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달란트는 재능이 아니라 소명입니다
본문은 달란트 비유를 통해 천국이 누구에게 열려 있는지를 이야기합니다. 한 주인은 여행을 떠나며 자기 재산을 종들에게 맡깁니다. 여기서 종들이란 노예나 하인이 아니라 어느 정도 지위가 있는 사람들입니다. 과거 고대 근동 지방에서는 재력가나 귀족과 같이 돈이 있는 사람들이 종종 이렇게 했다고 합니다. 종에게 자기 재산을 맡기고 그것을 자본금 삼아서 사업을 하게 하는 것이죠. 그러고 나서 원금과 이자를 돌려받고 그 종들에게 이윤 중 일부를 자기 소유로 갖게 합니다.
이 경우 두 가지 당연한 전제가 있었습니다. 첫째는 맡겨진 달란트가 종의 돈이 아니라 주인의 돈이란 겁니다. 둘째는 종은 받은 돈으로 이윤을 남겨서 주인에게 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주인이 그 돈을 맡긴 이유는 그냥 가지고 있으라는 것이 아니라 그 돈으로 ‘반드시’ 이문을 남기라고 맡긴 것입니다. 이것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였습니다.
시간이 흘러서 주인이 돌아옵니다. 그리고는 주인이 종들과 결산을 합니다. 결산을 했다는 것은 책임을 묻는다는 이야기입니다. 해도 좋고 안 해도 좋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했느냐를 따지는 것이 결산이고 정산인 거죠. 선택이 아닌 의무였기에 책임 소재를 가리는 겁니다.
여기서 주인은 하나님을 말합니다. 종들은 우리입니다. 그리고 달란트라는 것은 잘 알려져 있듯이 우리의 재능입니다. 그런데 예수님 말씀의 핵심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달란트는 종들의 소유가 아니라는 겁니다. 즉 우리의 재능은 우리가 아닌 하나님의 소유입니다. 그리고 둘째는 그 달란트는 반드시 주인을 위해서, 즉 하나님과 하나님 나라를 위해서 사용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겁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 달란트를 재능이 아닌 ‘소명’이라고 이해해야 합니다. 소명의 한자어는 부를 소(召) 목숨 명(命)입니다. 목숨을 부르는 것이라고 해서, 임금이 신하에게 내리는 명령을 말합니다. 즉 우리 모두에게는 달란트라는 재능이 있는데, 그 달란트는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는 일에 목숨을 바칠 각오로 사용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한 달란트를 받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종에게 주인이 불같이 화를 낸 이유는, 그런 의무를 다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소명을 무시했으니 문책을 받은 겁니다.
그러니 이 달란트의 비유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재능, 달란트를 찾아서 행복하게 살라는 차원의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소명을 찾아서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해야 한다는 겁니다. 우리가 받은 소명(calling)에 의무감을 가져야 한다는 말입니다. 이는 그 소명에 어느 정도까지만 힘쓰겠다는, 이자만이라도 남기겠다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전력을 다해 최대한 많은 성과를 내겠다는 의무의 문제라는 겁니다. 마귀는 이 말씀을 가지고 우리에게 이자만이라도 남기면 된다고, 큰 이윤을 남기는 것이 의무는 아니라고 속삭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럴 바엔 주인이 직접 취리하는 자(은행)에게 맡기지 뭣 하러 종들에게 맡겼겠습니까.
우리는 받은 달란트(소명)를 가지고 얼마나 하나님 나라 확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이윤을 남기고 있을까요. 이것이 선택이 아니라 의무라는 점을,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아가야 하는 시대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결산의 때에 하나님의 슬픔이 아닌 기쁨의 모습을 볼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이달훈 목사(대전 동행한빛교회)
◇동행한빛교회는 코로나 시대에 개척한 ‘창고형 교회’입니다. 코로나19 이후 교회의 생태 지형도가 크게 바뀔 것을 예감하며 올라인(all-line) 교회를 개척했습니다. 우리교회는 해왔던 것들을 해오되 안 했던 것들을 하려고 합니다. 전도를 하되 무인전도를 하고, 성경공부를 하되 비판적으로 성경을 읽고, YOUTUBE를 하되 복음적인 영상을 만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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