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부네트워크 하한메·정성빈 PD가 이어가는 ‘웹드라마’ 가능성 [선 넘는 PD들(64)]
<편집자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이 확대되고, 콘텐츠들이 쏟아지면서 TV 플랫폼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습니다. 창작자들도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어 즐겁지만, 또 다른 길을 개척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주기 위해 고군분투 중인 PD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하한메, 정성빈 PD는 웹콘텐츠 전문 제작스튜디오에서 웹드라마를 비롯해 각종 웹 콘텐츠를 연출 중이다. 하 PD는 지난 2018년 유튜브 채널 비플레이를 통해 공개된 웹드라마 ‘네맛대로 하는 연애’를 비롯해 ‘달달한 그놈’ 등의 작업에 참여했으며, 공개를 앞둔 웹드라마 ‘내짝남X날짝남’ 책임 프로듀서를 맡았다.
2018년 공개된 웹드라마 ‘팀플남녀’를 비롯해 ‘어서오세요, 마녀상점’ 등을 연출한 정 PD는 현재 웹드라마 ‘마녀상점 리오픈’을 선보이고 있다. 평범한 고등학생 지호가 우연히 흑마법을 쓰는 해나의 모습을 목격한 뒤 저주에 걸리게 되고, 지호가 저주를 풀기 위해 해나를 도와 낡은 마녀상점을 리뉴얼하는 내용의 판타지 드라마다.
앞서 유튜브 채널 비플레이 콘텐츠 ‘어서오세요, 마녀상점’의 스핀오프로, 이번에는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왓챠를 통해 공개되고 있다. 2019년 ‘어서오세요, 마녀상점’을 공개할 때만 해도 유튜브에서는 웹드라마가 대세였지만, 최근에는 웹예능을 비롯해 ‘숏박스’, ‘너덜트’ 등 스케치 코미디 콘텐츠들이 더욱 사랑을 받으면서 공개 방향을 바꿨다.
“이 작품이 기획된 것이 2019년이다. 촬영은 2021년 말에 끝이 났었다. 처음엔 유튜브용 콘텐츠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유튜브 웹드라마 자체가 줄어들었다. 요즘엔 OTT들에서도 숏폼, 미드폼 드라마들을 많이 선보이고 있다. 지금은 OTT 시청자들을 만나는 게 더 좋겠다는 판단으로 왓챠에서 선을 보이게 됐다.”(정성빈 PD)
정 PD의 말처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10대 또는 청춘들의 풋풋한 사랑과 우정 이야기를 통해 공감을 유발하는 웹드라마들이 사랑을 받았었다. 전개 자체는 새로울 것이 없지만, 일상적인 이야기로 공감을 유발하며 ‘알고 봐도’ 즐거운 재미를 선사했었다. 다만 최근에는 일상적 소재를 조금 과장되게 표현하며 웃음을 유발하는 스케치 코미디 콘텐츠가 더욱 각광을 받기 시작했고, 20분 내외의 가벼운 드라마들은 OTT 등으로 옮겨가기 시작했다.
이에 정 PD와 하 PD 또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여러 시도들을 하며 가능성을 넓히는 것은 그들이 기존에 하던 흐름과도 무관하지 않았다. ‘어서오세요, 마녀상점’, ‘마녀상점 리오픈’만 보더라도 당시에는 흔하지 않았던 ‘판타지’ 장르의 작품인데, 이렇듯 색다른 도전들이 이어져야 웹드라마의 가능성이 넓어질 것이라고 믿었던 것이다.
“당시 저희가 기획을 했을 때 ‘호텔 델루나’, ‘도깨비’ 같은 판타지 드라마들이 이미 나와 있었다. 예산이 그보다 적은 웹드라마들의 경우, CG나 화려한 액션 같은 비주얼적인 건 아무래도 부족한 게 사실이다. 그런데 그래서 오히려 웹드라마 쪽에선 시도를 많이 안 했었다. 시즌1을 준비할 때 그래서 우리는 판타지를 도전해 보자는 느낌으로 시작했다. 대중들이 웹드라마를 통해 원하는 건 화려한 CG나 웅장한 스케일보다는 소재적으로 접근하는 게 맞겠다는 판단을 했다. 그래서 소재에 판타지적 요소를 넣었고, 비주얼이 아닌 내용적으로 신비로운 느낌을 낼 수 있도록 노력을 했다.”
공개를 앞둔 ‘내짝남X날짝남’은 해외 시장을 겨냥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예정이다. 내가 짝사랑하는 남자와 나를 짝사랑하는 남자. 그 사이에서 고민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누구나 공감하며 볼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 될 예정이다.
“그간의 멜로 드라마들에서 많이 본 삼각관계를 활용한 청춘 로맨스다. ‘마녀상점’ 시리즈는 판타지적 요소로 차별화를 시도했다면, 이번엔 우리가 초기에 했던 캠퍼스물, 청춘물에 가까울 것 같다. OTT도 그렇고, 해외 쪽의 반응이 좋다면 판매를 통해 그쪽을 겨냥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앞서 ‘달달한 그놈’은 해외 20개국 정도에 판매를 했다. 다른 시리즈들도 해외 판매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내부에 해외 세일즈 담당자도 있다. 동남아나 일본 반응이 좋다.”(하한메 PD)
웹드라마의 영향력이 유튜브에서 줄어든 것은 물론, 소재부터 인기 출연자까지. 유튜브 내에서도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면서 흥행을 예측하는 것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이에 하 PD와 정 PD도 여러 시도를 하며 시청자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만 트렌드를 그대로 따라가기보단, 어떤 방향이 더욱 롱런할 수 있는 방향인지를 고민 중이다.
“채널의 숫자가 많아졌다. 개그맨들과 같은 전문가 분들도 많이 진출을 하신다. 유튜브 특성상 썸네일이나 클릭하자마자 시선을 끌기 위해 자극적인 부분들이 많아지기도 한다. 어쩔 수 없는 흐름이 있는 것 같다. 저희도 그걸 알고는 있다. 따라갈 때도 물론 있고, 다르게 시도를 해 볼 때도 있다. 하지만 어쨌든 기존 레거시 미디어들이 아닌 유튜브 콘텐츠들이 사랑을 받은 이유가 있다. 기존 레거시 미디어들이 보여주지 못한 것을 보여줘야 하는데 유튜브가 이렇게 자극적으로만 흐르면 시청자들은 금새 피로해진다. 그렇지 않은 선에서 새로운 방향성을 찾는 게 중요한 과제인 것 같다.”(하한메 PD)
“어떻게 해야 다른 작품들과 차별화된 소재를 쓸 수 있을까에 대해 생각한다. 그럼에도 최대한 대중적으로 가야 한다고 여긴다. 독특하고, 자기만의 세상을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콘텐츠는 혼자 보려고 만드는 게 아니지 않나.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보는 게 좋은 것이 콘텐츠다. 대중적이지만 흔하면 또 안 된다. 그래서 항상 차별화된 소재를 찾으려고 한다. 다책도 그렇고, 웹툰이나 웹소설, 애니메이션 등 요즘에 나오는 콘텐츠들은 다 보려고 한다.”(정성빈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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