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말 가능한 분~"…큰손 유커 돌아온다, 호텔·면세점 분주

최선을, 황수빈 2023. 8. 13.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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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의 한국 단체관광이 6년여 만에 재개되면서 호텔·면세업계가 손님맞이에 분주하다. ‘유커(중국인 관광객)’ 귀환에 대비해 중국어 대화가 가능한 직원을 보강하고, 중국 최대 연휴인 중추절·국경절 연휴(9월 29일~10월 6일)를 겨냥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항공업계는 단체여행 수요 회복 추이 등을 지켜본 뒤 증편을 검토할 계획이다.

13일 서울 중구 롯데면세점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중국이 지난 2017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 이후 6년 여 만에 한국 단체관광을 전면 허용하면서 여행·호텔업계, 항공업계 등의 ‘중국 특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뉴스1


13일 업계에 따르면 면세 업체들은 이르면 올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외국인 매출 상승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때 관광버스로 시내면세점을 돌며 면세품을 쓸어 담았던 ‘큰손’ 유커가 돌아온다는 소식에 모처럼 들썩이는 모습이다.

13일 서울 중구 명동의 한 가로 가판대에 중국 오성홍기 등 각국 국기가 부착돼 있다. 연합뉴스


롯데면세점은 중국인 단체관광객 유치를 위해 중국 현지 사무소에서 여행사들과 관광 상품을 협의하고 있다. 현지에서 ‘로드쇼’ 등 마케팅을 강화하고, 면세점 쇼핑 코스가 포함된 관광 패키지 등을 개발할 계획이다. 서울 명동 본점은 단체 버스 주차장에서 면세점 매장으로 바로 올라가는 전용 엘리베이터를 운행하고 있다.

신라면세점 서울점·제주점은 통역 전담 인력과 홍보물을 점검하고 택시 이용 시 교통비 지원, 중국인 전용 프로모션 등 다양한 행사를 준비 중이다. 신세계면세점은 올 초부터 화장품과 패션 브랜드 라인업을 개편하고 중국 페이먼트사와 제휴 프로모션을 준비해왔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중국인 고객의 쇼핑 편의를 위해 단체관광객 전용 데스크와 외국인 VIP 전용 데스크를 설치할 예정이다. 또 아쿠아리움 등 주요 관광시설과 연계한 관광 상품 개발도 검토하고 있다.

면세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단체관광 허용은 한·중 간 관광이 정상화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며 “중국 현지 여행사가 상품을 개발하고 여행객을 모집해 한국에 들어오기까지 2~3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그사이 철저하게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3일 서울 중구 명동 거리의 한 화장품 매장에 중국어 가능한 직원을 모집하는 구인 공고가 부착돼 있다. 연합뉴스


호텔 업계도 발 빠르게 나섰다. 롯데호텔 서울은 판매촉진 조직에 중국어 가능 직원을 배치했다. 호텔 업계 관계자는 “단체관광이 여행사를 중심으로 진행되다 보니 호텔에서도 여행사의 요청사항을 적절하게 조치할 수 있게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롯데관광개발은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의 카지노 직원 400명을 추가 채용할 계획이다. 또 리조트 내 그랜드 하얏트 제주의 14개 식음 업장의 주문 방식을 중국어 주문이 가능한 ‘테이블 오더링’ 시스템으로 전면 교체했다.

과거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많이 구매했던 상품들도 수혜를 볼 전망이다. KGC인삼공사는 중국인 단체관광객 여행 재개에 맞춰 면세점 전용 신제품을 출시하고, 연내 중국인을 위한 신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중국은 전 세계에서 인삼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국가”라며 “현지 마케팅을 더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6년 5개월 만에 한국행 단체여행을 전면 허용하면서 관광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중 국제여객선 여객운송이 재개된 12일 오전 인천시 연수구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에 입국한 중국인 관광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항공 업계는 당장 하늘길을 확대하기보다는 상황을 지켜보는 분위기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 항공사보다는 중·단거리 노선에 집중하는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적극적으로 중국 노선 증편을 준비하고 있다.

LCC 가운데 가장 많은 중국 노선을 운항하는 제주항공은 선제적으로 중국 노선 수요 증가에 대비하고 있다. 지난 2일에는 제주~베이징 노선에 신규 취항했다. 진에어는 하반기 제주~시안 노선을 재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에어서울 역시 홍콩과 산둥반도 등 중국 노선 취항을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최선을 기자 choi.sun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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