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 기후’ 넘어 ‘뉴노멀’ 된 ‘폭염’ [편집장 레터]

김소연 매경이코노미 기자(sky6592@mk.co.kr) 2023. 8. 13.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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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이라는 기후 재난 ‘사회적 재난’ 되지 않도록…
대응책과 더불어 지구 지속 가능성 다시 논의 시작해야

8월 8일은 가을을 알리는 절기 ‘입추’였죠. 올해 입추까지 폭염으로 인한 온열 질환 사망자가 모두 27명이었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4배나 늘었다네요. 그뿐인가요. 시선을 전 세계로 돌려보면 그야말로 ‘폭염 난장판’입니다.

지금까지 폭염을 바라보는 시선은 ‘재난’이었습니다. ‘폭염이라는 기후 재난에 어떻게 잘 대응해 사회적 재난이 되지 않도록 할까’가 최고 관심사였죠.

예를 들면 이런 겁니다. 1995년 7월 서울보다 북쪽에 위치한 시카고에 유례없는 폭염이 덮쳤죠. 한 달 동안 시카고에서만 700명 넘게 폭염으로 사망했습니다. 이후 미국 질병관리본부 연구자들은 시카고 폭염 때 어떤 사람들이 왜 사망했는지에 대한 연구를 시작합니다. 연구진은 혼자 사는 사람들, 폭염에도 집을 떠나지 않은 사람들, 사회 활동을 하지 않은 사람들이 더 많이 숨졌다는 사실을 밝혀내죠. 이들의 폭염으로 인한 사망 위험은 일반인에 비해 3배 높았습니다. 그렇게 ‘사회적 고립’이 폭염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증가시키는 아주 중요한 원인이었다는 판단을 내립니다.

4년 후인 1999년 7월, 시카고에 1995년 수준과 비슷한 강도의 폭염이 또 찾아왔지만 그때는 달랐습니다. 4년 전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은 시카고 시장은 바로 ‘비상 기후 대응 전략’을 작동시킵니다. 쿨링센터 65곳을 열고 누구든 그 센터까지 손쉽게 갈 수 있도록 무료 버스도 제공했죠. 더불어 폭염 사망 위험이 높은 거주민 상태를 경찰과 공무원이 일일이 확인했습니다. 그 결과 사망자가 110명으로 줄어들었다는, 그런 스토리입니다.

폭염이 가끔씩 몰아닥치는 ‘이상 기후’가 아니라 앞으로 더욱 심해질 ‘뉴노멀’이라는 인식이 대세가 된 요즘, 폭염 대응책과 더불어 과연 지구가 지속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는 분위기입니다. 1997년 도쿄의정서(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국제협약)를 체결할 때와는 또 다른, ‘진짜 위협이 눈앞에 닥쳤음’을 실감한다는 느낌? 폭염에 따른 전 세계적 경제 손실이 향후 6년간 3조달러에 이를 것이란 추산까지 나왔다지만, 경제적 손실은 지구 멸망 시나리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닐 테죠. 2023년 지긋지긋했던 폭염이 끝나가는 와중이지만, 그럼에도 ‘폭염으로 뉴노멀 된 히트플레이션’을 짚고 넘어가는 배경입니다.

여태까지 지구는 총 다섯 차례 대멸종 사태를 겪었다. 공룡이 멸종한 경우를 제외하면 대멸종은 모두 온실가스에 의한 기후변화와 관련이 있다. 가장 악명 높은 케이스는 2억5000만년 전에 발생한 대멸종이다. 이는 이산화탄소가 지구 온도를 5도 높이면서 시작됐고 그로 인해 다른 온실가스인 메탄이 방출되면서 가속화됐으며, 결국 일부 종을 제외한 모든 생명체가 죽음에 이르고 나서야 종결됐다. … 2100년까지 기온이 섭씨 4도 이상 증가한다는 현실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기온이 4도 이상 오르면 아프리카, 호주, 미국 등이 직접적인 열기와 사막화, 홍수로 인해 사람이 거주할 수 없는 곳으로 바뀐다. 5도 오르면 곡식은 50% 감소하고 거의 전 지구가 거주 불능 지역이 된다. <2050 거주불능 지구 中>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22호 (2023.08.16~2023.08.2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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