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 진료 어린이·청소년, 4년새 82% 급증

22년 만 6~18세 8만명 이상 진료 받아
대응 매뉴얼·지원책 없어 교사 지도 어려워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로 병원을 찾은 어린이와 청소년이 최근 4년 새 80%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18~2022년 ADHD 진료인원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8년 ADHD 진료를 받은 만 6~18세 어린이와 청소년은 4만4741명으로, 남자가 3만6469명, 여자가 8272명이다. 반면 2022년 6~18세 ADHD 진료인원은 8만1512명으로 2018년과 비교해 82.19%(3만6771명)나 증가했다. 성별로 보면 남자 6만3182명, 여자 1만8330명이다.

이들 외에도 ADHD 증상을 보임에도 불구하고 학부모가 '주의가 산만하다'고 임의로 판단해 병원 치료 등을 받지 않는 경우도 많다는 일선 교사들의 지적을 고려할 때 실제 ADHD 아동·청소년 수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이미지출처=게티이미지뱅크, 연합뉴스]

의료계에서는 ADHD 진료인원이 폭증한 것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지 않다. 김인향 한양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연합뉴스에 "진단 기준이 바뀌지 않았는데도 세계적으로 ADHD 진단을 받은 아동·청소년이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는 유병률 자체가 늘었다기보다는 질환에 대한 인식이 강화됐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김 교수는 "최근에는 선생님들도 ADHD가 병이고 치료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생긴 것 같고, 방송의 영향도 있어 부정적인 편견이 해소되고 있다"면서 "실제로 (ADHD는) 치료받으면 증상이 많이 호전되는 등 치료의 이득이 크고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학교에서는 ADHD 학생 지도가 쉽지 않은 현실이다. 교사들은 교육당국이 ADHD 문제행동 대응 매뉴얼이나 지원대책 등을 갖고 있지 않아 수업과 생활지도에서 발생하는 어려움을 개인의 역량으로 견뎌내고 있다고 고충을 호소한다. 또 교사가 학부모에게 ADHD 학생의 상담·치료를 요구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위기학생 지원기관인 위(Wee)센터 등에서 ADHD 상담을 받을 수 있긴 하지만, 학부모가 자녀의 문제 행동을 인식하고 상담·치료에 적극적으로 나설 경우에 한해 가능하다.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교권본부장은 "대부분의 교사가 학부모에게 힘들게 에둘러서 (아이의 문제를) 말하면, 돌아오는 것은 '집에서는 멀쩡한데 왜 이상한 애로 만드냐?'는 반응이다"라며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조기에 문제를 발견하고 (학교와 가정이) 협력하려면 국가가 ADHD와 경계성 장애에 대해 통계관리부터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교에서는 ADHD뿐 아니라 돌봄이 필요한 학생을 파악하고 있지만 교육부가 (통계를) 갖고 있지는 않다"며 "정서·행동 검사를 시행해서 전문가 도움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보호자에게 병·의원 연계 지원을 해주는데 어쨌거나 병원에 가는 것은 학부모 동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지난달 25~26일 전국 유·초·중·고 교원 3만295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교권 침해 인식 설문조사를 보면 ADHD나 경계성 장애 학생 때문에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86.8%가 '그렇다(매우 많았다+많았다)'고 답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