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형제+전설" 손흥민, 뮌헨 이적 케인에 '작별 인사'..."네가 해준 모든 것에 감사"
(엑스포츠뉴스 이현석 기자) 손흥민도 절친한 동료이자,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듀오로 활약했던 해리 케인의 뮌헨 이적에 작별 인사를 남겼다.
케인은 12일(한국시간) 뮌헨이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토트넘에서 케인을 영입했다. 케인은 2027년 6월까지 뮌헨과 계약을 맺었다"라고 발표하며 뮌헨 이적을 확정했다.
이번 여름 이적시장 시작부터 관심을 끌었던 케인 이적 사가는 케인이 뮌헨 유니폼을 입은 모습까지 공개되며, 그의 독일행으로 막을 내렸다. 케인은 뮌헨에서 자신이 토트넘에서 사용하던 10번이 아닌 9번 유니폼을 입을 예정이다. 해당 등번호는 과거 뮌헨에서 활약한 게르트 뮐러, 루카 토니 등이 달았으며, 가장 최근에는 유럽 최고의 골잡이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바르셀로나로 떠나기 전까지 사용했던 번호다.
케인은 뮌헨 입단 인터뷰에서 "뮌헨의 일원이 되어 매우 기쁘다. 뮌헨은 세계에서 가장 큰 클럽 중 하나이며, 나는 항상 최고 수준에서 나를 증명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구단은 위닝 멘탈털리티 그 자체로 정의된다. 이곳에 오게 되어 매우 기분이 좋다"라며 뮌헨에 합류한 기쁨을 밝혔다.
이런 가운데 그간 토트넘에서 케인과 함께 프리미어리그를 호령했던 최고의 듀오이자, 프리미어리그 정상급 윙어 손흥민도 케인의 뮌헨 이적에 작별 인사를 전했다.
손흥민은 12일 자신의 SNS를 통해 "리더, 형제, 전설. 첫날부터 너의 곁에서 뛰었던 것은 기쁨이었다. 수많은 추억, 멋진 경기, 멋진 골을 우린 함께 했다"라며 케인과 함께 뛰었던 순간들을 회상했다.
이어 "네가 나와 우리 구단, 그리고 팬들에게 해준 모든 것에 감사하다. 너의 새로운 장에서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 행운을 빈다 형제여"라며 케인의 앞날에 행운을 빌고 그간의 노고에 감사하다는 글과 함께 하트 이모티콘을 남겨 애정을 드러냈다.
손흥민과 케인의 진한 우정과 경기장에서의 케미는 이미 충분히 알려져 있다. 손흥민은 지난 2015/16 시즌 토트넘에 합류한 이후 지난 2022/23 시즌까지 케인과 함께 8시즌 동안 프리미어리그 최강의 공격 콤비로 활약했다.
두 선수의 활약은 2010년대 토트넘의 황금기와 맞물리며 엄청난 관심을 받았다. 2015/16 시즌부터 2019/20 시즌까지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지도하에 두 선수는 델레 알리, 크리스티안 에릭센과 데스크(DESK)라인을 구축해 유럽을 대표하는 공격수로 성장했다. 당시 토트넘은 두 선수와 다른 선수들의 활약까지 겹치며 2018/19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2019/20 시즌을 기점으로 알리의 극심한 부진과 에릭센의 인터 밀란 이적이 진행되며 팀의 무게감은 더욱 두 선수 쪽으로 옮겨 갔다. 2020/21 시즌에는 조세 무리뉴 감독과 함께 두 선수의 합작 플레이가 돋보였는데, 당시 손흥민과 케인은 한 시즌에만 14골을 합작하며 뉴캐슬의 전설적인 듀오 앨런 시어러, 크리스 서튼이 1994/95 시즌에 세운 단일 시즌 최다골 합작 기록인 13골을 경신했다.
이후 계속해서 토트넘 공격진의 핵심으로 활약한 둘은 지난 2022/23 시즌까지 8시즌 동안 47골(케인 23골 24도움, 손흥민 24골 23도움)을 합작하며 디디에 드로그바와 프랭크 램파드가 첼시에서 기록한 36골 합작(드로그바 24골 12도움, 램파드 12골 24도움) 기록을 넘어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다골 합작 듀오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케인과 손흥민은 경기 내에서뿐만 아니라 훈련장이나 라커룸 등 곳곳에서 함께 모습을 드러내며 친한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 5월에는 토트넘 공식 채널에 공개된 영상에서 두 선수가 토트넘 선수들을 맞추는 퀴즈쇼 함께 참여해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는데, 두 선수는 8년 동안 자신들과 함께했던 선수들의 면면을 확인하며 즐거워했고, 스스럼없이 장난을 치기도 했다.
