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윤상의 세상만사] 악의적이거나 매우 경솔한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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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2017년 9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이다.
정 의원이 위와 같이 SNS에 올린 글에 대한 명예훼손 사건을 검찰은 고소 5년 만인 지난해 9월에야 '범행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난 점'이라는 유리한 양형 사유까지 만들어 준 후 정식 기소도 아닌 벌금형의 약식 기소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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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씨와 아들이 박연차 씨로부터 수백만 달러의 금품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뒤 부부싸움 끝에 권씨는 가출하고, 그날 밤 혼자 남은 노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
정진석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2017년 9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이다. 정진석 의원이 누구인가. 1961년 내무부 치안국 경무과장을 시작으로 치안국장(현 경찰청장), 내무부 차관, 충남도지사, 10~15대 국회의원, 내무부장관까지 지닌 정석모 씨의 아들이다. 박정희 정권 시절 승승장구했다. 그리고 그의 할아버지인 정인각(창씨명 오오타니 마사오)은 3·1독립만세운동이 일어난 해인 1919년부터 1928년까지 계룡면 서기, 1929년부터 1942년까지 계룡면장을 지내며 친일행적을 했던 인물이다.
정 의원이 위와 같이 SNS에 올린 글에 대한 명예훼손 사건을 검찰은 고소 5년 만인 지난해 9월에야 ‘범행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난 점’이라는 유리한 양형 사유까지 만들어 준 후 정식 기소도 아닌 벌금형의 약식 기소를 했다.
다만, 법원은 이 사건을 간단하게 보지 않고 정식재판에 회부한 후, 많은 사람의 예상과 달리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유력 정치인인 피고인의 글 내용은 거짓으로, 진실이라 믿을 만한 합당한 근거도 없었다. 피고인의 글은 악의적이거나 매우 경솔한 공격에 해당하고 그 맥락이나 상황을 고려했을 때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보호받을 수 없다”라고 실형을 선고한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국회의원의 직무활동과 무죄추정의 원칙’을 이유로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1심 판결에 대해 정 의원이 “너무 의외의 판단이 나와 당황스럽다. 재판부를 존중해야 하지만, 다분히 감정이 섞인 판단이라고 밖에 이해할 수 없어 항소하겠다”고 밝힌 점을 미뤄볼 때 곧 항소심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명예훼손범죄 양형기준에 따르면 ‘피해자에 대한 보복·원한이나 혐오 또는 증오감에서 범행을 저지른 경우’와 같이 비난할 만한 범행동기가 있거나 ‘사회적 평판이 심각하게 훼손된 경우’와 같이 피해자에게 심각한 피해를 야기한 경우를 ‘가중요소’로 규정하고 있다. 양형기준대로라면, 항소심이 1심 판결을 변경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정 의원은 노 전 대통령 명예훼손 사건으로 기소된 와중인 지난해 10월 11일 자신의 SNS에 “조선은 안에서 썩어 문드러졌고, 그래서 망했다. 일본은 조선왕조와 전쟁을 한 적이 없다”라고 주장하면서, “조선왕조는 무능하고 무지했다. 백성의 고혈을 마지막 한방울까지 짜내다가 망했다. 일본은 국운을 걸고 청나라와 러시아를 무력으로 제압했고 쓰러져가는 조선왕조를 집어삼켰다. 조선은 자신을 지킬 힘이 없었다”라고 일제의 조선 식민 지배를 정당화, 합리화하는 ‘식민 사관’과 일맥상통하는 글을 써서 국민들 마음을 뒤집어 놓은 바 있다.
이 시점에 정 의원에게 꼭 전해주고 싶은 경구가 있다. 설저유부(舌底有斧). 혀 밑에 도끼가 있다는 뜻이다. 말을 잘못하면 화를 불러일으키니 말을 늘 조심했으면 한다.
*외부 필자의 기고 및 칼럼은 국민일보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엄윤상(법무법인 드림)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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