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장기 말소 '사건'이 아니라 '의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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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6년 8월 9일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에서 손기정 선수가 대회 신기록(2시간 29분 19초)을 세우며 우승했다.
일장기 말소 의거는 흔히 알려진 것처럼 8월 25일 한 번이 아니라 8월 13일과 25일 두 차례 일어났다.
그래서 박지극 시인은 지난 12일에 열린 '일장기 말소 의거 87주년 기념 토론회'에서 자작시 '뫼비우스의 띠'를 낭독하며 '1936년 8월 12일 밤'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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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만진 기자]
▲ 일장기말소의거 87주년 기념 토론회 포스터(왼쪽)와 주제 발표를 하고 있는 최영 시인 |
ⓒ 정만진 |
다음날 일제는 현진건, 이길용 등 관련자들을 체포, 악랄한 고문을 자행했다. 하지만 그 당시 일장기 훼손 행위를 처벌할 법적 근거가 없었다. 또 사건이 크게 알려질 경우 오히려 우리 민족의 의기를 고무시킬 염려가 컸다. 결국 일제는 "다시는 언론계에 종사하지 않으며, 다른 사건을 일으키면 가중 처벌한다"는 서약을 받고 민족언론인들을 석방했다.
일제는 동아일보에 무기정간 처분을 내렸다. 이때 조선중앙일보도 같은 무기정간 처분을 받았는데, 이듬해 결국 복간하지 못한 채 폐간을 맞고 말았다. 조선중앙일보가 그렇게 된 것은 8월 25일보다 먼저인 8월 13일 손기정 선수와 남승룡 선수 사진을 보도하면서 일장기를 말소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두 차례 일어났던 일장기 말소 의거
일장기 말소 의거는 흔히 알려진 것처럼 8월 25일 한 번이 아니라 8월 13일과 25일 두 차례 일어났다. 조선중앙일보는 8월 13일, 동아일보는 8월 13일과 25일 의거를 일으켰다. 즉 민족언론인들이 일장기를 처음 지운 때는 8월 12일 밤이었다.
그래서 박지극 시인은 지난 12일에 열린 '일장기 말소 의거 87주년 기념 토론회'에서 자작시 '뫼비우스의 띠'를 낭독하며 '1936년 8월 12일 밤'을 언급했다.
두 바퀴를 돌아야 제자리로 온다
1시간 11분 29초
반환점을 돈 시간이었다
1936년 8월 9일
어디? 독일 베를린
제자리에 돌아온 시간
2시간 29분 19초 올림픽 신기록
누가? 손기정
손군 1착 남군 3착
1936년 8월 12일 밤 동아일보사 옥상
누가? 기자 이길용 부장 현진건
뫼비우스의 띠를 잘라 하늘을 향해 세운다
해발로 치면 21.0975km
반환점 돌아오면 42.195km
일장기를 말짱히 지우고
우승자가 돌아왔다
사단법인 역사진흥원(이사장 남기정)과 구구단(단장 이원호)이 주최한 '일장기 말소 의거 87주년 기념 토론회'는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대구 중구 현진건학교에서 열렸다. 토론회는 개회선언, 묵념, 기념사(김산), 기념시(박지극), 기념 노래(김성순), 주제 발표(최영), 질의응답, 자유발언, 폐회 선언 순으로 진행되었다.
현진건 문학비 등에 '일장기 말소 의거' 명시해야
주제 발표에서 최영 시인은 "일장기 말소는 독립운동사에서 매우 상징성이 높은 의거인데, 공식 명칭을 '일장기 말소 사건'으로 규정한 점부터 시작해 현창사업에 많은 문제점이 드러나 있습니다. 서울 부암동 현진건 집터 표지석과 대구 두류공원 현진건 문학비 등의 문장에 일장기 말소 의거가 전혀 언급되지 않고 있는 것도 이해를 할 수 없는 현상입니다"라고 비판했다.
김준화 참가자는 자유발언에서 "일장기 말소 의거를 제대로 기억하는 일은 우리 민족의 정신사를 올곧게 지켜가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봅니다. 학술대회, 영상 제작, 책 출간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일장기 말소 의거를 널리 알려야 합니다. 토론회 참석을 개인적으로 보람있게 생각합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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