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에 뿌연 유리처럼… ‘간유리 음영 결절’ 암 진행 위험은" [헬스조선 명의]
'간유리 음영 결절 명의' 은평성모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문영규 교수
- 간유리 음영 결절이란 무엇인가?
흉부 CT를 찍었을 때 보이는 덩어리가 3cm 이하면 결절, 이상이면 종괴라고 한다. 결절 음영이 마치 유리가 갈려서 뿌연 간유리처럼 약간 불투명하게 보이면 간유리 음영 결절이다. 이중 균질하게 뿌옇게 보이면 순수 간유리 음영이고, 뿌연 내부에 진한 결절이 섞여 있으면 혼합 간유리 음영 결절이라고 한다. ▲혼합 간유리 음영 결절이고 ▲결절 모양이 동글하고 ▲결절이 크고 ▲주변과 경계가 명확할수록 암일 확률이 높다.
- 간유리 음영 결절과 간유리 음영은 어떻게 다른가?
흉부 CT에서 폐에 뿌옇게 보이는 음영을 통틀어 간유리 음영이라고 한다. 둥근 덩어리가 있어야 결절이다. 간유리 음영이 결절 형태가 아니면 폐의 염증성 질환일 가능성이 높고 대부분 폐암과 관련이 없다.
명확하게 알 수 없지만, 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간유리 음영 결절은 ▲일시적 간유리 음영 결절 ▲지속적 간유리 음영 결절로 나뉘는데, 일시적 간유리 음영 결절은 약 3개월이면 사라진다. 잠시 생긴 염증이기 때문이다. 폐의 국소 염증은 감기처럼 흔하게 일어날 수 있어 유병률을 알 수는 없다. 지속적 간유리 음영 결절은 폐암 전 단계 혹은 초기 단계일 수 있다. 2020년 국가 암 통계에서 폐암 유병률이 인구 10만명당 56.4명으로 집계됐는데, 지속적 간유리 음영 결절은 그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 지속적 간유리 음영 결절이 생기는 원인은 무엇인가?
폐암의 초기 단계에서 생기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폐 세포가 돌연변이를 거쳐 암세포로 바뀌는 중 다른 조직으로 침습하는 공격성이 없는 제자리암일 때 간유리 음영 결절로 보인다. 그 외에 폐에 생긴 염증이 아물면서 국소적인 섬유화를 일으켰을 때 생길 수 있고, 혈관 기형, 혈관종이나 말트림프종과 같은 흔하지 않은 종양도 간유리 음영 결절이 생기는 원인일 수 있다.
- 지속적 간유리 음영 결절 고위험군이 따로 있는가?
폐암의 고위험군과 같다. 흡연자이거나 간접흡연에 자주 노출됐을 때 잘 생긴다. 직업·생활 환경에서 먼지·연기·석면·라돈 등에 자주 노출되는 것도 위험 요인이다. 환자를 보면서 느낀 걸로는 폐암, 유방암, 갑상선암에 가족력이 있을 때도 잘 생기는 것 같다.
- 증상이 따로 없는 걸로 알고 있다. 보통 환자들은 진단은 어떻게 받는가?
검진받을 때 많이 발견된다. 최초 간유리 음영 결절이 발견되면 일시적인지 지속적인지를 먼저 구분해야 한다. 발견된 날로부터 3개월 후에 흉부 CT 검사를 다시 시행해 확인한다. 간유리 음영 결절이 사라졌다면 일시적 간유리 음영 결절로, 추가 검사나 치료하지 않는다. 보통 10명 중 4명 정도가 일시적 간유리 음영 결절로 판명된다. 3개월 후에도 간유리 음영 결절이 사라지지 않고 그대로 있다면 지속적 간유리 음영 결절로 진단한다. 이땐 주기적으로 추적 검사를 받아야 한다.
현재 국가 폐암 검진으로 흉부 저선량 CT의 정기검진이 이루어지고 있다. 만 54세 이상에서 30갑년(하루 한 갑씩 30년간 흡연한 경우) 이상의 흡연력이 있는 경우 시행하고 있다. 폐암의 위험인자가 있을 때는 적극적으로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을 추천한다. 30세 이상이라면 한 번 정도 흉부 저선량 CT를 찍어 보는 것은 좋다. 그러나 특별한 이상이 없으면서 매년 주기적으로 흉부 저선량 CT를 찍는 것은 방사선으로 인한 피해가 더 클 것으로 예상되므로 좋은 방법이 아니다. 폐암의 위험 인자가 있다고 생각된다면 3년에 한 번씩 흉부 저선량 CT를 찍어 보시는 것이 좋고, 위험 인자가 없다면 흉부 저선량 CT를 꼭 찍지 않아도 된다.
-지속적 간유리 음영 결절은 반드시 제거해야 하는가?
크기가 작은 1cm 미만의 간유리 음영 결절은 반드시 제거할 필요는 없다. 여러 연구 결과를 고려했을 때 크기가 작은 간유리 음영 결절은 10~20년 동안 커지지 않고 그대로 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20년 동안 약 10%만 암으로 진행했다. 정기 검사만 해도 시행해도 된다. 1~1.5cm일 땐 결절의 모양과 위치를 보고 수술로 제거할지 결정하는 것이 좋다. 순수 간유리 음영이라면 제거하지 않고 경과 관찰만 해도 된다. 혼합 간유리 음영이라면 수술로 제거하는 게 더 좋다. 크기가 1.5cm 이상일 때는 적극적으로 제거하는 것을 추천한다. 미국, 일본에서도 1.5cm 이상이라면 수술하라고 가이드라인으로 권고하고 있다.
