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中경제 시한폭탄"…지방부채 1경7000조, 부동산도 위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 경제를 ‘시한폭탄’에 비유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 유타주에서 열린 정치 모금 행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이 똑딱거리는 시한폭탄(ticking time-bomb)이라는 데 많은 사람이 동의하고 있다”며 “중국은 곤경에 빠져 있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중국은 연간 8%의 성장률을 유지해 왔지만 이제는 연간 2%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중국 경제 성장률은 4.5%, 2분기에 6.3%였으며,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2.2%, 지난 4~6월엔 0.8%포인트 증가한 3%를 기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악당들’(bad folks)은 문제가 생기면 나쁜 짓을 한다”며 지난 6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독재자”라고 지칭한 데 이어 다시 중국 정부를 비판했다.
그러자 중국 신화통신이 논평을 통해 “바이든 정부는 중국을 욕하는 것을 미국 경제를 살리는 정책적 대안으로 여기는 것인가”라며 반발했다. 주미중국대사관은 “미국이 베이징을 희생양 삼아 분열과 대결을 부채질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시한폭탄’ 발언을 놓고 중국 측이 발끈했지만 중국 바깥은 물론 내부에서도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中 당국, 지방정부 미확인 부채 확인”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12일 중국 지방정부 부채 규모가 94조 위안(1경 71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은 정부 예산에 포함되지 않은 부채를 확인하고 재정 악화를 막기 위해 재정 상태가 가장 나쁜 10개 성(省)에 긴급 조사팀을 파견했다. 이들은 중국 인민은행과 재정부, 증권감독관리기관으로 구성됐으며 리창(李强) 총리에게 직접 보고해야 한다.
영국 경제 매체인 아시아파이낸셜(AF)에 따르면 중국의 지방정부 부채는 2019년 국내총생산의 75조 위안(62.2%)에서 지난해 92조 위안(76%)으로 3년 만에 13.8%포인트 증가했다. 올해도 부채가 지속적으로 늘면서 역대 최대치를 갱신했다. 인프라에 대한 과잉 투자와 토지 판매 수익 급감, 코로나 19 비용 급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전체 지방 부채 중 66조 위안(1경 2000조원)이 인프라 프로젝트 자금을 조달하는 지방정부융자기구(LGFV)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그간 지방정부가 벌여 놨던 SOC 투자가 악성 부채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지난 7월 시 주석이 주재한 당 중앙정치국회의에서 정부가 지방 부채 대책 마련에 나설 것이란 발표도 나왔다. 문제는 지방 정부의 재정 복원력이다. 골드만삭스는 “중국 경제 성장 둔화로 지방 정부의 수입이 줄어들고 있어 자체 재정을 통한 부채 상환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당국은 지방 정부에 대한 감독 강화와 함께 도덕적 해이를 피하기 위해 지방 정부가 자산 매각을 통해 해결하란 방침이지만 지방에선 자산 매각이 쉽지 않아 중앙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에 이은 부동산 ‘큰손’들의 유동성 위기도 중국 경제의 고민거리다. 이들이 부도가 날 경우 아파트 토지 확보와 건설 공사에 자금을 댄 은행, 아파트 선분양 비용으로 목돈을 넣었던 일반 시민들 모두 일시에 거금을 잃게 된다.
중국 매일경제신문은 지난 11일 중국 최대 부동산 기업 ‘헝다’(恆大·에버그란데)의 재무보고서가 공개됐다며 2022년 순손실만 527억 위안(9조6000억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총자산 규모는 1조4685억 위안에 부채가 1조 8338억 위안에 이르렀다. 헝다그룹은 지난 2021년 9월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진 뒤 현재까지 자산 매각을 통한 추가 자금 유입, 차입금 연장 등의 임시 조치를 이어가고 있으나 적자 폭은 계속 커지고 있다.
대형 개발업체인 완다(萬達)그룹의 채무불이행 가능성도 제기됐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핵심 계열사인 다롄완다상업공사는 지난달 23일 만기 채권 4억 달러(5048억원) 가운데 최소 2억 달러가 부족해 자금을 모으고 있다고 채권단에 밝혔다.
민간 부동산 개발업체인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 역시 지난 6일 만기가 도래한 채권 10억 달러(1조 3160억원)에 대한 이자 2250만 달러를 상환하지 못해 30일간의 유예를 받았다. 중국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한 아파트 판매 감소로 비구이위안의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간 대비 30% 이상 급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국 당국의 획기적인 대책이 없다면 비구이위안이 부도 사태를 맞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중국 부동산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베이징=박성훈 특파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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