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곳곳에 있는 신비한 구멍, 영천댐에도 있다
[한정환 기자]
더워도 너무 덥다. 연일 36도를 오르내리는 날씨의 연속, 거기에 습도까지 더해 조금만 걸어도 땀이 줄줄 흐른다. 이럴 때 찾으면 좋은 곳이 있다. 바로 영천댐이다. 영천시 임고면 삼매리에 위치한 영천댐은 임고면에서 자양면으로 이어지는 제법 큰 규모의 댐이다. 일명 자양댐이라고도 부른다.
▲ 경북 영천시 임고면 삼매리에 위치한 영천댐 전경 |
ⓒ 한정환 |
영천댐은 천년고도 경주에서 1시간 남짓한 거리에 위치해 있다. 가장 빠르게 접근하는 방법은 경부고속도로 경주IC에서 상주영천고속도로 동영천IC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동영천IC 교차로에서 임고방면으로 좌회전하면 15분여 거리에 위치해 있다.
국도를 이용하려면 경주 금장교차로에서 포항 안강 방면으로 진입 후 영천 임고교차로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기자는 시간은 조금 더 소요되지만, 주변 경관이 아름다운 국도를 이용했다.
영천댐으로 가는 길에는 임고강변공원과 영천댐하류공원이 바로 밑에 위치해 있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여행 시는 물놀이를 겸해 두 공원을 이용하면 좋다. 야외 수영장과 어린이 물놀이터 그리고 무료 노지 캠핑장이 있어 가족들과 함께 즐기기 좋은 곳이다.
영천댐 백리길 출발점에 영천댐하류공원이 위치해 있다. 면적이 자그마치 74764㎡(2만 2655평)로 꽤 넓다. 유아 포함 가족들과 함께 즐기기 좋은 물 놀이터가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150여 명 수용 가능하다.
▲ 영천댐하류공원에 있는 기둥형 주상절리 모습의 인공폭포 모습 |
ⓒ 한정환 |
물 놀이터 바로 옆에는 영천시에서 무료로 운영하는 노지 캠핑장이 있다. 캠핑과 물놀이를 겸한 가족여행지로 안성맞춤인 곳이다. 물놀이터는 오는 27일까지 운영하며, 매주 월요일과 우천 시엔 휴장한다.
▲ 한여름 더위를 식히기에 좋은 영천댐하류공원 인공폭포 모습 |
ⓒ 사진제공 : 영천시 |
인공폭포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물줄기는 쳐다만 보아도 시원한 청량감을 준다. 해가 진 후 인공폭포 앞 광장에는 어린아이들이 킥보드를 타며 즐길 수 있고, 어른들은 호수 주변 맑은 공기를 마시며 산책할 수 있어 좋다.
인공폭포는 에너지 절약 실천을 위해 관광객이 많이 찾는 주말에만 운영한다. 매년 5월부터 10월까지 운영하며 주말 오전 10시부터 20분 간격으로 오후 5시까지 운영한다. 영천댐 백리길 드라이브에 앞서 한 번쯤 들러보면 좋은 곳이다.
블랙홀 같은 큰 구멍이 있는 영천댐
영천댐은 1974년 10월에 착공해 1980년 12월에 준공한 댐이다. 높이 42m, 제방 길이 300m이며 총저수용량은 9,640만톤이다. 포항과 영천댐 하류지역의 공업용수 및 생활·관개용수를 공급하는 용수댐이다. 영천댐 백리길에는 잠시 차를 주차해 댐 전경을 구경할 수 있는 곳이 3군데 있다. 영천댐 제방 입구와 망향공원전시관 그리고 삼귀교가 있는 충효삼거리이다.
▲ 공중에서 바라다 본 영천댐 모닝글로리 모습(붉은 점선), 영천댐 글자 바로 왼쪽에 위치해있다. |
ⓒ K-water 포항권지사 |
▲ 최근접에서 촬영한 영천댐 모닝글로리 모습 |
ⓒ K-water 포항권지사 |
영천댐이라고 새긴 글자가 멀리서도 선명하게 보인다. 바로 왼쪽에 둥근 나팔꽃 모양의 구조물이 보이는데 이게 바로 '나팔꽃'을 뜻하는 모닝글로리(Morning Glory)라고 한다. 모닝글로리는 홍수방지를 위해 설계된 것으로, 뻥 뚫린 구멍에 물이 빨려들어가는 형상이라 '나팔 구멍(글로리 홀 Glory Hole)'으로도 불린다. 세계 곳곳에서 목격된다는 모닝글로리가 영천댐에도 있다.
영천댐은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일반인이 모닝글로리에 쉽게 접근하기 어렵다. 그래서인지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비가 많이 와 댐이 만수위에 다다르면 모닝글로리가 그 진가를 드러낸다.
1초에 1700톤까지 빨아들이는 모닝글로리는 금호강 하류로 물을 빼내 홍수를 방지하고, 농업용수와 식수를 조절하는 기능을 한다. 가까이서 자세히 보아야 그 아름다움의 극치를 만끽할 수 있다는 모닝글로리. 영천댐의 또 하나의 볼거리로 비가 많이 온 후 영천댐을 찾으면 누구나 볼 수 있다.
▲ 실향민들의 향수를 달래 줄 영천댐 망향공원전시관 모습 |
ⓒ 한정환 |
▲ 영천댐 망향공원전시관에 전시된 초등학교 시절 추억의 풍금 모습 |
ⓒ 한정환 |
▲ 영천댐 망향공원전시관에 전시된 수몰 당시 사용하던 지게 및 농기구들 모습 |
ⓒ 한정환 |
2층 제2전시관에는 옛날 우리 조상들이 사용했던 농기구, 지게 그리고 미싱 등 생활용품들이 전시되어 있어 옛 추억을 되살려 준다. 아이들과 함께하면 학습용으로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제2전시관 뒤편에는 전망대도 있어 영천댐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어 좋다.
전시관을 나와 망향공원 이곳저곳을 다니며 산책을 즐겨도 좋다. 망향공원 전시관은 매주 월, 화요일 그리고 법정공휴일은 휴관하며, 개방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다. 냉방장치가 잘 갖춰져 있어 건물 전체가 시원하다. 한여름 더위를 잠시 피해 망향공원전시관에서 수몰 당시 추억의 옛 모습을 구경하면 좋은 곳이다.
솔향 가득한 영천댐 충효삼거리
▲ 은은한 솔향이 코끝을 유혹했던 영천댐 충효삼거리 삼귀교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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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천댐 백리길 일주도로 드라이브 코스 모습 |
ⓒ 한정환 |
영천 9경 중 7경에 해당되는 영천댐 백리길은 일주도로 어디에서 보아도 아름답고, 넓은 호수와 산이 어울린 모양이 절경을 이룬다. 봄에는 영천호를 따라 이어지는 지방도가 벚꽃으로 가득해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여름에는 주변에 우거진 푸르른 숲이 시원한 그늘막을 형성해준다. 가을에는 울긋불긋한 단풍이 겨울에는 일주도로 주변에 내린 하얀 눈꽃이 장관을 이루는 곳이다.
아직까지 여름휴가를 다녀오지 않은 분들에게 늦깎이 여름 여행지로 솔향 가득한 영천댐 백리길 드라이브를 적극 추천하고 싶다.
* 찾아가는 길
- 주소 : 경상북도 영천시 임고면 신방리 19(영천댐하류공원, 영천댐 입구)
- 입장료 및 주차료 :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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