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하면 콧물·재채기”… 알레르기비염, 완치 안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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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알레르기비염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 수는 지난 2017년 683만명에서 2019년 707만명으로 증가세를 그린다.
박일호 고려대 구로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알레르기비염의 최우선 치료이자 기본적인 예방법은 약물 복용이다. 특히 봄, 가을처럼 계절이 바뀌는 시기에는 약을 매일 복용해야 증상을 막을 수 있다"면서 "약마다 복용 지침은 조금씩 다르지만 오랜 기간 사용해도 안전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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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요법으로 완치 가능하지만 비용·기간 부담
“원인 알면 약물복용·환경개선 통해 대응 가능”
#직장인 박지연(가명·31세) 씨는 한 여름에도 바람막이 점퍼를 챙겨 다닌다. 카페나 식당, 사무실만 들어가면 차디찬 에어컨 바람에 사정없이 콧물과 재채기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약을 먹으면 졸리고, 비강 스프레이는 부작용이 우려돼 자주 사용하기 어렵다. 박 씨는 “코를 하도 풀어 코가 헐어있다”며 “비염인데 감기로 오해하는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불편하다. 완치할 방법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한탄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알레르기비염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 수는 지난 2017년 683만명에서 2019년 707만명으로 증가세를 그린다. 질병관리청 분석에서도 1998년~2019년 사이 국내 알레르기비염 환자는 18배 증가했으며, 우리나라 성인의 18.8%가 알레르기비염 진단을 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레르기비염은 코 점막이 특정 물질에 대해 과민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기 때문에 계절이나 장소에 상관없이 생기기도 한다.
대개 보통 코와 눈 주변 가려움증과 더불어 재채기, 맑은 콧물 등이 나타나고 경미한 증상이 지속된다. 인후통, 발열, 근육통을 동반하지 않기 때문에 감기와는 다르다. 한 번 나타나면 수 시간 동안 증상이 지속되면서 학업, 업무 등에 지장을 주고 잦은 스트레스를 겪기도 한다.
알레르기비염의 기본적인 치료법은 약물 요법이다. 항히스타민제, 비강 스테로이드 등을 주로 사용하는데, 환자가 선호하는 방식에 따라 약국에서 구매하거나 병원 처방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이들 약물의 효과는 증상 개선에 그쳐 복용을 접으면 증상은 다시 일어날 수 있다.
박일호 고려대 구로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알레르기비염의 최우선 치료이자 기본적인 예방법은 약물 복용이다. 특히 봄, 가을처럼 계절이 바뀌는 시기에는 약을 매일 복용해야 증상을 막을 수 있다”면서 “약마다 복용 지침은 조금씩 다르지만 오랜 기간 사용해도 안전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완치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사람마다 다르지만 ‘면역치료 요법’을 통해 완치하거나 기존 약물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면역치료는 알레르기의 원인이 되는 알레르겐 투여를 단계적으로 늘려 면역력을 높이는 방법이다. 기존에는 주사제를 활용한 ‘피하 면역 요법’이 자주 사용됐지만, 최근엔 혀 밑으로 알레르겐 용액을 떨어트리거나 알약을 넣어 녹이는 방식의 ‘설하 면역 요법’이 권장된다.
대한천식및알레르기학회는 지난 9일 개정한 ‘알레르기 면역요법 진료 지침’을 공개하고, 설하 면역요법에 대한 새로운 내용을 제시했다. 학회 지침에 따르면 설하 면역요법은 기존 피하 면역요법보다 아나필락시스 같은 전신 이상반응으로부터 안전하고 복용이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집먼지진드기, 꽃가루 알레르기 환자에서 효과가 두드러졌다. 단 면역 요법은 알레르기비염 치료에서 우선적으로 권고되는 치료법은 아니다. 가격 부담이 크고 장기간 치료를 지속해야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면역 요법은 완치 가능성이 있지만 모든 환자에게 효과가 동일하지 않다. 매주 1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들며 최소 3년 이상 치료를 유지해야 한다”며 “환자가 완치에 대한 갈망이 크거나 증상이 심한 경우, 약물 복용이 힘든 상황 또는 병원을 자주 찾기 어려운 환자들이 천식 예방 효과를 기대한다면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생물학적 제제를 투여해 알레르기비염 증상을 개선하는 임상 연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기존 항히스타민제보다 효과가 좋고, 면역 요법처럼 3년 이상 치료를 지속할 필요 없이 즉각적인 증상 개선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치료가 쉽지 않은 알레르기비염은 워낙 다양한 원인이 존재해 예방도 어렵다. 하지만 증상을 일으키는 알레르기원을 파악한다면 효과적인 대처를 가져갈 수 있다.
박 교수는 “병원 알레르기 검사를 통해 무엇이 원인인지 분명히 안다면, 미리 약을 복용하거나 환경을 개선하는 등 대응이 가능해진다”며 “어릴 때부터 다양한 환경에 노출돼 면역력을 기르면 성인이 됐을 때 알레르기비염 빈도가 낮아질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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