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레퍼토리 풍년…대극장 뮤지컬 ‘초연’ 러시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공연 수요가 폭발하면서 뮤지컬 시장 규모가 4000억원을 넘어섰다. 올해 역시 역대 최고 기록을 달성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도 공연계는 내수 시장의 한계, 부족한 공연장의 숫자 등을 이유로 해외 시장의 활로를 찾고 있다. 이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잘 만든, 새로운 레퍼토리를 개발, 발굴하는 것이다.
다행스러운 건, 코로나 시기 더뎠던 초연 무대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올려지고 있다는 점이다. 당장 지난 1월에는 작곡가 루트비히 판 베토벤의 삶과 음악을 그린 뮤지컬 ‘베토벤’이 초연됐다. 이 작품은 그간 ‘마타하리’ ‘웃는 남자’ ‘엑스칼리버’ ‘프리다’ 등을 제작한 EMK뮤지컬컴퍼니의 다섯 번째 창작 뮤지컬로, 제작단계부터 해외 진출을 목표로한 만큼 최근 세미레플리카 프로덕션 형태로 일본에 라이선스 계약을 완료했다.
‘베토벤’ 외에도 성경 속의 이야기를 새롭게 무대에서 풀어낸 뮤지컬 ‘루쓰’도 지난 3월 초연했다. 이 작품은 원더걸스 멤버였던 선예의 뮤지컬 데뷔작으로도 주목을 받았다. 또 지난 5월에는 이승훈(위너) 유태양(SF9) 니엘(틴탑) 진진(아스트로) 그리(김동현) 장동우(인피니트) 등 유명 아이돌과 가수들이 대거 출연해 화제를 모은 쇼뮤지컬 ‘드림하이’도 무대에 올려졌다. 이 작품은 김수현과 수지가 출연해 큰 화제를 모았던 드라마 ‘드림하이’(2011)의 10년 후 이야기를 그렸다.
창작 뮤지컬의 초연은 하반기에도 이어진다. 1930년대 경성을 배경으로 한국 최초의 오페라를 꿈꾸는 이선과 독립운동가 진연, 진연을 짝사랑하는 수한 등 세 사람을 통해 비극적인 시대 속 꿈을 향해 달려가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그린 ‘일 테노레’가 12월 초연된다. ‘베토벤’에 이어 EMK뮤지컬컴퍼니는 여섯 번째 창작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를 선보인다. 작품은 1972년 일본에서 첫 연재를 시작해 역대 최고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오는 12월 초연을 앞두고 있다.
창작 뮤지컬의 초연이 쏟아지는 현상에 대해 한 공연 관계자는 “코로나 팬데믹 당시 불안정한 시장 상황에서 제작사들은 새로운 작품보다 익숙한, 즉 앞서 흥행했던 유명 라이선스 뮤지컬을 중심으로 공연계를 지탱해왔다”면서 “지난해 공연계가 팬데믹을 거치고 완연한 상승세를 기록한 만큼 올해는 본격적으로 도전적인 창작 작품들, 또 라이선스 초연 작품들을 들여오면서 다양한 레퍼토리를 쌓아가는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대극장 기준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1년에는 창작, 라이선스 통틀어 초연된 공연은 ‘그레이트 코멧’ ‘비틀쥬스’ ‘하데스타운’ 등 손에 꼽을 정도였다. 지난해에도 뮤지컬 시장이 사상 최초로 4000억원의 매출을 냈지만 초연 작품은 ‘미세스 다웃파이어’ ‘사랑의 불시착’ ‘물랑루즈’ 등이 전부였다. 사실상 뮤지컬 시장의 규모를 키운 건 대부분 기존 작품들의 흥행에 따른 수익이었다.
올해 뮤지컬계에는 라이선스 초연도 잇따른다. 앞서 영국 국왕 헨리 8세의 여섯 아내를 모델로 한 ‘식스 더 뮤지컬’은 지난 3월 무대에 올려지며 큰 화제를 모았고, 2010년 미국 토니어워즈 작품상 수상작인 브로드웨이 뮤지컬 ‘멤피스’는 지난 7월 국내 라이선스 초연을 시작했다. 작품은 1950년대 미국 흑인음악의 성지 멤피스를 배경으로 흑인음악을 사랑하는 한 백인 DJ의 이야기를 담는다.
공연 관계자는 “창작 초연은 물론, 라이선스 초연 등의 작품은 새로운 레퍼토리에 대한 뮤지컬 관객들의 갈증을 해소시키면서 공연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면서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코로나19와 같은 특별한 이슈가 없다면 이 흐름은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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