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세라핌 콘은 왜 '하이브 자본의 맛'이 안 느껴질까 [엑's 초점]

김예나 기자 2023. 8. 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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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콘서트'라 하면 으레 화려하고 거대한 스케일 등이 떠오른다.

걸그룹 콘서트 특유의 아기자기하고 조형물이나 장식 등도 보이지 않았다.

미디어 아트를 앞세운 콘서트였다면, 20만원 가까운 고가의 티켓값을 지불하고 르세라핌을 보러 오는 관객들이 다소 줄었을 확률도 높다.

그럼에도 하이브 콘서트라서 기대했던 '자본의 맛'이 느껴지지 않는 무대는 아쉬움으로 남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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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예나 기자) '하이브 콘서트'라 하면 으레 화려하고 거대한 스케일 등이 떠오른다. 이를 두고 일명 '자본의 맛'이라 부를 정도로, 쉽게 말해 '돈 좀 썼다'라는 느낌이 드는 시각적 경험을 의미한다. 

지난 13일 오후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그룹 르세라핌(LE SSERAFIM, 김채원·사쿠라·허윤진·카즈하·홍은채) 첫 단독 투어 '프레임 라이즈(FLAME RISES)'는 사뭇 달랐다. 

들어서자마자 압도하는 소품이나 무대 장치 등은 일체 없었다. 걸그룹 콘서트 특유의 아기자기하고 조형물이나 장식 등도 보이지 않았다. 하이브는 이를 두고 "깔끔하고 볼드한 형태의 스테이지"라며 "어떤 것에도 국한되지 않는 르세라핌의 초연한 태도를 시각화"했다고 설명했다. 

의미만큼 무(無) 그 자체. 그렇기에 '퍼포먼스 걸그룹'이라는 타이틀을 보여주려는 계획이 있겠지,라는 합리적 추측에 무게가 실렸다. 군더더기를 다 걷어내고 르세라핌의 퍼포먼스 본질에 집중하려는 의도라 예상하게 됐다. 

물론 오프닝 무대의 압도적인 스케일은 가히 충격적이기까지 했다. 초대형 슬라이딩 LED를 활용한 미디어 아트는 이제껏 눈으로 본 콘서트 미디어 장치 중에서 독보적이라 평가할 수 있을 만큼 화려했고 거대했다. 

대형 LED 뒤편에 좌, 우, 상부 등 3면의 LED로 장식된 큐브 형태의 공간을 설치해 미디어 아트와 퍼포먼스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드라마틱한 연출을 선보였다. LED와 LED 사이 공간에서 퍼포먼스를 펼치는 무대의 볼륨감을 한층 극대화시켰고 몰입감 역시 고조시켰다. 

하지만 이마저도 한계는 존재했다. 첫 오프닝 무대가 주는 강렬한 임팩트까지는 효과적인 것이 분명하지만 콘서트는 '퍼포먼스'를 보러 온 자리다. 미디어 아트를 앞세운 콘서트였다면, 20만원 가까운 고가의 티켓값을 지불하고 르세라핌을 보러 오는 관객들이 다소 줄었을 확률도 높다. 아무래도 무대 뒷면을 꽉 채운 LED 미디어 월이 설치된 만큼 콘서트에는 총 4번의 VCR 영상을 선보였고, 꽤 많은 시간이 이 부분이 할애됐다. 

또 미디어 스크린 자체가 갖는 전체적 뷰가 주를 이루다 보니까 개개인에 특화된 화면은 찾아보기 어려워 아쉬움을 자아냈다. 지난 3월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콘서트만 해도 사이드 스크린에 멤버별 개인캠 화면을 띄워 관객들의 만족감을 더했던 바. 온라인 콘서트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무대 장치를 오프라인 콘서트에서도 활용하는 팬 서비스로 많은 화제를 불러모은 바 있다. 개인캠까지는 아니더라도, 분할 화면을 활용한 무대 효과마저도 쉽게 찾기 어려웠다. 

그나마 하이브가 앞세운 무대 장치는 포그 프레임 장치였다. 무대 전체에 열기가 일렁이는 것처럼 보이는 효과를 뜻한다. 이를 통해 보다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 연출이 가능하다. 여기에 불꽃, 레이저 등의 기본 효과도 더해졌다. 

르세라핌의 초연한 태도를 시각화한다는 의미에서의 '무(無)대' 장치라면 성공적이긴 했다. 더불어 다른 곳으로 눈 돌릴 곳이 없다 보니까 르세라핌의 무대만 집중하는데도 도움이 됐다. 그럼에도 하이브 콘서트라서 기대했던 '자본의 맛'이 느껴지지 않는 무대는 아쉬움으로 남을 수밖에 없었다. 

사진=쏘스뮤직 

김예나 기자 hiyena07@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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