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주 열풍에 …‘급등락 경고’ 쏟아진다

여의도 증권가. (매경DB)

한국거래소가 이상 주가 과열 방지를 위해 올 들어 지정한 투자경고종목 건수가 이미 지난해 전체 건수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차전지, 인공지능(AI), 초전도체 등 신산업 테마 열풍이 우리 증시를 휩쓴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8월 8일 기준) 코스피·코스닥·코넥스에서 138건(119개 종목)의 투자경고종목 지정이 이뤄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한 해 동안 발생한 134건(116개 종목)보다 많은 수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88건(74개 종목)에 불과했다. 시장별로는 중소형주 중심의 코스닥이 92건으로 가장 많았고 코스피가 37건, 코넥스가 8건을 각각 기록했다.

거래소는 특정 종목의 주가가 이상 급등 등 비정상적인 움직임을 보일 때를 대비해 시장경보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투자자 주의를 불러일으키고 불공정거래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시장경보 제도는 ‘투자주의→투자경고→투자위험’ 3단계로 구분된다.

단기 강세를 보이는 테마주 투자가 올 상반기 증시의 트렌드가 되면서 투자경고종목 지정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최근 증시를 휩쓴 2차전지 종목의 영향이 컸다. 월별 투자경고종목 지정 건수를 보면, 4월이 35건으로 가장 많았고 3월(23건)과 7월(18건)이 뒤를 이었다. 이는 2차전지 관련주가 강세를 보인 때와 겹친다. 신용거래 증가도 투자경고종목이 늘어난 이유로 꼽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연초 16조5311억원에서 8월 7일 20조3448억원으로 늘었다. 올 들어 최대 규모다.

무엇보다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되면 신용거래가 제한돼 수급에 실질적인 제약이 따르므로 투자자 주의가 필요하다.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되면 위탁증거금을 100% 납부해야 해 주식을 외상으로 매입하는 미수거래가 제한된다. 신용융자를 활용한 매수도 불가능하다.

실제 올해 투자경고종목 지정 사례(138건)를 조사했더니, 이들 종목의 지정 다음 거래일 평균 수익률은 -1.9%로 소폭 약세를 보였다. 다만, 종목별로 차이가 컸다. 조사 대상 가운데 10.8%(15건)는 지정 다음 거래일에도 두 자릿수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한 반면, 16.6%(23건)는 10% 넘는 하락폭을 보였다. 거래소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투자경고종목 지정이 단기 과열 신호로 받아들여진다”고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