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오세근과 빅포워드 부재, 대안은 하윤기-송교창
[이준목 기자]
▲ 7월 일본과 평가전에서 공격을 시도하는 이승현(33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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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했던 만큼 최상의 선수구성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주사위는 던져졌고, 이제는 아시안게임에서 증명해야할 시간이다.
대한민국농구협회는 지난 11일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나설 남자농구 대표팀의 최종 엔트리를 확정했다. 추일승 감독이 지휘할 대표팀 최종 12인 명단에는 김선형(서울 SK), 이우석(울산 현대모비스), 이정현, 전성현(이상 소노), 문성곤, 하윤기(이상 수원KT), 허훈, 송교창(이상 상무), 라건아, 이승현(이상 전주KCC), 김종규(원주DB), 문정현(고려대학교)이 이름을 올렸다.
최고참은 1988년생으로 35세의 김선형이다. 김선형과 김종규는 2014 인천아시안게임 우승 멤버중 유이하게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두 선수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동메달에 이어 이번이 3회 연속 아시안게임 출전이다. 또한 이미 이번 아시안게임을 끝으로 대표팀 은퇴를 시사한 귀화선수 라건아와 더불어 김선형-김종규의 고참 라인들에게는 항저우 대회가 태극마크를 달고 '라스트 댄스'가 될 것이 유력하다.
막내는 2001년생으로 22세의 문정현이다. 고려대에 재학중인 문정현은 이번 대표팀의 유일한 아마추어 대학생 멤버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추일승호의 평균 나이는 28.5세이며 평균 신장은 194.8cm이다.
전체적으로 아쉬움이 남는 최종명단이라고 할 수 있다. 대표팀에 큰 힘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했던 경험 많은 베테랑과 장신 포워드 자원들이 대거 탈락했다.
국내 최고의 토종빅맨으로 꼽히는 노장 오세근은 부상으로 제외됐다. 오세근은 김선형-김종규와 더불어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우승멤버이기도 하다. 2023-2024시즌을 앞두고서는 FA 자격을 얻어 서울 SK로 이적하면서 김선형과 한솥밥을 먹게 됐다. 경험이 풍부하고 국제대회에서도 꾸준히 좋은 활약을 펼쳐준 오세근이었기에 합류한다면 대표팀 빅맨진의 중심을 잡아줄 것이 기대되었지만 끝내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아시안게임 예비 명단에 포함되었던 여준석-이현중-양재민 등의 유망주들도 최종엔트리에서는 이런저런 이유로 모두 제외됐다. 이들 모두 해외에서 뛰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여준석은 미국 NCAA에서, 양재민은 일본 프로리그에서 뛰고 있으며 이현중은 호주 리그 입성을 앞두고 있다.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면 병역혜택도 주어지기에 영건들의 합류 불발이 더 아쉽게 느껴진다.
영건 포워드 3인방을 비롯하여, 대표팀 경력이 풍부한 '포인트포워드' 최준용(SK), 팀 전술 소화능력이 뛰어난 안영준(SK), 리바운드 가담와 운동능력이 양홍석(LG),이대헌(가스공사) 등도 모두 빠졌다.
추일승 감독은 다재다능한 장신 스윙맨들을 활용한 '포워드 농구'를 선호하는 지도자다. 대표팀에서도 높이와 운동능력을 갖춘 빅포워드 자원들을 중용하여 다양한 전술적 조합을 선보이며 가능성을 증명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이런저런 이유로 추 감독이 원하는 포워드 자원들을 충분히 활용할 수 없게 됐다.
이번 대표팀의 포워드 자원은 문성곤, 문정현, 송교창, 전성현이다. 이 중 전성현은 국제대회에서는 슈팅가드에 가까운 3점 슈터, 문성곤은 수비에 특화된 더 스페셜리스트이고 문정현은 아직 국제 경험이 부족하다. 대표팀에 공수와 높이를 모두 겸비한 장신 스윙맨이라고 할 수 있는 자원은 사실상 송교창(201cm) 한 명만 남았다.
자연히 이번 대표팀에서는 하윤기와 송교창의 중요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204cm의 하윤기는 힘과 높이를 겸비하여 '포스트 오세근'으로 꼽히는 한국대표팀의 차세대 빅맨 자원이다. 대표팀의 에이스인 라건아가 노쇠하며 예전에 비하여 골밑 장악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궃은 일을 해줄 수 있는 파트너로 현재 가장 유력한 것은 하윤기다.
또한 3.5번 유형의 송교창은 내외곽을 넘나드는 공격력에 수비시에도 넓은 영역을 커버해줄 수 있어서 최준용-여준석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다. 두 선수 모두 최근 기량이 크게 발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7월 열린 일본과의 두 차례 평가전에서도 많은 출전시간과 공수에 걸쳐 좋은 활약을 선보며 추일승호의 핵심임을 증명한 바 있다.
대힌민국 남자농구는 아시안게임에 총 17회 출전하여 4회(1970, 1982, 2002, 2014) 우승을 차지했다. 1962년 자카르타 대회부터 최근 15번의 대회에서 단 1번(2006년 도하, 8강)을 제외하면 모두 최소한 동메달 이상(은메달 6회, 동메달 5회)의 성적을 기록할만큼 아시안게임에서는 강한 모습을 보였다.
아시안게임 최다 우승팀은 7회 금메달을 차지한 중국이다. 이번 아시안게임 역시 2010년 광저우 대회에 이어 다시 중국에서 개최되며 홈어드밴티지까지 안게 되어 유력한 우승후보로 꼽힌다. 이밖에 이란, 일본 등의 전력도 위협적으로 평가받는다.
현실적으로 한국의 이번 대회 우승 전망은 쉽지 않다는 것이 많은 이들의 평가다. 하지만 홈에서 열린 2014년 인천 대회 금메달 이후 국제무대에서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는 한국농구 대표팀으로서는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명예회복과 재도약을 위한 중요한 무대라고 할 수 있다. 대표팀은 오는 13일 진천 선수촌에 소집해 본격적인 아시안게임 대비에 돌입한다. 오는 15일과 16일에는 한국가스공사와 연습 경기를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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