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3배 태운 산불… 주 전역 화재 사이렌 한 대도 안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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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와이 마우이섬 화재 사망자가 12일(현지시간) 93명으로 늘어 이번 화재는 지난 100년 동안 미국에서 발생한 최악의 화재 사고가 될 전망이다.
하와이주 당국은 화재 발생 초기 경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대응 과정을 조사할 방침이다.
다만 하와이안 일렉트릭은 "전력을 차단하면 소방관들이 화재 진압에 필요한 물을 끌어오는 데 필요한 전기를 사용하지 못할 수 있다"고 지난해 주 당국에 설명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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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보 시스템 먹통 등 대응 과정 조사
한국인 26명 소재 확인 인명 피해 無
미국 하와이 마우이섬 화재 사망자가 12일(현지시간) 93명으로 늘어 이번 화재는 지난 100년 동안 미국에서 발생한 최악의 화재 사고가 될 전망이다. 하와이주 당국은 화재 발생 초기 경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대응 과정을 조사할 방침이다.
미 NBC방송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마우이섬 라하이나 카운티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사망자가 최소 93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조시 그린 하와이 주지사는 “사망자가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고,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종자 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주 관리들은 최소 1000명일 것으로 보고 있다.
미 언론들은 이번 사건 피해 규모가 1910년 아이다호·몬태나주 등에서 87명의 생명을 앗아간 ‘그레이트 파이어’와 2018년 캘리포니아 북부 패러다이스 마을에서 85명을 숨지게 한 ‘캠프 파이어’를 넘어섰다고 짚었다. 더 많은 사망자를 낸 화재 사고는 19세기 후반과 20세기 초 발생한 4건에 불과하다. 하와이주 관리들은 “지난 100년 동안 미국에서 발생한 가장 치명적인 사건”이라고 말했다.
산불이 발생한 지난 8일 하와이 당국의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도 확산하고 있다. 하와이는 자연재해에 대비해 마우이섬 내 80곳 등 주 전역에 옥외 사이렌 경보기 약 400개를 갖추고 있다. NYT는 “하와이가 800m 이상 떨어진 곳에서도 들을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경보 시스템을 갖추고도 실제 응급 상황에서 활용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하와이 재난관리청은 8일 사이렌 작동 기록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앤 로페즈 하와이주 법무장관실은 전날 마우이섬 산불 전후의 주요 의사결정과 대응 과정을 규명하기 위해 종합적인 조사를 벌이겠다고 예고했다.
현지 전력 회사가 송전 차단을 하지 않아 불길을 더 키웠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하와이안 일렉트릭이 전력을 차단하는 것이 화재 확산을 막는 데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이를 시행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 회사는 하와이 95%의 가구에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 다만 하와이안 일렉트릭은 “전력을 차단하면 소방관들이 화재 진압에 필요한 물을 끌어오는 데 필요한 전기를 사용하지 못할 수 있다”고 지난해 주 당국에 설명한 적이 있다.
화재를 완전히 진압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소방관과 동행해 화재 현장을 촬영 중인 전문 사진작가 대니얼 설리번은 “나무뿌리들이 땅속에서 불타고 있다”며 “불이 어디서든 튀어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주 당국은 수색대와 탐지견을 투입해 구조와 사체 수습을 시작했지만 신원확인은 더딘 상황이다. 존 펠레티에 마우이 카운티 경찰국장은 “탐지견들이 대상 지역의 3% 정도에서만 수색을 진행했다”며 “현재까지 신원이 파악된 사람은 2명”이라고 말했다. 실종자 가족에게는 “신원확인을 위해 DNA 검사를 해달라”고 촉구했다.
현재까지 추산된 피해 규모는 60억 달러(약 7조9920억원)다. 주요 피해지역인 라하이나에서는 여의도 면적(2.9㎢)의 약 3배인 8.78㎢가 불에 탔다.
연락이 끊겼던 한국인 26명의 소재는 모두 확인됐다. 한국시간 13일 오전 10시까지 접수되거나 파악된 한국인의 인명 피해는 없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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