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인, 토트넘에 '눈물의 작별 인사'…"슬픈 순간 왔다, 떠나야 할 때라 느꼈다"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19년 간 활약하며 정든 토트넘 홋스퍼를 떠나는 해리 케인이 작별 인사를 전했다.
케인은 12일(한국시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오랜 시간 함께 했던 토트넘을 떠나며 작별 인사를 전했다.
케인은 "우선 여러분들에게 오늘 토트넘을 떠난다고 말하고 싶다. 많은 감정들이 다가오고 있다. 20년을 바쳐 온 팀을 떠나 슬프다. 난 11살 소년일 때부터 서른살인 지금까지 토트넘에서 시간을 보냈다. 정말 특별한 기억이고 영원할 것이다. 수년 간 함께 한 팀 동료들, 감독들, 코치들, 구단 직원들과 지원 스태프들까지 모두 감사하다. 난 구단의 많은 사람들과 특별한 관계를 가져왔다"라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토트넘 팬들에게 감사하다. 내가 여러분들의 선수로 활동한 순간부터 여러분들을 자랑스럽게 하기 위해 노력해왔고 특별한 순간을 만들어 주려고 했다. 추억들이 영원했으면 한다"라고 덧붙였다.
케인은 나아가 "이제 내가 떠나야 할 때라고 느꼈다. 난 많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대화들과 함께 시즌을 시작하기 싫었다. 난 새 감독과 선수들이 집중해 다시 높은 순위를 기록하고 트로피에 도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다. 동료들이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 나도 팬으로 지켜보겠다. 팀이 성공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케인은 "전세계 토트넘 팬들을 향한 메시지다. 나를 응원해준 모든 팬들을 위한 것이다. 나와 내 가족들은 영원히 감사할 것이고 함께 한 모든 순간들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다. 감사하고 토트넘과 구단 모두에게 행운이 있길 바란다. 미래에 어떤 일이 있을지 모르지만 지켜보자"라고 마무리했다.
뮌헨은 12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뮌헨은 토트넘에서 케인을 영입했다. 케인은 2027년 6월까지 뮌헨과 계약을 맺었다"라며 케인과 4년 간의 계약을 맺고 그를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케인의 이적은 이번 여름 이적시장을 달군 최대 화제 중 하나였는데, 그가 뮌헨 유니폼을 들고 있는 모습으로 마무리됐다. 이적료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독일과 영국 현지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최대 1억 2000만 파운드(약 2029억원)까지 높은 수준이라고 전해진 바 있다.
등번호도 나왔다. 케인은 자신이 토트넘에서 달고 있던 10번이 아닌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사용 중인 9번을 받았다. 뮌헨은 지난 2022/23 시즌을 앞두고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바르셀로나로 이적하며 9번 자리가 공석이었는데, 케인을 데려오면서 레반도프스키의 등번호와 전력 공백 모두 채울 수 있게 됐다.
뮌헨 구단의 얀-크리스티안 드레센 CEO는 "긴 과정이었지만, 케인이 뮌헨 셔츠를 입어 기쁘다. 케인은 우리의 꿈의 선수였다. 그는 우리의 DNA와 완벽하게 맞다. 그는 구단의 성공을 계속해줄 것이라 확신한다"라며 케인 영입에 대한 기대감을 밝혔다.
케인은 입단 인터뷰에서 "뮌헨의 일원이 되어 매우 기쁘다. 뮌헨은 세계에서 가장 큰 클럽 중 하나이며, 나는 항상 최고 수준에서 나를 증명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구단은 위닝 멘탈리티로 정의된다. 이곳에 오게 되어 매우 기분이 좋다"라며 뮌헨에 합류한 소감을 직접 언급했다.
케인의 이번 뮌헨 이적은 여름 이적시장 시작부터 큰 관심을 받았지만, 프리미어리그와 분데스리가가 시즌 개막을 앞둔 시점에서야 성사됐다.