- 최근 20~30대 젊은 환자 중 미리 제거해달라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추천하는가?
결절 크기가 1cm 미만이면 암이 안 될 확률이 높고, 간유리 폐암은 예후가 좋아 암이 된 후 수술해도 완치율이 매우 높다고 먼저 설명한다. 그래도 불안하다고 하면 결절의 위치를 확인하고 수술한다. 결절이 폐 겉 부분 등 떼어내기 좋은 위치에 있다면 약간만 잘라내면 된다. 폐 기능에도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러나 폐 상엽으로 가는 혈관이나 기관지 근처면 폐 한쪽의 1/4~1/3 이상 잘라야 해 추천하지 않는다.
폐는 오른쪽엔 3개의 엽, 왼쪽엔 2개의 엽으로 구성된다. 일반적인 폐암 수술은 폐암이 포함된 엽을 통째로 떼어 내는 것이다. 그러나 간유리 음영 결절에서 출발해 아직 간유리 음영 결절 형태로 존재하는 폐암은 비교적 순하고 침습성이 낮기 때문에 폐의 엽을 통째로 떼어낼 필요가 없다. 대부분 1기 이내의 폐암으로 진단돼, 폐를 더 작게 잘라내는 폐 구역 절제술이나 폐 쐐기 절제술로도 폐암을 잘 치료할 수 있다. 폐 절제 수술을 받고 2~3일 이후부터 대부분의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물론 강도가 높은 신체 활동은 폐 절제 크기에 따라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 최근 간유리 음영 결절 분야 연구 동향이 궁금하다. 어떤 내용의 연구가 활발한가?
간유리 음영 결절의 연구는 크게 두 가지, 결절에 대한 ▲진단과 ▲치료로 나뉜다. 진단 분야로는 간유리 음영 결절이 발견됐을 때 장기간에 걸쳐 어느 정도 빈도로 폐암이 되고, 어떤 경우에 폐암이 더 잘 되는지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지금까지 10년~20년간 관찰 연구가 있었지만 많지 않았고, 20년 이상 장기간에 걸친 연구는 없었다. 현재 장기간에 걸쳐 간유리 음영을 관찰하는 연구들이 진행 중이다. 나도 간유리 음영 결절 중 어느 결절에서 폐암이 더 잘 되는지를 예측하기 위한 연구를 시행하고 있다. 두 번째 연구 분야는 수술적 치료에 대한 연구다. 최근 여러 연구에서 간유리 음영 결절성 폐암은 폐를 작게 절제해도 치료가 잘된다고 입증이 됐다. 간유리 음영의 크기, 위치, 속성이 환자마다 다르기 때문에 환자에게 맞는 정확한 수술 방법에 대한 연구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
-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예방법이 있는가?
금연이 제일 중요하다. 간접흡연도 위험하니 가족들과 가까운 사람의 금연을 독려해 달라. 연기나 먼지가 많은 곳에 오래 머무르지 않아야 하고, 요리할 때도 기름이 탈 때 나는 연기를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미세 먼지가 많은 날은 미세먼지용 마스크를 꼭 쓰고 외출하길 권장한다. 오래돼 부식이 심한 건물이나 환기가 잘 안되는 지하실에 너무 오래 머무르지 않는 것이 좋고, 규칙적인 운동과 건강에 좋은 음식을 먹는 것도 물론 중요하다.
- 마지막으로 간유리 음영 결절을 진단받은 환자에게 한마디 한다면?
간유리 음영 결절이 모두 폐암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만약 폐암이 되더라도 간유리 음영 결절에서 출발한 폐암은 치료 후 예후가 아주 좋다. 너무 두려워 말고 주기적으로 관리만 잘 받으면 된다.
가톨릭대 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은평성모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다. 간유리 음영 결절은 세계적으로 아직 연구되지 않은 게 많은 분야인데, 우리나라에선 문영규 교수가 적극적으로 연구·치료하고 있다. 특히 따뜻하고 겸손한 의사로 유명하다. 진료할 때 언제나 환자에게 먼저 머리 숙여 인사하며, 매우 긴 시간을 투자해 친절하고 자세하게 설명한다. 문영규 의사에게 힘을 얻었다는 환자가 한 트럭. 수술 실력도 대단하다. 하나의 작은 절개로만 수술하는 단일공 흉강경 폐 수술이 특기다. 환자의 만족도도 매우 높다. 현재 매년 300명 이상의 환자가 문영규 교수에게 단일공 흉강경 수술을 받고 있고, 그중 100명 이상은 흉강경 수술 중 가장 난도가 높은 단일공 흉강경 복잡 폐 구역 절제술을 받았다.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대한흉부종양외과학회, 대한폐암학회, 세계폐암학회(IASLC) 회원으로 활동 중이며, 30편 이상의 국제 학술지 논문을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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