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 축구도사' 피르미누, 사우디 데뷔전부터 해트트릭…PL 클래스 증명했다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프리미어리그 리버풀 생활을 청산한 뒤 거액을 받고 사우디아라비아로 간 '축구도사' 호베르투 피르미누가 중동 무대 데뷔전부터 해트트릭을 폭발했다.
피르미누가 소속된 알아흘리는 12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외곽 프린스 압둘라 알 파이살 스타디움에서 열린 알하즘과 2023/24시즌 사우디 프로리그 개막 라운드에서 3-1 쾌승을 거뒀다.
2부에서 승격한 알 아흘리의 승리 1등 공신은 단연 피르미누였다. 경기 시작 6분 만에 헤더 데뷔골을 터뜨린 피르미누는 4분 만에 또 상대 골문을 열었다. 프리미어리그 레스터 시티의 동화 같은 우승을 일궈내고 맨체스터 시티에서 5시즌 동안 활약한 알제리 국가대표 윙어 리야드 마레즈가 오른 측면에서 넘겨준 크로스를 툭 밀어 넣었다.
피르미누는 내친김에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후반 27분 왼쪽 측면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했는데, 골키퍼 선방에 막히자 흘러나온 공을 직접 차 넣으며 세 번째 득점을 올렸다.
지난 2015년 독일 분데스리가 호펜하임에서 리버풀로 이적한 피르미누는 지난 8년간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공격수 중 하나로 활약해왔다.
리버풀에서 8시즌을 뛰며 리그 256경기에서 82골을 넣은 것을 포함, 공식전 362경기 111골을 기록했다. 특히 리버풀의 2019/20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 2021/22시즌 잉글랜드축구협회 FA컵, 리그컵 우승, 2018/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 2019년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우승 등에 기여했다.
피르미누는 최전방과 측면, 2선을 가리지 않는 다재다능한 공격력으로 리버풀 속공을 진두지휘하다보니 '리버풀 축구도사'라는 별명이 붙었고, 입단하던 2015년 리버풀 지휘봉을 잡은 독일 출신 위르겐 클럽 감독의 황태자로 승승장구했다.
피르미누는 아울러 지금도 리버풀에서 뛰고 있는 모하메드 살라, 올 여름 독일 바이에른 뮌헨에서 사우디 알나스르로 옮긴 사디오 마네와 함께 환상적인 보여줬고, 한국 팬들은 이들의 이름에서 글자 하나씩 따 '마누라 트리오'라는 별명을 붙였다.
사우디 팀들은 최근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유럽 축구에서도 스타급 선수들을 대거 데려오고 있다. 지난 시즌 2부리그에서 우승한 '승격팀' 알아흘리도 이런 흐름의 선봉에 선 팀이다.
이날 피르미누와 호흡을 맞춘 마레즈도 맨시티에서 공식전 236경기에 출전, 78골 59도움을 기록한 경력을 자랑한다. 둘과 스리톱으로 출전한 알랑 생막시맹도 2019년부터 EPL 뉴캐슬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했다.
세계 최고 리그로 평가받는 EPL에서도 경쟁할만한 스리톱 외 중원도 튼튼하다. AC 밀란(이탈리아), FC바르셀로나(스페인) 등 유수의 명문을 거친 코트디부아르 국가대표 프랑크 케시에가 이날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쾌승에 일조했다. 이날 알아흘리의 골키퍼 장갑도 지난 시즌까지 첼시(잉글랜드)에서 뛴 세네갈 국가대표 에두아르 멘디가 꼈다.
멘디는 2021년 첼시의 UCL 우승을 이끌고 UEFA 올해의 골키퍼에 올랐고, 세네갈의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우승에도 앞장서며 FIFA 최우수골키퍼도 차지했다.
축구팬들 입장에선 빅리그 스타 5명이 사우디 승격팀에 한꺼번에 포진했으니 놀랄 만도 하다.
피르미누는 올 초 일찌감치 리버풀과 결별, 자유계약 신분으로 새 둥지 찾아 나설 것임을 알렸다. 아직 31살로 손흥민과 같은 나이여서 그를 데려가기 위한 유럽 명문 구단의 손짓이 끊이질 않았다.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와 FC바르셀로나를 비롯해 이탈리아 나폴리, 잉글랜드 뉴캐슬 등이 그의 영입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피르미누는 이런 요청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고 결국 한 달 전 알아흘리의 녹색 유니폼을 입고 나타나 사우디 축구의 스타플레이어 쓸어가기 행진에 동참했음을 알렸다.
사진=알아흘리 SNS, 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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