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OLED' 성장세에...韓 디스플레이 "잡아야 산다"
여전히 LCD 비중 높지만, 격차 빠르게 좁혀질 것으로
새 기술로 고객사 선점 나선 K-OLED 기업 행보 주목
자율주행 차량 개발이 가속화되면서 자동차 시장이 디스플레이 업계의 새 먹거리로 급부상 중이다. 전체 디스플레이 시장 대비 비중은 낮지만, 최근 완성차 업체들이 차량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모바일·TV 등의 전통 디스플레이 시장보다 높은 성장세가 기대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페라리, 아우디, 캐딜락, 현대차 등 유력 완성차 업체들이 차량 내 OLED 패널 탑재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아직 전체 차량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90% 가량은 LCD(액정표시장치)가 차지하고 있지만, 모바일· PC 등이 LCD에서 OLED로 전환하고 있는 것처럼 머지않아 차량 디스플레이도 빠르게 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분위기다.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은 향후 4년간 연평균 7.8%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27년 126억 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다. 그중에서도 OLED 비중이 눈에 띄게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와 시장조사업체 옴디아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차량용 OLED 시장은 2027년 기준 전체 시장에서 17.2%를 차지할 것이란 관측이다. 지난해 차량용 디스플레이 패널에서 OLED가 차지하는 비중이 2.8%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성장세로 읽히고 있다.
OLED는 LCD에 비해 뛰어난 화질과 전력 효율을 자랑하지만 소자 수명이 다하면 발생하는 '번인'이나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 일반 OLED 보다 까다로운 기술 공정 등으로 인해 아직 전체 차량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미미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최근 자율주행 및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LCD와 달리 곡선 적용이나 디자인 변형에 유리하고 인포테인먼트에서 경쟁력 있는 OLED 비중이 조금씩 확대되는 추세다.
디스플레이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차량용 LCD는 86억 달러로 거대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한 중국이 38.4%, 일찍이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에 참여한 대만이 33.7%,LCD 생산을 지속 감소 중에 있는 일본과 한국은 각각 14.8%, 13.1%을 나타냈다. OLED는 지난해 기준 전체 2억 5000만 달러 시장에서 한국이 2억 3000만 달러로 약 93%, 중국은 2000만 달러로 약 7%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차량용 OLED의 경우 국내 기업인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가 사실상 양분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LG디스플레이가 50%, 삼성디스플레이가 43%다. 전체 파이가 크지 않다는 것이 한계점으로 여겨졌지만, 최근 LG디스플레이 등이 '투스택 탠덤' 기술을 개발하면서 시장 개화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투스택 탠덤은 탠덤 OLED에서 유기발광층을 1개가 아닌 2개를 적용해 만드는 기술로 기존 방식과 동일한 두께를 유지하면서도 더 긴 수명과 밝은 화면을 구현한다.
나아가 이러한 탠덤 OLED 기술을 가벼운 플라스틱 기판에 적용한 것이 P-OLED 제품이다. 이는 얇고 가볍고 구부릴 수 있다는 특성이 있다. 기존 LCD 대비 소비전력은 60% 줄이고 무게는 80% 가까이 줄여 '전기차 시대 최적의 솔루션'이란 평을 받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올해 기존보다 더 진화된 2세대 탠덤 OLED를 양산해 소비전력을 더욱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도 최근 현대차 제네시스 등과 OLED 패널 공급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진데 이어 슈퍼카 페라리와도 최첨단 OLED 디스플레이 솔루션 개발 협약을 맺었다. 지난해 페라리가 전세계에 공급한 차량은 1만3000여대 가량으로 알려져있지만, 대당 수억원을 호가하는 슈퍼카 명품 브랜드인 만큼,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이제 막 개화하는 전장 OLED 시장에서 '삼성 OLED = 명품' 마케팅을 펼쳐 시장 선점에 나설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마다 요구하는 스펙이 다양하다. 차량의 경우 모바일이나 컴퓨터와 달리 극한의 다양한 환경에 노출되기에 높은 신뢰성과 선명한 화질이 필수"라며 "현재 전체 차량용 OLED는 국내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지만 중국이 OLED 투자를 확대하며 시장 침투율을 높이는 상황을 잘 주목할 필요가 있어보인다"고 했다.
그러에도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에 큰 변화가 예상되면서 업계는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이동욱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부회장은 "세계 자동차 업계는 차별화 요소를 전장부품으로 확장시키고 있고 전장부품에서 디스플레이 기술이 차지하는 중요도가 점점 높은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OLED 등 프리미엄 디스플레이의 안정적인 공급측면에서 자동차-디스플레이 산업 간 협력 확대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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