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은 지금 내전 중] 현역 지역구에 대통령실 관계자·비례의원 ‘도전장’

박성영,구자창 2023. 8. 14.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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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유엔사령부 주요 직위자 초청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일보는 내년 4월 10일 실시될 총선을 앞두고, 공천을 둘러싼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내전을 연이어 보도한다. 1편은 국민의힘의 내부 경쟁 양상이다.>

“살아서 다시 만납시다!”

요즘 국민의힘 TK(대구·경북) 의원들 회식 자리에서 종종 등장하는 건배사라고 한다.

국민의힘의 한 TK지역 의원은 “웃으며 나누는 건배사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사뭇 비장한 구석이 있다”면서 “TK 지역에서는 아직도 ‘공천=당선’ 공식이 유효하고, 아무도 내년 4월 총선 공천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벌써 총선 공천을 둘러싼 내부전투가 시작된 분위기다.

주로 지역구 의원이 있는 곳에 비례대표 의원이나 용산 대통령실 인사가 도전장을 내미는 형식이다.

총선 예비후보로 등록하기 이전에, 선거를 목적으로 한 정치 활동은 공직선거법이 금지하는 사전선거운동에 해당하기 때문에 내전은 ‘소리없이’ 진행된다.

하지만 파열음까지는 감출 수는 없다.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은 지난 3월부터 4선 홍문표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충남 홍성·예산에서 명함을 돌리고 대통령 시계를 나눠주면서 사전 선거 활동을 벌였다는 의혹을 받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대구 동구을은 일찍이 ‘기싸움’이 시작된 지역구다. 현 지역구 의원은 지난 3월 지명직 최고위원에 임명되면서 당 지도부에 입성한 강대식 의원이다.

동구 토박이인 강 의원은 2006~2014년 두 차례 동구의회 의원을, 2014~2018년에는 동구청장을 각각 지냈다.

대항마로는 경북대학교 교수 출신의 비례대표 조명희 의원이 거론된다. 조 의원은 최근 자신을 “대구동구발전연구원장 조명희”라고 소개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례대표임에도 지역구를 앞세운 인사말로 유권자에게 존재감을 각인시키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조 의원은 지난 1월 대구동구발전연구원을 열고 교육·의료 등 대구 동구 지역 현안 관련 토론회를 개최하고 있다.

서울 송파갑 지역구의 김웅 의원 경쟁자로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수행 실장을 맡았던 이용 의원이 꼽힌다. 봅슬레이·스켈레톤 국가대표팀 감독 출신인 이 의원은 한국체육대학교와 올림픽공원이 있는 송파구갑 출마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의원이 6864세대가 거주하는 송파 파크리오로 지난 4월 이사한 점은 이 같은 해석에 힘을 싣는다. 지역구 내에서도 세대수가 많은 아파트로 ‘전략적 이주’를 선택하면서 본격적으로 표심 공략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곳은 김웅 의원의 거주지이기도 하다.

대구 중·남구의 임병헌 의원의 맞수로는 비례대표 한무경 의원이 입길에 올랐다. 다만 한 의원은 기업인 출신이라는 이점을 살릴 수 있는 타 지역도 함께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진 의원에게 ‘뉴페이스’가 도전장을 내민 곳도 있다. 3선 한기호 의원의 춘천시·철원군·화천군·양구을 지역구에는 정치 신인인 이민찬 상근부대변인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이 부대변인은 당직을 맡기 전까지 강원도청 정책특별보좌관으로 일한 바 있다.

옆 동네인 춘천시·철원군·화천군·양구갑 지역도 격전이 예상된다. 비례대표 노용호 의원이 재선을 노리고 있지만 춘천 출신의 허인구 G1방송 대표이사 사장이 차기 출마를 선언하면서 이 지역에 도전장을 내밀 가능성이 있다.


서울 강동갑은 ‘대변인 대 대변인’ 대결 구도다. 원내대변인인 전주혜 의원(비례대표)과 윤희석 대변인이 맞붙을 전망이다. 전 의원은 지난해 12월 윤 대변인을 누르고 서울 강동구갑 당협위원장직을 차지했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강동갑 당협위원장을 맡았다가 자리를 내준 윤 대변인은 설욕전을 준비하고 있다. 방송 활동을 통해 인지도를 올리면서 반격을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현직 의원 간 대결도 관전 포인트다. 조수진 의원은 2021년부터 서울 양천갑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데, 최근 공천 경쟁자로 재선 출신 정미경 전 의원이 부상했다. 정 전 의원은 지난 5월 주소지를 양천갑으로 옮기고 지역 행사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서울 동대문을 당협위원장인 김경진 전 의원과 허은아 의원의 ‘친윤 대 비윤’ 대결 여부도 이목을 끌고 있다.

허 의원은 지난해 12월 이준석 대표 체제에서 서울 동대문을 당협위원장으로 내정됐지만 최고위원회의 최종 의결을 받지 못했다.

이후 허 의원은 심사에서 탈락해 김 전 의원에게 자리를 넘겨줬다. 허 의원은 최근 지역 행사에 높은 참여율을 보이며 의욕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 일각에서는 일찍부터 과열된 분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민의힘 한 초선의원은 통화에서 지도부를 겨냥해 “공천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지도부가 미리 마련하지 못하니, 이런 사단이 빚어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수도권 의원은 “특히 수도권은 지난 총선 참패로 조직이 약해져 있는데, 이른 내부 경쟁이 유권자들에게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박성영 구자창 기자 ps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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