토트넘 역대 최다 득점자로 이름을 올린 케인이지만, 지난 2022/23 시즌 팀이 8위에 그치며 유럽축구연맹(UEFA) 주관 대회에 진출하지 못하면서 우승을 위해 팀을 옮길 수 있다는 전망이 등장했었다. 케인은 그간 토트넘에서 뛰며 우승 트로피를 한 개도 차지하지 못했는데, 뮌헨은 우승으로 인해 발생한 토트넘과 케인 사이에 생긴 틈을 놓치지 않고 영입을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뮌헨은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 이적 이후 최전방 공격수 부재로 인해 급격한 경기력 저하를 보였고, 이후 2022/23 시즌 리그와 챔피언스리그에서 모두 아쉬운 모습을 보이며 흔들렸다.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는 지난 시즌의 아쉬움을 만회하기 위해 콘라트 라이머, 하파엘 게레이루, 김민재를 데려왔으며, 공격진 보강에는 케인을 후보로 올려두며 영입 계획을 세웠다.
다만 유럽축구 이적시장에서 악명이 높았던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과의 협상은 쉽지 않았다. 1차 제안으로 7000만 유로(약 990억원)를 제시했지만 단칼에 거절당한 뮌헨은 옵션이 추가된 8000만 유로(약 1145억원)로 상향된 2차 제안을 건넸지만 이마저도 토트넘을 만족시키지 못했다.
레비 회장은 구단주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쉽게 케인 이적을 허락하지 않았다. 케인이 토트넘과의 재계약을 거절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조 루이스 구단주가 직접 레비 회장을 압박해 케인이 자유 계약으로 떠나지 않고 판매할 것을 지시했지만, 레비 회장은 많은 이적료 수입과 혹시 모를 재계약 가능성을 두고 계속 버텼다.
두 구단은 런던에서 회담을 추가로 진행했지만, 레비 회장은 좀처럼 물러서지 않았다. 독일 언론 빌트는 당시 "드레센 CEO와 네페 단장이 런던으로 건너가 케인 이적을 준비한다. 오늘이 결정적인 단계가 되길 기대하고 있고 아주 긍정적이며 그들이 이적을 이뤄낼 것이라고 보고 있다"라고 전했지만, 해당 회담에서 두 팀은 여전한 이적료 격차만을 확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은 "뮌헨과 토트넘은 월요일 회담에서 케인에 대한 가치 평가가 2500만 파운드(약 410억원) 차이가 있었다. 양 구단 대표가 케인의 이적에 대해 논의했으며, 논의는 계속될 예정이다"라며 해당 회담에서 이적이 합의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토트넘은 뮌헨이 제안한 1억 유로(약 1458억원) 상당의 세 번째 제안까지 거절하며 케인의 뮌헨 이적이 무산되는 듯 보였다.
뮌헨은 케인 영입을 위해 결단을 내렸다. 레비 회장이 원한다고 밝힌 1억 파운드(1691억원) 이상의 제안을 하기로 결정했다.
스카이스포츠 독일 소속이자 뮌헨 소식을 전담하는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는 SNS를 통해 "뮌헨이 케인에 대한 새로운 제안을 보냈다. 이적료는 각종 보너스를 포함해 1억 유로(약 1439억원)를 초과한다. 뮌헨 관계자들은 수 시간 내로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하면서 뮌헨이 상향된 조건으로 케인 영입에 착수했다고 언급했다.
영국 매체 더선도 해당 사실을 인정하며, 금액 규모가 1억 파운드를 넘겼다고 강조했다. 더선은 "케인은 이번 주말 자신의 미래가 결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가운데, 뮌헨이 8600만 파운드(약 1443억원)의 이적료를 토트넘 측에 제안했다"며 "뮌헨은 이번 거래가 주말까지 해결되기를 바라고 있다. 추가 옵션 1700만 파운드(약 283억원)를 포함하면 뮌헨이 제안한 이적료는 1억 파운드를 초과한다"라고 설명했다.
