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채수근 상병 순직 사건, D.P.2 데자뷔

윤슬기 2023. 8. 1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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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고(故) 채수근 상병 사건이 현실판 넷플릭스 드라마 'D.P.2' 사건으로 번지고 있다.

지난달 경북 예천군 수해 현장에서 급류에 휩쓸려 순직한 채수근 상병 사건의 배경에 군 지휘부의 무리한 지시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채 상병 사건 보고서와 관련 국가안보실 개입 의혹까지 제기됐다.

이런 상황 속 채 상병 사건은 외압 의혹으로 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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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상병보고서' 이첩·회수 둘러싸고 진실공방도
"누가 개입했는지 밝혀야"vs"안보실개입불가"

해병대 고(故) 채수근 상병 사건이 현실판 넷플릭스 드라마 'D.P.2' 사건으로 번지고 있다. 진실을 숨기려는 군 당국과 진실을 파헤치려는 이들의 진실 게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달 경북 예천군 수해 현장에서 급류에 휩쓸려 순직한 채수근 상병 사건의 배경에 군 지휘부의 무리한 지시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채 상병 사건 보고서와 관련 국가안보실 개입 의혹까지 제기됐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성과를 위해 무리한 지시를 남발, 결국 사망 사고가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작년 포항에서 수해 났을 때 해병대에 장갑차가 동원돼서 국민들에게 칭송받았지 않았나, 그런 것처럼 뭔가 성과를 내려고 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고 말했다.

고(故) 채수근 상병의 안장식이 7월22일 오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거행되고 있다. 채수근 상병은 7월19일 경북 예천 내성천에서 실종자를 수색하던 중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이어 "보여주기식 무리한 지시를 사단장이 내렸다고밖에 볼 수 없다"며 "그리고 안전 장구에 대한 개념을 떠나서 사실은 지금 해병대 병사들은 숙련된 어떤 재난 구조에 최적화된 요원이 아니기 때문에 소방 인력을 보조하는 업무가 적합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 속 채 상병 사건은 외압 의혹으로 번지고 있다. 앞서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채 상병 사건 조사 보고서의 경찰 이첩을 결재했지만, 돌연 보류했는데 이 과정에서 국가안보실이 개입했다는 의혹이다.

또 이 보고서에는 채 상병이 소속된 해병대 1사단의 임성근 사단장 등 8명의 과실치사 혐의에 대해 적혀있었는데, 윗선에서 이를 제외하라고 지시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은폐 논란도 확산했다. 보고서를 경찰에 이첩한 해병대 수사단장 A대령은 보류 지시를 어겼다는 이유로 보직 해임, 집단항명 수괴 혐의로 입건된 상태다.

야당에서도 국가안보실 개입 의혹을 주장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혐의사실을 빼라, 이첩하는데 어떻게 하라 이렇게 하는 것은 직권남용의 여지가 있다"며 "국가안보실이 개입한 건지 국방부 장관이 개입한 건지 명명백백히 밝혀야 된다"고 주장했다.

고(故) 채수근 상병의 안장식이 7월22일 오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거행되고 있는 가운데 동료들이 채 상병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김 의원은 9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종섭 국방부) 장관한테 보고된 문서를 제가 파악해 봤더니 거기에 초동수사 결과하고 이것을 경찰에 이첩하겠다는 내용이 있었다"며 "그걸(조사 보고서) 서명한 거 아니겠나, 그러기 때문에 그걸 다시 그다음 날 뒤집은 사건이 되는 것이다. 아주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여당은 국가안보실 개입 의혹에 대해 반박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같은 라디오에서 "국가안보실이 수사 이런 걸 개입할 수 없다"며 "이 사건은 워낙 국민적 관심이 높고 수해 현장에서 현장을 잘 지휘하지 못한 일들이기 때문에 은폐할 일도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범죄 혐의 적시 부분을 삭제하려고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현장에 나가 있는 사람들까지 적시하다 보니 현장에 나가 있는 사람이 구조작업을 했던 하사 같은 경우도 본인이 그럼 사망까지 다 예견할 수 있는 거냐 이런 문제가 나온다"며 "그러니 (이 장관이 출장을) 갔다 와서 다시 한번 검토를 한번 해보자고 얘기한 걸 항명하고 (조사 보고서를 경찰에) 그대로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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