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K-컬처] 주제전시, 역사도 미래도… 활력도 없다

조한필 2023. 8. 14.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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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K-컬처박람회(11~15일)서 가장 실망스런 콘텐츠는 독립기념관 입구에 연출된 K-컬처로드다.

K-컬처로드는 당초 공언한 것과 달리 인터렉티브 전시는 아니었다.

K-컬처로드 제작업체 로커스는 한 자료에서 "행사 키워드 K-스피릿을 감각적 영상으로 표현했다"면서 주제 그래픽에 관객들 응원 메시지를 더할 수 있는 인터렉티브 콘텐츠인 것처럼 홍보했다.

공유 가능한 콘텐츠를 모아 K-컬처 주제전시를 꾸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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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컬처로드, 市·리플렛 과대홍보 관객실망
기존 K-콘텐츠 담은 ‘무덤덤 스크린’ 8개
제작업체 “감각적 영상 표현”… 완전 딴판

천안 K-컬처박람회(11~15일)서 가장 실망스런 콘텐츠는 독립기념관 입구에 연출된 K-컬처로드다. “한국문화의 역사·현재·미래를 보여주는 체험형 인터렉티브 전시”라는 홍보 리플렛 소개와 전혀 딴판이었다.

이 야외 주제전시장은 다리 위에 좌우 4개씩 LED스크린과 정면의 대형 가로스크린으로 구성돼 있다. 총 8개의 사각형 스크린에 K-컬처 8개 분야(한글·드라마·무비·팝·게임·푸드·패션·웹툰) 영상물을 돌려가며 띄운다. 그런데 이 영상물들은 K-컬처 각 분야의 역사와 다양한 성과를 생동감 있게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동영상 스크린이라기보다 사진 패널에 가깝다.

한국문화의 탄생과 미래를 보여주겠다는 K-컬처로드가 생동감 없는 ‘패널형’ 전시로 전락했다. 뒤편 대형스크린은 주제전시와 연관성을 찾기 힘든 신생 걸그룹 영상을 내보내고 있다. 사진=조한필 기자

정면 대형 스크린은 박람회 홍보 영상과 함께 걸그룹과 남성그룹 공연 모습을 상영한다. 지난 12일 영상을 보고 있는 여중생들에게 “가수 이름이 뭐냐”고 물었더니 “처음 보는 그룹”이라고 답했다. 이제 활동하기 시작한 신생 그룹인 듯하다. 이것을 K-컬처의 미래라고 억지 해석할 여지는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동감 없는 K-컬처로드 전시에 관객이 지루해 할까 염려한 것일까. 대형 스크린의 신생 그룹 영상을 8개 작은 스크린에도 내보내고 있다.  사진=조한필 기자

인터렉티브(Interactive)는 단어 뜻 그대로 관람객과 상호작용하는 전시를 말한다. 스크린 터치 등 관객 동작에 따라 전시작품이 반응하거나, 관객이 작품의 일부가 되기도 한다. K-컬처로드는 당초 공언한 것과 달리 인터렉티브 전시는 아니었다.

지난 7일 시는 박람회 브리핑자료에서 ‘K-컬처 인터렉티브 주제관’ 항목에서 “IT강국 대한민국의 혁신기술들을 융합했다”고 강조했다. 또 야외 주제관이 담는 내용은 “K-컬처의 탄생 배경과 그 중심에 있는 우리 국민들의 시대별 이슈에 대한 이야기”라며 “K-컬처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박람회 핵심 주제를 보여줘야 할 K-컬처로드는 혁신기술 융합도, K-컬처 변천사도 반영치 못했다.

8개 사각 스크린은 드라마-우영우·오징어게임, 무비-기생충, 푸드-대장금, 게임-T 1 등 각 분야의 세계적 한류 콘텐츠를 쭉 담았다. 이 패널형 전시물에서 K-컬처 탄생 배경과 변천사를 읽어내는 건 쉽지 않다.

드라마 우영우·오징어게임를 합성한 K-컬처로드 LED스크린. 활력 없는 콘텐츠로 패널 전시 같은 느낌을 준다. 사진=조한필 기자

K-컬처로드 제작업체 로커스는 한 자료에서 “행사 키워드 K-스피릿을 감각적 영상으로 표현했다”면서 주제 그래픽에 관객들 응원 메시지를 더할 수 있는 인터렉티브 콘텐츠인 것처럼 홍보했다. 또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개발한 실감콘텐츠 공유 플랫폼 기반으로 제작했음을 밝혔다. 공유 가능한 콘텐츠를 모아 K-컬처 주제전시를 꾸민 것으로 보인다.

천안=조한필 기자 chohp1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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