뮌헨이 엄청난 제안을 했지만 토트넘은 쉽게 결정하지 못했고, 오히려 레비 회장의 분노가 전해지기도 했다. 뮌헨이 케인 이적을 빠르게 결정하기 위해 구단을 압박했기 때문이다. 독일 매체 스포르트는 "토트넘은 그들이 불필요한 압박을 받고 있다고 느끼며, 레비 회장도 기쁘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토트넘이 뮌헨의 새로운 제안을 받아들일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뮌헨은 이번 주말까지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라며 뮌헨이 빠른 답변을 기다린다는 태도가 토트넘에 압박이 됐다고 설명했다.
레비 회장은 심지어 "케인 협상에 대한 미쳐버린 뒤틀기를 만들었다. 뮌헨은 마지막 제안에서 케인에 대한 기록적인 제안을 건네고 마감일을 토트넘에 제공했다. 레비 회장은 이를 의도적으로 패스했고, 그는 마이애미로 가족과 함께 2주 휴가를 떠났다"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뮌헨 팬들을 당황하게 만들기도 했다.
레비 회장의 이런 태도는 이번만이 아니었다. 과거 2013/14 시즌을 앞두고 토트넘을 떠나 레알 마드리드로 향한 루카 모드리치도 "레비 회장은 그들을 미치게 만들었다. 합의에 도달할 때마다 그는 자꾸 또 다른 것을 요구했다"라며 레비의 악명을 인정했던 적이 있다.
다만 토트넘과 레비 회장도 무작정 케인을 판매하지 않겠다고 버틸 수는 없었다. 뮌헨이 엄청난 이적료 제안을 건넸고, 케인이 뮌헨행만을 원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은 지난 10일 "뮌헨이 케인을 두고 토트넘과 합의했다"라며 "뮌헨은 토트넘과 케인 영입에 합의했다. 1억 유로(약 1450억원) 이상의 가치가 있는 뮌헨의 제안이 토트넘으로부터 수락됐고, 이제 케인이 이적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라며 이적이 최종 단계에 진입했음을 알렸다.
디애슬레틱은 11일에는 "케인은 뮌헨 입단에 동의했으며, 4년 계약을 제안받았다. 케인은 토트넘으로부터 메디컬 테스트를 받고 이적을 완료하기 위한 승인만을 기다리고 있다"라며 케인까지 뮌헨행에 동의해 사실상 이적이 임박했다고 전했다.
마지막까지 순탄한 것은 없었다. 케인과 그의 아내인 케이티 케인은 앞서 12일 오전 1시에 영국 런던 스탠스테드 공항을 출발, 오전 3시에 뮌헨 공항에 도착했다. 뮌헨은 토트넘이 케인 이적을 지난 10일 승인하자 다음 날인 11일 런던으로 그를 데리고 올 비행기를 보냈다. 문제는 중간에 토트넘이 이적 합의를 파기하고 재협상을 요청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었다. 협상 조건과 추가 이적료를 원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케인은 공항 근처에서 무기한 대기를 하고, 뮌헨도 긴장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었다. 다만 토트넘의 훼방은 케인 이적이라는 대세를 흔들지는 못했다.
결국 케인은 뮌헨행 비행기를 탑승하며 메디컬 테스트를 진행했다. 뮌헨행 비행기는 한국시간 11일 오후 11시50분에 이륙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고, 런던 교통체증으로 케인이 늦게 도착해 한시간 연착된 끝에 공항에서 이륙했다.
그는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기 전 이적에 대한 마음을 밝히기도 했다. 영국 매체 스카이스포츠와 인터뷰를 진행한 케인은 "무거운 마음과 복잡한 감정이다"면서도 "이번 이적을 거절하기는 너무 어려웠다"며 축구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기 위한 결정이었음을 알렸다.
