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룡과 닌자의 대결? 이 두 선수 타격을 주목하라
[김종수 기자]
▲ '닌자' 기가 치카제(사진 왼쪽)와 '브루스 리로이' 알렉스 카세레스 |
ⓒ UFC |
이는 하늘의 별이 된지 5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비틀즈, 마릴린 먼로 등이 그랬던 것처럼 '시대를 넘어선 하나의 아이콘이다'고 말해도 과장으로 들리지 않을 정도다. 어린 시절 엽문 휘하에서 '영춘권(咏春拳)'을 수련한 그는 이후 같은 남권 유파의 '채리불권(蔡李佛拳)'까지 몸에 익혔다.
실전 무술, 강함에 대한 열망이 컸던 이소룡은 이후 미국 생활을 하는 동안 펜싱, 복싱, 레슬링 등 서양 무술을 배우는데도 주저함이 없었고 한술 더 떠 이를 쿵푸와 혼합해 새로운 무술을 만들어내려 했다. 당시 중국 정통무술가라 칭하는 인물들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이유다. 적지 않은 작품에서 단역, 조연 등을 하며 연기 내공을 키워나간 이소룡은 이후 홍콩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담은 무술 영화를 만들어내며 전 세계적인 스타가 된다.
작품수는 많지 않았지만 각 편의 임팩트가 대단했다. '당산대형(唐山大兄)', '정무문(精武門)', '맹룡과강(猛龍過江)', '용쟁호투(龍爭虎鬪)', '사망유희(死亡遊戱)' 등은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는 명작들이다. 때문에 격투계에서는 그를 동경하는 팬들이 많다. 입식타격, MMA를 가리지않고 지금까지도 매니아를 자처하는 이들이 끊이질 않을 정도다.
마르틴 페레즈(34·브라질)는 주특기를 쿵푸라고 밝혔을 정도로 이소룡의 광팬임을 자처했던 파이터다. 파이팅 스타일 역시 이소룡을 많이 참고했다고 말한바 있다. 페레즈의 움직임에서는 동양무술 마니아답게 개성이 많이 드러났다. 마치 이소룡이 영화 속에서 밟은 듯한 스텝을 따라하는가 하면 일반적인 레그, 바디, 헤드킥 외에 펄쩍 점프해서 내리찍는 발차기까지 구사했다.
오는 26일(토) 싱가포르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있을 UFC 파이트나이트 '할로웨이 Vs. 코리안 좀비' 대회에 나서 '닌자' 기가 치카제(34·조지아)와 일합을 겨룰 '브루스 리로이' 알렉스 카세레스(35·미국) 또한 이소룡 바라기 명단에서 빠질 수 없는 인물이다. 닉네임이 이를 말해주고있으며 옥타곤 입장시 보여주는 다양한 동작들에서도 그런 티가 팍팍난다.
페더급 랭킹 9위 치카제와 15위 카세레스는 둘 다 화려하고 화끈한 승부를 지향하는 파이터들인지라 벌써부터 파이트 오브 더 나이트 후보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사나운 용이 강을 건넌다는 '맹룡과강'이라는 뜻처럼 둘중 이기는 자만이 옥타곤이라는 강을 넘어 건너편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코리안 파이터 강경호, 최승우 등과도 일합을 겨룬바 있는 카세레스는 통산 21승 13패 1무효의 성적을 달리고 있다. 타격 위주의 선수답게 스탠딩에서의 다양한 공방전을 즐기지만 한방파워가 부족해 녹아웃 승리는 4번(19%)에 불과하다. 실컷 때려놓고 마무리가 조금 아쉽다. 하지만 정타 싸움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 그 와중에 10번의 판정승을 챙겼다.
7번의 서브미션 패배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래플링이 강한 상대에게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본인 역시 날로 그라운드에서의 대처 능력이 늘어가면서 어지간한 상대는 역으로 눕혀놓고 제압하기 일쑤다. 7번의 서브미션 승리가 이를 입증한다. 상위권에서 경쟁하지는 않았지만 2019년부터 치렀던 8경기에서 7승 1패로 호성적을 거두고 있다. 중위권 정도에서는 꾸준하게 경쟁력을 가져가며 좋은 모습을 과시중이다.
랭킹 차이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치카제가 앞서있다. 일단 치카제는 카세레스와 달리 넉아웃 파워가 좋다. 통산 14승(3패)중 녹아웃 승리가 9번(64%)에 이를 정도로 확실한 피니시 능력이 돋보인다. UFC에 입성해서는 8경기에서 단 한번 밖에 지지 않았다. 7연승을 달리다가 직전 경기에서 캘빈 케이터에게 판정패했다.
그 경기를 통해 취약한 그래플링 능력과 더불어 체력 문제가 노출됐다. 일단 순수한 타격전에서는 카세레스가 치카제를 감당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4살 때부터 고주류 가라테를 수련한 치카제는 '글로리'에서 킥복서로 활약하기도 했다. 생소함과 파괴력을 겸하고 있는 초승달차기는 그를 대표하는 비전절기다.
맷집과 투지 좋기로 유명한 컵 스완슨이 바로 여기에 걸려서 무너졌다. 동체급 최고의 킥커중 한명인 에드손 바르보자와의 맞대결 역시도 승리로 이끌며 체급내 최고 타격가 반열에 올랐다. 케이터전 패배 이후에는 정찬성을 도발하며 매치업을 만들어 애썼으나 경기가 성사되기에는 서로간 네임밸류 차이가 꽤 났다는 평가다.
이소룡을 존경하는 카세레스 입장에서는 치카제를 제대로 상대하려면 '형식을 버리고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하라'는 '절권도(截拳道)'의 가르침처럼 적극적으로 그래플링을 섞어야만 할 것으로 보인다. 타격가로서의 자존심을 지킨다고 스탠딩 맞불을 고집할 경우 일단 파워 싸움에서부터 밀릴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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