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산불 사망자 89명… “나무들 땅속서 불타는 중”

김철오 2023. 8. 13.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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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섬 산불의 장기화 가능성이 제기됐다.

마우이섬에서 소방관들과 동행해 화재 현장을 촬영하고 있는 사진작가 대니얼 설리반은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스채널 CNN에서 "불을 끈 곳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곳의 땅속에서 나무뿌리가 타고 있다. 토양 온도는 화씨 180~200도(섭씨 82~93도)로 상승했다. 불은 어디서든 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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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100년 만의 최악 참사…장기화 우려
소방관과 동행한 사진작가 대니얼 설리반
CNN서 “땅속에서 나무뿌리 불타고 있다”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섬 라하이나 지역의 불에 탄 민가에 11일(현지시간)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섬 산불의 장기화 가능성이 제기됐다. 건조한 대기와 강풍으로 진화 속도는 더딘데, 땅속에서 타고 있는 나무뿌리가 불씨를 다시 키울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망자는 89명으로 늘어 미국에서 100년 만에 발생한 최악의 산불 참사로 기록됐다.

마우이섬에서 소방관들과 동행해 화재 현장을 촬영하고 있는 사진작가 대니얼 설리반은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스채널 CNN에서 “불을 끈 곳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곳의 땅속에서 나무뿌리가 타고 있다. 토양 온도는 화씨 180~200도(섭씨 82~93도)로 상승했다. 불은 어디서든 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소방관들이 지난 8일부터 24시간 내내 불과 싸우고 있다. 이들 다수가 잠을 자지 못했다. 바람이 최근 수일간 잦아들어 진화에 도움이 됐지만, 큰불인 탓에 진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우이섬의 불은 지난 8일 시작됐다. 하와이 주변 해상을 지나간 허리케인 ‘도라’는 최고 시속 80마일(129㎞)의 돌풍을 일으켰다. 이로 인해 마우이섬의 산불은 순식간에 퍼져나갔다. 최근 수개월간 하와이에 가뭄이 발생하면서 토양을 건조하게 만든 점도 불을 키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화염에 휩쓸린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섬 라하이나 지역의 민가가 11일(현지시간) 폐허로 변해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섬 리하이나에서 10일(현지시간) 자동차가 불에 탄 채 방치돼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섬 라하이나 지역 주민들이 11일(현지시간) 짐을 실은 카드를 끌고 이동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마우이섬에서 바람은 다소 잦아들었지만, 소방당국은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진화율은 지난 12일 오후 3시를 기준으로 하와이 라하이나 지역에서 85%, 중부 해안인 풀레후·키헤이 지역에서 80%, 업컨트리 지역에서 50%로 파악됐다. 다소 늘었지만 속도가 붙지 않았다.

조시 그린 하와이 주지사는 이날 “사망자 수가 최소 89명으로 집계됐다”며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사망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AP통신은 “미국에서 100여년 만에 발생한 최악의 산불로 남게 됐다”고 보도했다.

미국에서 100여년 안에 최악으로 평가되는 화마 참사는 1918년 미네소타주 칼턴카운티 산불이다. 당시 수백명이 사망하고 주택 수천채가 불에 탔다. 마우이섬 산불은 2018년 85명의 목숨을 앗아간 캘리포니아주 패러다이스마을 화재보다 더 많은 인명 피해를 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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