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야행 행사에서 시낭송을 했습니다

이숙자 2023. 8. 13.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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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산시는 매년 '군산 야행'이란 행사를 한다.

각종 다양한 행사를 하면서 시민들과 관광객은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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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숙자 기자]

군산은 걱정했던 태풍 카눈이 조용히 비켜갔다. 한 줄기 억센 소나기만 쏟아놓고서, 얼마나 다행인지 한숨 한번 내려 쉰다. 군산시는 매년 '군산 야행'이란 행사를 한다.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한 마당 잔치를 여는 셈이다. 여름밤의 낭만과 추억을 만드는 자리는 언제나 설렘과 기다림이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접하면서 사람 사는 맛을 느낄 수 있어 흐뭇하다.
 
▲ 시 낭송 신 석정 시인의 시를 낭송했어요.
ⓒ 이숙자
 
내가 참여하고 있는 시 낭송 '한시예'(한국 시낭송문화 군산 예술원) 회원들도 얼마 전부터 야행 무대에 오르기 위해 준비를 게을리 하지 않고 연습을 해 왔다. 행사는 가까워 오는데 태풍 카눈이 온다는 소식에 마음을 졸였다. 간절한 마음으로 태풍이 조용히 지나가기를 빌었다. 

진심을 다한 사람들 염원이 있어서일까, 태풍은 소리 없이 지나가고 언제 바람 불고 비가 왔는지 흔적도 찾아볼 수 없게 하늘은 맑고 햇살은 따가울 정도로 덥다. 얼마나 감사한지, 혹여 날씨 때문에 행사가 취소되지 않을까 마음을 졸여야 했다. 행사 관계자들의 시름은 더 컸을 것이다.

드디어 옷장에 가만히 잠자고 있던 모시 한복을 꺼내여 다림질을 한다. 다도 할 때 입었던 한복이 다시 빛을 볼 수 있어 이 또한 작은 즐거움이다. 노을이 지기 전 우리는 행사장 주변 식당 모여 저녁을 먹고 무대 의상으로 갈아입는다. 모두가 배우가 된다.

나는 늦은 나이에 이처럼 좋아하는 시를 낭송하고 살 수 있어 기쁘다. 시란 언어의 예술이다. 시 낭송가에 의해 다시 태어나는 언어들을 마주 한다. 시의 매력에 듬뿍 빠져 사는 나날이 행복하다. 혼자서 시를 외우는 순간마저 위로를 받는다.  
 
▲ 시 낭송이 열리는 무대 마당 시 낭송 1부 무대가 끝나고 잠시 쉬는 시간이다.
ⓒ 이숙자
 
시 낭송 한 파트가 끝나고 잠시 쉬는 시간, 광장에 앉아 있던 선생님 한 분이 "한 많은 이 세상" 하면서 민요가락을 부르기 시작한다. 그 옆에 계신 선생님도, 몇 사람이 같이 부르고 말 그대로 우리는 축제의 한 마당이다.
어디에서 이런 즐거운 시간을 같이 공유하랴. 참 멋들어진 사람들이다. 사람이 먹고사는 일만 하고 산다면 얼마나 삭막할까. 이런 날 같이 하는 끼 많은 분들이 있어 우리의 삶은 한층 더 유쾌하고 멋지다. 
  
▲ 동국사  평화 소녀상 문화제
ⓒ 이숙자
                               
군산 야행은 시 낭송뿐만 아니라 여러 곳에서 무대 행사를 하고 있었다. 연극을 하는 곳, 차와 음식을 나는 곳, 동국사 사찰에서는 소녀상 문화재란 이름으로 낭송을 한다.

각종 다양한 행사를 하면서 시민들과 관광객은 즐기고 있다. 시장님도 깜짝 방문을 하시어 우리를 격려해 주신다. 그야말로 군산 시민의 즐거운 잔치 마당이다. 코로나 때는 잠시 멈추었던 소소한 일상이 눈물나게 고맙다. 

더불어 산다는 것은 사람의 마음을 소중히 하고 서로에게 친절할 줄 알며 삶의 위로가 되는 일이다. 군산야행을 하면서 또 한 번 사람 살아가는 맛과 멋, 흥을 느꼈다.

하늘의 별은 총총하고 우리의 추억은 쌓여 간다. 가끔은 삶의 덮개를 벗어버리고 자유로운 나와 마주 하고 싶은 날이 있다. 누구라도 계산되지 않고 조건 없이 대하는 사람 하나 내 곁에 있다면 삶이 흔들리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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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글은 기자의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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