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윤의 MZ 관찰기] 2030 국회의원 8명뿐… ‘연령평등 국회의원제’ 어떨까

2023. 8. 14. 04:0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청년층 낮은 투표율·정치 무관심MZ세대 성장하며 상황 바뀌어평등·다양성·진정성 추구하며기성세대와 다른 목소리 내MZ-86세대 갈등론 부각하는 건현실 부합하지 않는 대결 프레임실질적인 정치 세대교체 지연시켜정치권 2030 과소 대표 개선 시급"MZ는 새로운 정치 세대다." MZ세대 관찰기의 여섯 번째 테제다.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로 들리겠지만, 온라인 공동체 삶에 익숙한 MZ는 탈위계, 평등, 다양성, 진정성, 올바름의 가치를 추구하는 새로운 정치 세대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청년층 낮은 투표율·정치 무관심
MZ세대 성장하며 상황 바뀌어
평등·다양성·진정성 추구하며
기성세대와 다른 목소리 내

MZ-86세대 갈등론 부각하는 건
현실 부합하지 않는 대결 프레임
실질적인 정치 세대교체 지연시켜
정치권 2030 과소 대표 개선 시급

“MZ는 새로운 정치 세대다.” MZ세대 관찰기의 여섯 번째 테제다.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로 들리겠지만, 온라인 공동체 삶에 익숙한 MZ는 탈위계, 평등, 다양성, 진정성, 올바름의 가치를 추구하는 새로운 정치 세대다. MZ세대와 기성세대가 현실 정치 공간에서 마주하는 사고 체계의 충돌은 이러한 새세대 정치 이념의 해석과 구현을 둘러싼 갈등과 조정 과정으로 이해해야 한다.
#일상 정치의 세대

2000년대 이후 10여년간 청년세대의 정치적 무관심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연이은 대선, 총선, 지방선거에서 20대 투표율이 노년 유권자 투표율의 절반 정도밖에 이르지 못하면서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장기불황, 저성장, 신자유주의 무한경쟁, 사회 양극화 심화, 비정규직 양산, 청년 실업 고착화 등의 시대 맥락에서 20대가 스펙 쌓기 같은 자기계발에 몰두하면서 정치적 무관심층이 됐다는 해석이 대두됐고 연애, 결혼, 출산, 취업, 주택 마련 등의 연쇄 포기로 이어지는 이른바 N포세대 담론도 등장했다.

다시 10여년의 시간이 지나는 동안 이른바 MZ세대가 청년층에 진입하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청년세대의 투표율이 기성세대에 육박한 것은 물론 청년세대가 다양한 정치 사회적 현안에 대해 기성세대와 다른 목소리를 내는 일도 잦아졌다. 나는 디지털 MZ세대의 온라인 공간의 삶이 일상 정치의 영역으로 전환되면서 청년세대의 정치의식이 고양됐고, 어느 때보다 정치 참여가 활성화됐기 때문으로 생각한다. 청년세대의 목소리는 어느 때보다도 전경화되고 있다.

#88만원 세대론과 꿀 빤 세대론

나는 새로운 세대의 정치는 기존 세대 정치와 갈등을 겪고 상호 간의 이해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사회질서를 세우는 것이라 생각한다. 86세대는 민주주의를 키워드로 앞선 산업화·반공 세대의 이념을, X세대는 탈권위와 개인주의로 86세대의 경직성을 넘어섰듯이 MZ세대도 평등·다양성·진정성의 가치로 아날로그 세대를 넘어설 것으로 본다.
게티이미지 뱅크


그런데 한국 사회 맥락에서 MZ 정치는 종종 세대 갈등론 관점에서 소비된다. 2007년 발간된 경제학 서적에서 유래한 88만원 세대론은 청년세대에게 정치적 무력감에서 벗어나 스스로 기성세대와의 투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하는 담론이다. ‘징징대지 말고 싸워서 쟁취하라’는 것이다. 반면 꿀 빤 세대론은 고도성장 시기 청소년과 대학 시절을 보내고 졸업 후 취업도 쉽게 하면서 역사적 호황의 혜택을 누린 운 좋은 기성세대들이 미래가 없는 자신들에게만 노력을 강조한다는 비판이다. 일종의 세대 착취론적 관점에서 86세대와 MZ세대, 진보 정치와 보수 정치, 젠더 갈등 등으로 갈래를 타면서 확산되기도 한다.

#청년 정치의 대상화에서 주체화로

세대 간 가치 갈등을 이처럼 세대 착취, 정치 세력, 젠더 대결 프레임으로 바라보는 것은 현실에 부합하지 않고 실질적인 정치 세대교체를 지연시키는 담론 효과를 발생시킨다.

사실 꿀 빤 세대는 없다. 해방 이후 산업화, 민주화, 외환위기, 저성장 시기를 거치면서 힘들지 않았던 세대는 없다. 86세대가 특별히 진보적이고 20대가 특별히 보수적인 것도 아니다. 지난 일련의 선거 결과들만 봐도 알 수 있다. 나는 우리 사회가 청년 정치를 고민하는 첫걸음을 청년 정책을 대상화하는 것에서 벗어나 청년 스스로를 정치 주체로 세우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도권 진입 지연되는 청년 정치

청년세대의 정치 관심도 증가와 참여 활성화에도 불구하고 청년 자체가 제도 정치권으로부터 멀어지는 역설적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현 21대 국회의원 299명 중 20대는 한 명도 없고(0%), 30대는 8명(2.7%), 40대도 24명(8.0%)에 그치고 있다. 총선 당시 연령대별 유권자 비율이 20대 15.5%, 30대 15.9%, 40대 19.0%였던 것에 비하면 심각한 과소 대표 상황이다. 선거 국면에서 각 정당은 청년세대를 위한 정책 공약을 발표하고, 청년 정치인을 영입하고, 청년 최고위원이나 대변인을 임명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들을 포함한다 해도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는다. MZ를 포함한 청년세대의 제도 정치권 진입이 유례없이 지체되고 있다.

청년세대는 초·중·고에서 반장, 학생회장을 뽑았고 대학에서도 과학생회장과 총학생회장을 뽑았는데, 유독 제도 정치권에서만은 자신들을 대표할 대표를 갖지 못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양성평등 채용 목표제처럼 연령평등 국회의원 목표제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경력직만 뽑으면 신입은 어디서 경력을 쌓느냐는 말은 가장 먼저 국회와 같은 제도권 정치권에 돌려줘야 한다.

홍종윤 서울대 BK교수·언론정보학과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