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박종호 이후 멈춘…LG 2루수 GG 계보를 신민재가?
배중현 2023. 8. 14. 05:02
내야수 신민재(27·LG 트윈스)를 향한 염경엽 LG 감독의 신뢰가 단단하다.
신민재는 올 시즌 LG의 '히트 상품' 중 하나다. 개막전만 하더라도 크게 주목받지 못한 내야 백업 자원이었지만 시즌을 치르면서 입지를 넓혔다. 이젠 2루수로 선발 출전하는 횟수가 눈에 띄게 늘었다. 후반기 17경기 중 13경기에서 선발 2루수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부진에 빠진 최우수선수(MVP) 출신 서건창의 빈자리를 채우며 새로운 야구 인생을 열었다.
공·수·주 모두 기대 이상이다. 대주자 출전 횟수가 많았던 신민재는 도루 27개를 성공, KBO리그 단독 선두에 이름을 올린다. 정수빈(두산 베어스·26개)과 김혜성(키움 히어로즈·22개)을 비롯한 리그 대표 '대도'들에게 모두 앞선다. 더욱 놀라운 건 타격. 82경기 타율이 0.333(147타수 49안타)이다. 출루율은 0.391로 4할에 이른다.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지만, 각종 타격 지표가 수준급이다. 볼넷(14개)과 삼진(15개) 비율이 1대1에 가깝다. 타석마다 악착같은 모습으로 투수를 괴롭히고 출루하면 상대 배터리의 진땀을 뺀다.
수비도 준수하다. 염경엽 감독은 13일 잠실 키움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민재가 경기하면 할수록 발전하고 있다. 수비도 많이 늘었다"며 "김일경 코치랑 고생을 많이 했는데 빠른 시간 안에 적응했다. 기본기 같은 부분은 더해야 하지만 올해보다 내년이 더 기대된다. 계속해서 좋아질 거"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감독은 시선은 더 높은 곳으로 향한다. 염경엽 감독은 "내 꿈은 (신민재를) 골든글러브(GG)로 만들고 싶은데, 도루왕하고 (타율) 3할을 치면 받는 거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LG 소속으로 골든글러브를 받은 2루수는 1994년 박종호가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다소 무리한 바람일 수 있지만 그만큼 신민재를 향한 시선이 달라졌다는 걸 의미하기도 한다. 염 감독은 "(신민재 같은 선수가) 한 번 성장하게 되면 센터라인에 엄청난 자원이 생기는 거다. 결국 (팀이 좋은 성적을 내려면) 포수와 2루수, 유격수, 중견수까지 센터라인이 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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