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속운영·콘트롤타워 부재·대외신인도 하락…잼버리가 남긴 상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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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는 선진국 문턱을 넘었다고 자부하던 대한민국에 적지 않은 상처를 남겼다.
기초적인 위생문제조차 대비하지 못한 졸속 운영에 대해선 강도 높은 진상규명을 통한 재발 방지 대책이 필요하다.
2017년 8월 잼버리의 새만금 개최 확정 이후 정부는 1030억원을 쏟아부었지만 야영장에는 한여름 햇볕을 피할 변변한 그늘막조차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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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는 선진국 문턱을 넘었다고 자부하던 대한민국에 적지 않은 상처를 남겼다. 기초적인 위생문제조차 대비하지 못한 졸속 운영에 대해선 강도 높은 진상규명을 통한 재발 방지 대책이 필요하다. 공동위원장이 5명이 되는데도 한 명도 제대로 행사를 챙기지 않으면서 범부처 콘트롤타워 부재 문제도 여실히 노출했다. 대외 이미지와 신인도가 하락하며 당장 부산 엑스포 유치전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2017년 8월 잼버리의 새만금 개최 확정 이후 정부는 1030억원을 쏟아부었지만 야영장에는 한여름 햇볕을 피할 변변한 그늘막조차 없었다. 야영장 일대에는 곳곳에 물웅덩이가 패여 안전과 위생 문제를 동시에 일으켰다. 4만3000여명이 쓰는 샤워장은 목표였던 417동에 크게 못 미치는 281동만 설치됐다. 354개에 불과한 화장실은 위생 상태마저 최악이어서 한덕수 국무총리가 직접 청소를 하는 촌극까지 빚어졌다.
정부와 지자체는 네 탓 공방만 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원래 관광용지였는데 전북도가 농지관리기금을 받기 위해 농지로 간척을 해서 땅이 논바닥이었다”며 “땅에 염분이 덜 빠져서 나무가 자라지 못했다. 최소한 물이라도 빠질 수 있게 모래로 간척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반면 전북도 관계자는 “잼버리 준비와 진행, 예산집행은 대부분 도의 권한 밖이었다”며 “정치적으로 매도하지 말고 책임소재를 분명히 밝혀달라”고 반박했다.
잼버리 공동위원장은 김윤덕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강태선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로 5명이다. 그러나 정작 행사를 책임지고 이끈 콘트롤타워는 없었다. 주무 부처인 여가부 김 장관은 고비마다 말 실수를 연발하며 역량 부족을 여실히 드러냈다. 이 장관은 탄핵 소추 기각 뒤 뒤늦게 합류해 존재감이 없었다. 잼버리 추진단이 순환보직으로 운영되면서 체계적으로 준비할 수 있는 역량도 없었다. 2016년~2019년 잼버리 준비를 위해 해외 출장을 다녀온 여가부 공무원 14명 가운데 현재 잼버리 지원단에 속한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을 정도다.
대외 이미지 하락도 불가피하다. 김 장관은 지난 8일 부산 엑스포 유치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우려에 대해 “오히려 한국의 위기 대응 역량을 전 세계에 보여주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위기를 자초해놓고, 스스로 잘 극복했다고 평가한 셈이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새만금에 충분히 안전한 지역이 있음에도 전북도는 인프라 예산을 받기 위해 부적절한 위치에 행사장을 정했다. 중앙부처는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여가부는 여성 정책만 가지곤 독립 부처 위상이 안되니 가족·청소년 업무를 받은 탓에 주무 부처가 됐지만 역량이 안됐다. 그야말로 총체적 부실”이라고 비판했다.
강준구 김이현 기자, 전주=김용권 기자 eye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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