이후에는 메디컬 테스트부터 모든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독일 스카이스포츠에서 뮌헨을 담당하는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는 12일 "케인이 1차 메디컬테스트를 끝냈다"며 "케인은 9번이 새겨친 셔츠를 입게 된다"라고 전했으며, 독일 매체 빌트도 뮌헨 시내 바름헤이치거의 병원에서 건강 검진을 받았다며 케인의 이적이 임박했음을 알렸다.
결국 메디컬까지 마친 케인은 이번 뮌헨의 영입 공식 발표로 길고 길었던 이적 소식의 종지부를 찍었고, 차기 시즌 뮌헨에서 활약하게 될 예정이다.
케인은 이적 직전까지 공개적으로 이적을 요청한 사실은 없던 것으로 알려졌었지만, 가족을 통한 압박과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과의 면담에서 뮌헨 합류에 대한 솔직한 마음 등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독일 매체 빌트는 "뮌헨은 마지막 이적 세부 사항을 작업 중이다"라고 전하며 "케인의 형인 찰리 케인과 아버지 팻은 그의 에이전트 수수료를 관리한다. 뮌헨은 토트넘과 케인 가족과 이야기를 진행 중이다. 케인의 가족은 이번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케인이 자유계약으로 떠날 것이라고 토트넘에 압박을 가했다고 전해진다"라며 케인과 그의 가족이 이번 여름 이적을 위해 토트넘을 압박한 사실을 공개했다.
케인은 뮌헨 이적 발표 앞서 스탠스테드 공항에서 뮌헨으로 가기에 앞서 토트넘을 떠나야하는 자신의 심정을 살짝 내비친 적이 있다. 영국에 프리미어리그를 중계하는 채널 스카이스포츠와 공항 안에서 인터뷰에 응한 케인은 "무거운 마음과 복잡한 감정이다"면서도 "이번 이적을 거절하기는 너무 어려웠다"며 자신의 축구인생을 위한 결단이었음을 알렸다.
케인이 전한 무거운 마음의 의미는 아마도 토트넘을 떠나는 것에 대한 여러 감정인 것으로 여겨진다.
케인은 이번 뮌헨행을 추진하면서 토트넘과의 아름다운 작별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동생 찰리 케인이 에이전트로 나서고, 아내 케이티 케인이 뮌헨을 홀로 방문해 자녀들이 살 집과 학교를 알아보는 등 가족들이 행동으로 토트넘 구단을 압박했지만 케인은 조용했다.
오히려 토트넘 프리시즌 일정을 모두 소화하며 주장 완장까치 차는 등 열과 성을 다했다. 2년 전 맨체스터 시티 이적을 추진할 때 훈련에 다소 불성실했던 모습과는 달랐다. 토트넘이 초반엔 케인과 재계약을 추진하며 그의 뮌헨행을 완강하게 거부했으나 케인은 조용히 기다렸다.
케인은 지난 11살 때 토트넘 유스팀에 입단한 뒤 20년을 한 구단에서만 생활했다. 2011년 성인팀에 호출 받아 오늘날 프리미어리그 리빙 레전드의 삶을 시작했다.
2013/14시즌 프리미어리그 10경기 3골을 넣어 잠재력을 알린 케인은 2014/15시즌 34경기 21골을 폭발시켜 단숨에 프리미어리그 최정상급 공격수로 올라섰다. 이후 오늘날까지 프리미어리그 통산 317경기 213골을 기록했으며, 유럽축구연맹(UEFA) 클럽대항전까지 합치면 토트넘 한 팀에서만 435경기 280골을 뽑아냈다.
이제 축구종가에서의 화려한 공격수 생활과 작별을 고하고 30살 넘어 트로피를 위해 분데스리가 뮌헨과 손을 잡았다.
사진=Reuters,AP,EPA,AFP,DPA/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DB, 트위터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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