손흥민은 이번 작별 인사와 함께 그와의 추억이 담긴 사진들도 공개하며, 오랜 시간 함께했던 케인과의 기억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손흥민은 이미 프리시즌에도 케인의 이적을 존중한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그는 "난 선수로서 케인을 좋아하고 정말 존경한다.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 중 한 명으로 5년, 6년, 7년을 뛰었다"면서도 "결정은 구단과 케인 사이에 있을 거다. 우리는 그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고 케인이 이적을 결심하더라도 존중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이어 "난 아무것도 모른다. 최종 결정에 대해 어떤 말도 해줄 수 없다. 케인도 아마 모를 거다. 우린 그저 기다려야 한다"면서 "케인과 함께 뛰는 건 큰 기쁨이자 즐거움이다. 케인과 함께 훈련하는 것도 보고 배울 게 정말 많다"며 언제까지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케인과 함께하는 시간을 즐기겠다고 언급했다.
한편 케인이 뮌헨으로 떠나며 토트넘은 차기 시즌부터 팀의 중심을 손흥민으로 옮길 가능성이 커 보인다.
케인은 토트넘에 남았다면, 위고 요리스에 이어 차기 시즌 주장으로 활약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미 토트넘이 프리시즌 동안 진행한 5경기 중 4경기에서 케인이 주장 완장을 차고 출전했으며, 나머지 한 경기인 바르셀로나전에서는 케인이 명단 제외됐다. 결국 케인이 떠나며 차기 주장 자리는 공석이 됐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프리시즌 동안 손흥민의 리더십을 칭찬했다. 라이언 시티와의 세 번째 프리시진 친선 경기를 위해 싱가포르를 찾았던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사전 기자회견 당시 "손흥민과 함께 일할 날을 고대하고 있다"라고 밝히며 "그는 진정한 리더의 자질을 보여주는 한 명의 선수라고 생각한다"라며 손흥민의 리더십을 칭찬했다.
손흥민이 팀 내에서 보여준 영향력에 대해서도 "내가 보기엔 그는 팀 전체의 통로 같다. 그가 그룹에 미치는 영향력을 보는 것은 좋은 일이며, 그가 조국의 리더이자, 조국의 아이콘이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의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놀랍지 않다. 그는 선수들 사이에서 엄청난 존경을 받고 있다"라고 감탄하기도 했다.
실제로 손흥민은 현재 토트넘에 소속된 선수 중 팀에 가장 오랜 기간 몸담은 선수 중 한 명이다. 이적이 유력한 요리스와 팀 계획에서 제외된 에릭 다이어, 교체 자원인 벤 데이비스를 제외하면 가장 오랜 기간 팀에서 활약 중이다. 그렇기에 손흥민이 차기 시즌 주장으로 선임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지난 11일 진행된 개막전 사전 기자회견에서 주장 선임에 대해 "이미 결정했지만, 지금 말해줄 수 없다. 선발은 내일 진행될 예정이며, 주장 선임 이후 선수들이 어떻게 반응할지에 대해 지켜봤다"라고 밝혀 브렌트퍼드와의 1라운드에서 주장을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구단도 팀 마케팅의 중심에 손흥민을 세웠다. 토트넘 공식 온라인 사이트인 '스퍼스 샵'에서도 2023/24 시즌 홈 키트와 트레이닝 웨어의 주인공은 손흥민이며, 홈 메인 화면에도 손흥민만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선수별 쇼핑에서도 손흥민의 등번호인 7번 유니폼이 가장 앞에 배치되어 있다. 케인은 이적이 확정되기 전부터 해당 사이트에서 좀처럼 모습을 확인할 수 없었다.
케인의 뮌헨 이적에 절친했던 동료이자, 최강의 콤비가 손흥민이 행운을 빌어준 가운데, 케인의 공백이라는 토트넘의 최우선 과제도 해결해야 하는 손흥민이 어떤 모습과 리더십을 보여줄지에도 많은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사진=AP, AFP, EPA, 로이터/연합뉴스, 손흥민 SNS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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