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후 승리까지 444일…‘코리안 몬스터’ 류현진 감격 드라마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마침내 메이저리그 마운드에서 감격적인 승리를 다시 맛봤다. 444일이 걸린 드라마다.
류현진은 14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홈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나와 5이닝 2피안타 3탈삼진 2볼넷 2실점(무자책점) 호투하고 11-4 대승을 이끌었다. 이로써 지난해 5월 27일 LA 에인절스 원정 이후 처음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메이저리그 통산 178번째 경기에서 거둔 76승(46패)이다.
류현진은 지난해 6월 19일 왼쪽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고 오랜 기간 재활했다. 선수로서 적지 않은 나이라 우려가 많았지만, 1년이라는 시간을 참고 견뎌 이달 2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홈경기를 통해 돌아왔다.
복귀전 성적은 100% 만족스럽지 않았다. 5이닝 9피안타 1피홈런 4실점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이어 8일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원정에선 경기 초반 호투했지만, 4회말 오스카 곤잘레스의 직선타를 맞아 일찌감치 교체돼 승리투수가 될 기회를 놓쳤다.
그래도 천만다행으로 큰 무릎 부상을 피한 류현진은 닷새 휴식을 취한 뒤 이날 컵스전에서 다시 마운드를 밟았다. 그리고 5이닝 동안 86구를 던지며 2피안타 3탈삼진 2볼넷 2실점(무자책점)을 기록하고 승리투수가 되는 감격을 다시 맛봤다.
류현진은 1회 선두타자 크리스토퍼 모렐를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니코 호너에게 볼넷을 허용하면서 1루를 내줬다. 뒤이어선 아쉬운 수비 실수가 나왔다. 이안 햅의 땅볼을 토론토 1루수 브랜던 벨트가 포구하지 못했다. 바운드가 불규칙으로 튀긴 했지만, 충분히 잡을 수 있던 타구라 1루수 실책이 주어졌다.
1사 1, 2루로 몰린 류현진은 잠시 흔들렸다. 코디 벨린저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은 뒤 댄스비 스완슨에게 3루수 옆을 꿰뚫는 2루타를 맞았다. 2실점. 모두 비자책점이기는 했지만, 류현진으로선 부담이 되는 점수였다.
그러나 류현진에겐 동료들이 있었다. 2회 타선이 대거 5점을 뽑으며 돌아온 에이스를 도왔다. 먼저 선두타자 캐번 비지오가 내야안타로 출루한 뒤 대니 잰슨이 몸 맞는 볼로 무사 1, 2루를 만들었다. 이어 돌턴 바쇼가 상대 선발투수 제임스 타이욘으로부터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3점홈런을 터뜨려 3-2로 경기를 뒤집었다. 또, 계속된 2사 1, 2루 찬스에선 블라리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의 좌전 적시타와 조지 스프링어의 우전 적시타가 연달아 터져 5-2로 도망갔다.
타선의 지원사격을 받은 류현진은 순항했다. 앞서 2회를 삼자범퇴로 마무리한 뒤 3회에도 안타 하나만 맞고 이닝을 끝냈다. 포수 잰슨은 3회 1사 1루에서 호너의 2루 도루를 저지하며 아웃카운트를 늘려주기도 했다.
류현진은 4회 선두타자 벨린저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후속타자들을 모두 범타 처리하면서 위기를 넘겼다. 그러자 토론토는 4회 공격에서 3점을 보태며 류현진을 도왔다. 무사 1, 3루에서 게레로가 유격수 키를 넘기는 적시타를 때려냈고, 앞서 역전 3점홈런을 기록한 바쇼가 2사 만루에서 중견수 앞으로 떨어지는 2타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8-2 리드를 안은 채 5회 마운드를 밟은 류현진은 컵스 타선을 삼자범퇴로 요리하면서 승리투수 요건을 채웠다. 토론토 벤치는 클리닝타임이 끝난 뒤 제네시스 카브레라로 마운드를 교체하며 류현진의 등판은 모두 마무리됐다. 토론토는 7회 올라온 제이 잭슨이 2점을 내줬지만, 8회 3점을 추가해 11-4 승리를 완성했다.
이날 86구를 던진 류현진은 직구(40구) 최고구속이 147㎞까지 나왔다. 또, 체인지업(24구)과 커터(12구), 커브(10구)를 섞어 던지면서 삼진 3개를 솎아냈다. 토론토 타선에선 바쇼가 5타수 2안타 1홈런 5타점으로 류현진 도우미를 자처했고, 게레로가 5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한편 이날 류현진과 맞대결을 펼친 타이욘은 3이닝 8피안타 1피홈런 2탈삼진 8실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또, 한일 투타 맞대결로 관심을 모은 컵스 우익수 스즈키 세이야는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류현진을 상대로는 2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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