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의 반란'이 시작됐다... 강원, 울산 상대로 쾌승
[박시인 기자]
▲ 강원FC 강원이 K리그1 26라운드에서 울산에 2-0으로 승리했다. 선제골을 터뜨린 후 기뻐하고 있는 서민우(4번) |
ⓒ 한국프로축구연맹 |
최하위에서 허덕이던 강원FC가 리그 선두 울산 현대를 물리치며 대이변을 연출했다.
강원은 12일 오후 7시 30분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26라운드 홈경기에서 울산에 2-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강원은 3승 11무 12패(승점 20)을 기록, 15경기 연속 무승의 늪에서 벗어나며, 11위로 한 계단 뛰어올랐다. 그리고 울산을 상대로 11년 만에 승리를 따냈다.
선수비 후역습
홈팀 강원은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가브리엘이 원톱으로 나선 가운데, 웰링턴-이승원-김대원이 2선에 포진했다. 수비형 미드필더는 서민우-한국영, 포백은 류광현-김영빈-강투지-강지훈, 골문은 이광연이 지켰다.
원정팀 울산은 4-4-2를 들고 나왔다. 11명 전원을 토종 선수로 구성한 것이 특징인데, 최전방은 김지현-주민규, 허리는 조현택-김민혁-이규성-강윤구, 포백은 이명재-김영권-김기희-김태환, 골키퍼 장갑은 조현우가 꼈다.
강원은 점유율에서 열세를 보였지만 전반에만 11개의 슈팅을 기록할 만큼 선두 울산을 상대로 선전을 펼쳤다. 전반 17분 가브리엘의 날카로운 슈팅을 시작으로, 전반 20분 김대원이 오른쪽 측면 크로스에 이은 가브리엘의 헤더가 골포스트 상단을 강타했다. 가브리엘은 전반 22분과 34분 두 차례 슈팅을 날렸지만 조현우 골키퍼 선방에 걸렸다.
전반 37분. 강원은 마침내 선제골을 터뜨렸다. 코너킥 수비에서 빠르게 역습으로 전환했고, 오른쪽으로 파고든 가브리엘의 감각적인 힐킥 패스를 서민우가 침착하게 마무리 지었다.
한방을 얻어맞은 울산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이청용, 설영우를 교체 투입하며 공격 일변도로 나섰다. 후반 1분 이명재, 후반 12분 바코의 유효 슈팅으로 조금씩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후반 17분에는 이청용 강원의 골망을 흔들었으나, 앞선 득점 과정에서 주민규의 오프사이드 반칙으로 인해 취소됐다.
강원은 후반 전술 컨셉을 선수비 후역습으로 유지했다. 후반 31분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프리킥에서 가브리엘의 헤더가 조현우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자 이지솔이 머리로 밀어넣었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단단한 수비 블록을 형성하며 울산의 공세를 막아낸 강원은 갈 길 바쁜 울산에게 좌절을 안겼다. 후반 추가시간 역습 찬스에서 야고가 김기희에게 페널티킥을 얻어낸 것이다.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야고의 슈팅이 조현우 선방에 막혔지만 세컨볼을 차 넣으며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윤정환 감독 부임 후 기념비적인 승리
강원은 지난 시즌 구단 역대 최고 성적인 6위를 기록하며, 작은 반란을 일으켰다. 그러나 올 시즌 최용수 감독 체제에서 최악의 부진에 빠지며 강등권으로 추락했다. 강원은 감독 교체라는 파격수를 던지면서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지난 6월 15일 윤정환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았으나 좀처럼 승리를 맛보지 못하며 진퇴양난에 빠지고 말았다. 급기야 24라운드에서 최하위 수원에게 추월당하며 다이렉트 강등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기 시작했다.
이번 26라운드 울산전은 모두가 강원의 패배를 점칠 수 밖에 없었다. 액면가의 전력차도 존재하지만 2012년 5월 이후 11년째 울산전 무승 징크스(4무 21패)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모두의 예상을 깨고, 탄탄한 수비 조직력과 빠른 카운터 어택을 앞세워 대어 울산을 낚았다.윤정환 감독이 추구하는 전술이 드디어 결실을 맺은 순간이었다.
무엇보다 강원에게 이번 승점 3은 의미가 뜻깊다. 반전의 기틀을 마련하지 못하던 윤정환 감독 부임 후 첫 승리이자 지난 4월 29일 전북전 이후 무려 105일 만에 팬들에게 승리를 안겼다.
같은날 경기에서 수원(승점 19)이 전북과 비기며, 최하위로 떨어지는 사이 강원은 11위로 올라섰다. 울산전 승리는 강원에게 매우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하나원큐 K리그1 2023' 26라운드
(강릉종합운동장, 2023년 8월 12일)
강원FC 2 - 서민우 37' 야고 96+'
울산현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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