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1 데뷔 '이강인', PSG 키플레이어 가능성 봤다

심재철 2023. 8. 13.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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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24 프랑스 리그1] 파리 생 제르맹 0-0 FC 로리앙

[심재철 기자]

네이마르는 물론 음바페도 빠진 파리 생 제르맹이 새 시즌 출발을 알리는 첫 게임에서 골을 뽑아내지 못하고 비겼다. 리그1 디펜딩 챔피언을 바라보는 팬들의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한 셈이다. 프리메라 리가 RCD 마요르카에서 성공 가능성을 입증한 이강인이 당당히 선발로 나서 81분 동안 홈 그라운드를 휘젓고 다닌 것이 한국 축구팬들에게는 유일한 위안이었던 게임이었다. 이강인 특유의 탈압박 드리블 실력과 날카로운 왼발 킥 실력이 거기서도 통한다는 것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이끌고 있는 파리 생 제르맹이 한국 시각으로 13일 오전 4시 파리에 있는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벌어진 2023-24 프랑스 리그1 FC 로리앙과의 홈 게임을 0-0으로 비겼다.

이강인의 오른발에 걸린 득점 기회 

축구의 신이라 불리는 리오넬 메시가 새 시즌을 앞두고 일찌감치 미국 인터 마이애미 CF로 이적했고, 네이마르와 킬리안 음바페의 이적 소식이 계속 들려오고 있기에 파리 생 제르맹의 새 시즌 기대감은 반감된 듯하다. 그래도 홈 개막전에 맞춰 4만7579명의 팬들이 파르크 데 프랭스 관중석에 모여들었지만 끝내 골 선물을 내주지 못했다. 네이마르와 음바페의 이름은 아예 명단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그나마 음바페가 환하게 웃는 모습은 최근 새로 데려온 우스만 뎀벨레 옆 관중석에서 보였다.

파리 생 제르맹의 간판으로 불렸던 세 선수가 나란히 빠진 그 자리에 새로 온 선수들이 나왔다. 레알 마드리드 CF에서 그 실력이 검증된 마르코 아센시오가 왼쪽 공격수로, 포르투갈 국가대표 새 골잡이로 떠오르고 있는 곤살루 하무스가 스트라이커로, 한국 축구의 차세대 에이스로 자리잡고 있는 이강인이 오른쪽 공격수로 나온 것이다.

게임 시작 후 1분도 안 되어 이강인의 오른쪽 코너킥이 올라와 그의 묵직한 왼발 감아차기 실력이 빛났고, 8분에는 새 멤버들의 조화가 시즌 첫 골을 만들어내는 것처럼 보였다. 이강인 - 마르코 아센시오 - 곤살루 하무스로 이어진 패스 줄기가 좋았고 곤살로 하무스의 왼발 유효슛이 빛났다. 하지만 로리앙 골키퍼 이본 음보고의 슈퍼 세이브가 파리 생 제르맹의 시즌 첫 골을 막아낸 것이다.

이강인은 16분에도 상대 페널티 에어리어 밖 왼발 중거리슛을 날렸지만 로리앙 미드필더 로랑 아베르겔이 몸을 날려 막아냈고, 36분에는 오른쪽 끝줄 바로 앞에서 왼발로 낮은 크로스를 보내 로리앙 골문 앞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그에게도 데뷔전 데뷔골 기회가 찾아왔다. 47분에 상대 골문 앞 세컨드 볼을 노리며 달려들어 과감한 오른발 발리슛을 날렸는데 옆에서 따라붙은 로리앙 수비수 뱅상 르 고프의 왼발 끝에 맞고 방향이 바뀌어 골문 왼쪽으로 날아가 버렸다. 이강인의 왼발에 걸리지 않은 것이 너무나 아쉬운 순간이었다.

81분 위고 에케티케가 들어오면서 벤치로 물러나기까지 이강인 특유의 공간 휘젓기 드리블 실력은 여러 차례 감탄사를 이끌어냈지만 끝내 팀은 로리앙 골문을 열지 못하고 종료 휘슬 소리를 들어야 했다.

볼 점유율(파리 생 제르맹 78%, 로리앙 22%)은 물론 슛(파리 생 제르맹 20개, 로리앙 4개), 유효슛(파리 생 제르맹 4개, 로리앙 0개), 패스 성공률(파리 생 제르맹 93.8%, 로리앙 76.2%), 패스(파리 생 제르맹 1001개, 로리앙 286개), 크로스 적중률(파리 생 제르맹 26.5%, 로리앙 0%), 코너킥(파리 생 제르맹 9개, 로리앙 2개), 크로스(파리 생 제르맹 34개, 로리앙 2개) 기록들에 이르기까지 모든 지표를 압도했지만 정작 실속은 챙기지 못한 것이다.

주어진 과제

이강인의 공식 데뷔 게임 81분만으로 최종 판단을 내릴 수는 없지만 새 멤버들과의 조화 가능성은 충분히 찾아낼 수 있었다. 상대 선수의 거친 압박에서 벗어나 다른 공간을 창출하는 드리블 실력이 가장 눈에 띄었고 왼발 패스와 킥 능력은 파리 생 제르맹의 새로운 키 플레이어 수식어를 붙이기에 모자라지 않았다. 

이강인을 둘러싼 과제는 오히려 그라운드 밖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몸과 마음 모두 떠났다고 볼 수 있는 네이마르와 음바페를 대신하여 이 첫 게임을 함께 뛴 두 선수에다가 가장 최근에 FC 바르셀로나에서 데려온 프랑스 국가대표 우스만 뎀벨레까지 어울려 어떤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이강인이 이들에게 밀릴 것이라고 걱정할 필요가 없는 점이 이강인의 플레이 스타일이나 다양한 활용 가치가 '아센시오, 하무스, 뎀벨레'와 많이 다르다는 점이다. 

상대 수비수들을 좌우로 흔들어 따돌리는 뎀벨레의 드리블, 아센시오의 출중한 왼발, 좌우를 가리지 않고 공간을 파고 드는 하무스의 저돌성이 이강인의 실력들과 겹치는 부분이 없지는 않지만 축구가 그렇게 단순 비교 스포츠가 아니라는 것을 이강인이 충분히 프랑스 무대에서 보여줄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파리 생 제르맹은 오는 20일 오전 4시 툴루즈를 만나기 위해 스타디움 뮈니시팔로 찾아간다.

2023-24 프랑스 리그 1 결과(13일 오전 4시, 파르크 데 프랭스-파리)

파리 생 제르맹 0-0 FC 로리앙

◇ 파리 생 제르맹 선수들(4-3-3 포메이션)
FW : 마르코 아센시오(69분↔카를로스 솔레르), 곤살루 하무스, 이강인(81분↔위고 에키티케)
MF : 비티냐(68분↔파비앙 루이스), 마누엘 우가르테, 워렌 자이르-에메리
DF : 뤼카 에르난데스(81분↔마르퀴뇨스), 밀란 스크리니아르, 다닐루 페레이라, 아치라프 하키미
GK : 지안뤼지 돈나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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