온즈전) 첫 타석에서 안타를 치며 인상적인 신고식을 치렀고, 이후 꾸준히 선발 기회를 얻으며 안타 생산을 이어갔다. 지난 3일 잠실 원정에선 친정팀 LG를 상대로 프로 데뷔 첫 홈런을 쳤다. 그는 13일까지 출전한 14경기에서 타율 0.345(55타수 19안타)을 기록했다. 출전한 14경기에서 무안타는  3경기뿐이다. 최근 2주, 득점권에서도 10타석 8타수 4안타 2볼넷을 기록하며 수준급 클러치 능력을 보여줬다. 

한국 야구 대표 타자였던 이호준 LG 타격 코치는 이적을 앞둔 이주형에게 타격 자세를 바꾸지 말라는 당부를 전했다. 출전 기회만 보장되면,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확신에서 남긴 말이었다. 

이주형은 간결하면서도 자신의 힘을 온전히 싣는 스윙을 보여줬다. 흔한 말로 ‘싹수가 보이는 타격’이었다. 최원태가 LG 이적 뒤 2승을 거뒀지만, 이 트레이드에서 더 주목을 받고 있는 선수는 분명 이주형이다.

그런 이주형이 ‘경험 부족’을 드러내고 있는 부분도 있다. 변화구 승부다. 그는 3일 케이시 켈리를 상대로 몸쪽(좌타자 기준) 빠른 공을 공략해 우측 담장을 넘겼을 만큼 포심 패스트볼(직구) 공략이 뛰어난 편이지만, ‘오프 스피드’ 공 대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키움 유니폼을 입고 치른 14경기에서 삼진 17개를 당했다. 이 기간(7월 29일~8월 13일) 리그 타자 중 두 번째로 많은 기록이었다. 

한 경기에 삼진 5개를 당한 8일 롯데 자이언츠전을 보면 보완점이 보인다. 이날 이주형은 좌완 선발 찰리 반즈의 바깥족 슬라이더에만 삼진 3개를 당했다. 롯데 셋업맨 구승민과 마무리 투수 김원중과의 승부에서는 포크볼 공략에 실패하며 삼진을 당했다. 11일 LG전에서도 켈리와의 5회 두 번째 승부에서 가운데 높은 코스 커브에 배트를 내지 못하고 삼진을 당했다. 이튿날 열린 ‘트레이드 맞카드’ 최원태와의 1회 승부에서도 가운데 슬라이더를 지켜봤다. 삼진 2개 이상 당한 경기는 4번이다. 

선구안 문제로 보긴 어렵다. 이주형은 지난 11일 LG전 2회 초 첫 타석과 6회 세 번째 타석에서 억울한 공 판정에 울분을 삼켜야 했다. 2회 켈리와의 승부에선 몸쪽 낮은 코스 커브가 스트라이크존(S존)을 벗어났지만, 심판이 스트라이크 콜을 했다. 이 판정은 심판이 포수 프레이밍에 현혹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문제는 6회 LG 좌완 셋업맨 함덕주의 6구째 슬라이더. 바깥쪽으로 멀찍이 벗어난 공이었지만, 스트라이크가 선언됐다. 이주형은 루킹 삼진. 

1군 경험이 적은 이주형은 제대로 어필도 못 해보고 더그아웃을 향했다. 타석에서 한동안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런 오심에 배트를 내지 않은 게 이주형의 선구안이 나쁘지 않다는 반증이다. 당장 삼진 1개가 늘어났지만, 이주형에게 필요한 건 자신의 타격 존을 명확하게 정립하는 것이다. 변화구 대처 능력은 분명 숙제지만 심판의 S존에 흔들리지 않는 선구안은 유지할 필요가 있다. 이주형은 13일 LG와의 주말 3연전 3차전에서도 2안타를 기록했다. 흔들리지 않았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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