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동결자금 풀리자…"LNG선박 발주도 늘 것" 산업계 기대
국내 은행에 묶여 있던 이란 자금 해제가 양국 교류 정상화로 이어질지 기업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당장 올해 눈에 띄는 변화가 있진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수혜를 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3일 산업계에 따르면 국내에 묶인 이란 자금의 해제를 바라보는 기업들의 시선은 엇갈린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과 이란은 각각 수감자 5명을 맞교환하기로 하면서 한국을 포함한 이라크와 유럽 등지에 묶여있던 이란 자금의 동결을 해제하기로 합의했다.
자동차와 철강·조선업계는 기대감을 표하는 분위기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천연가스 매장량이 많은 이란과 경제 교류가 재개되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발주가 늘어날 수 있어 국내 기업들이 수혜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제 동결이 풀린 만큼 아직 대이란 사업에 대한 구체적 계획을 세우는 단계는 아니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동 사업의 하나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2018년 하반기 이란 수출을 중단했으며 사업 철수 직전 현지 판매량은 4만5000대 정도였다.
거래 재개 전 준비 작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업계 차원에서 거래 재개는 환영할만하다”며 “하지만 사전에 이란 철강 시장의 바뀐 사업 환경을 면밀히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유업 분야는 원유 수입 다변화를 기대할 만하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동향분석실장은 “수입선이 늘면 가격 협상력이 높아진다”며 “또 과거 이란산 원유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낮은 가격이라는 이점을 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가 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에 대한 한국 등의 예외 조치를 연장하지 않으면서 국내 정유사는 2019년 5월부터 이란에서 원유를 수입하지 않고 있다. 수입 금지 전인 2017·2018년 국내 원유 도입 물량 중 이란산 비중은 각각 13.2%, 5.2%였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대금 직접 결제 등이 가능해지면 이란 원유 재도입 방향을 세울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가전제품 수출이 늘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하지만 전자업계는 “현 단계에서 영향을 분석하기 어렵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장 실장은 “신뢰 관계 구축, 거래처 물색 등이 필요해 산업 전반적으로 다시 거래를 재개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내년 정도에는 자동차와 가전 같은 소비재와 철강·기계·합성수지 등 산업용 중간재에 대한 수출과 해운 서비스 수출이 활성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은경·임주리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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