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인터뷰] '2년 차 10홈런 유격수' 이재현…달라진 타격 존, 든든한 선배들
차승윤 2023. 8. 13. 00:02
이재현(삼성 라이온즈)의 2년 차 성적이 심상치 않다. 삼성의 미래라 말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재현은 지난 1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원정 경기서 9번 타자·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1홈런) 1볼넷 1득점을 기록해 팀의 5-4 승리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
특히 두 번째 타석에서 터뜨린 홈런이 컸다. 2-2로 맞서던 5회 초 1사 상황에서 SSG 오원석의 140㎞/h 직구를 공략, 좌측 담장을 넘기는 역전 솔로포를 터뜨렸다. 시즌 10호포.
10홈런을 달성한 의미가 크다. 이재현은 신인 지명 당시 '전국구' 중 한 명이었다. 1차 지명으로 KIA 타이거즈로 입단한 김도영, 이어 한화 이글스가 차순위로 1차 지명한 문동주, 그리고 다음 순번이 바로 이재현이었다. 독보적이라는 평가를 받은 주루 툴 때문에 김도영이 먼저 주목받았지만, 타격과 수비 재능은 이재현도 밀리지 않았다. 명실상부한 KBO리그 대표 대형 내야 유망주였다.
동기들이 그렇듯 이재현 역시 1년 차에 큰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타율 0.235 출루율 0.254 장타율 0.343을 남겼다. 홈런은 7개였지만, 다른 수치들이 크게 좋지 못했다. 특히 타석당 볼넷 비율이 2.1%에 불과했다. 좋은 재능이 있어도 공을 고르지 못해 1군 적응기가 길었다.
올 시즌은 다르다. 타율 0.244 출루율 0.301 장타율 0.375로 여전히 아직 부족하긴 해도 성장세가 보인다. OPS 0.7을 넘는 것도 눈 앞이다. 타석당 홈런 비율은 전년도 2.93%에서 올해 2.65%로, 타석당 삼진 비율은 전년도 18.4%에서 올해 17.7%로 크게 변하지 않았으나 타석당 볼넷 비율이 2.1%에서 6.9%로 크게 변했다.
달라진 선구안은 스트라이크존 활용에서도 드러났다. 지난해 이재현의 아웃존(스트라이크존 바깥) 스윙 비율은 스탯티즈 기준 42.5%에 달했다. 반면 올해는 30.8%로 10% 이상 줄었다. 아웃존 콘택트 비율도 64.1%에서 75.1%로 올랐다.
지난 잠실 두산 베어스전을 지켜본 이종열 SBS 스포츠 해설위원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이재현에 대해 "2스트라이크 이후 대처하는 모습이 지난해와 완전히 달라졌다"며 "특히 유인구에 쫓아다니던 모습이 바뀌었다. 한 손을 놓고 타격하는 노하우가 생긴 게 아닐까 싶다. 그래서 2스트라이크 이후 변화구에 대처하는 게 좋아졌다. 현재 타율도 그렇고,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보통 2스트라이크 이후가 되면 쫓기는 법인데, 그때 덜 쫓기면 확실히 여유가 생긴다. 이재현은 지금 그 단계인 것 같다"고 짚었다.
이종열 위원은 이재현이 유격수이면서 장타력을 갖춘 점도 높게 샀다. 이 위원은 "이재현은 곧 20홈런까지도 때릴 수 있을 거다. 특히 (타자 친화적인)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가 홈 구장인 것도 이점"이라며 "2스트라이크 이후 여유가 생기니 초구 스트라이크를 먹어도 2스트라이크로 가는 과정이 조금 더 편해질 수 있다. 지난 4~6일 LG 트윈스전에서도 몸쪽 공을 때리는 게 달라졌다"고 했다.
삼성의 경험 많은 선배들도 이재현에게 긍정적 효과를 미치고 있다. 연차가 비슷한 키스톤 콤비 김지찬과도 절친하고,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인 강민호와 구자욱도 큰 도움을 준다. 이종열 위원도 "삼성 선배들이 이재현에게 정말 잘 해주더라. 그래서 이재현뿐 아니라 김현준 등 삼성 어린 타자들이 편하게 야구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바라봤다.
본지와 만난 이재현은 "지난해엔 유인구에 배트가 나가곤 했는데, 올해는 좀 참아지는 것 같다"며 "자욱 형께서 '네가 스윙할 때 힘이 뒤에서 들어가니 공이 앞으로 안 가는 것이니, 앞으로 갈 수 있게 해보자'고 해주셨다"고 했다. 또 강민호에 대해서는 "선배님들 모두 다 너무 잘 해주셔서 한 분을 꼽을 수 없는데, 민호 형께는 내가 먼저 질문할 때도 있고, 제게 먼저 이야기해주실 때도 있다. 타격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고, 성적 얘기는 크게 하지 않는다. 멘털이나 기본적인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고 했다.
이재현의 목표는 홈런 숫자보다는 경기 출전에 있다. 12일 기준 그는 삼성의 99경기에 전부 출전 중이다. 이재현은 "전 경기를 달성하고 싶은 건 아니다. 그저 많이 나가는 게 좋은 것일 뿐"이라며 "전 경기 출전을 달성한다면 다치지 않고 한 시즌을 뛰었다는 것이니 의미가 있다. 이룰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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