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참사에 태풍까지, 악조건 속 고군분투한 이들

김상화 2023. 8. 12.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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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2023 잼버리 K팝 슈퍼 라이브, 우여곡절 끝에 종료

[김상화 기자]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케이팝 슈퍼 라이브
ⓒ KBS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케이팝 슈퍼 라이브'(이하 '케이팝 슈퍼 라이브')가 우여곡절 끝에 11일 상암 월드컵 주경기장에서 개최되었다. 당초 지난 6일 새만금 부안 새만금 야외 특설무대에서 개최될 예정이었었던 이번 행사는 안전 문제 등으로 인해 11일로 연기된 바 있다.

공연장소도 급하게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변경되었다가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으로 다시 변경되면서 MC 및 출연진이 대폭 교체되는 초유의 상황을 겪기도 했다. 결국 당초 이날 방영될 예정이었던 KBS 2TV <뮤직뱅크>가 결방되었고 해당 프로그램 일부 출연진, 신규 섭외, 6일 출연 예정팀 등이 혼재된 새로운 공연 라인업이 마련되었다.

4만여 명의 전 세계 스카우트 대원, 1000여 대 이상의 버스가 상암에 운집하면서 초대형 공연으로 바뀌었다. 행사 전날 태풍 카눈의 북상과 악천후로 인한 안전사고 우려 속에 무대가 설치되는 등 시작 직전까지도 순탄치 않은 과정을 겪었다. 

방송 당일까지 우천... 최악의 환경에서 치른 콘서트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케이팝 슈퍼 라이브
ⓒ KBS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통과했지만 여전히 서울 지역은 하루종일 흐렸고 간간히 비가 내리는 등 쾌적한 환경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우천으로 인해 전날 진행됐어야 할 음향 리허설이 취소됐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본 공연을 앞둔 사전 준비에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이라면 보기 좋은 화면과 듣기 좋은 음향을 기대하는 건 사실상 무리에 가까운 일이었다.

다행히 생방송 음악프로그램으로는 최고로 손꼽히는 KBS 2TV <뮤직뱅크> 제작진이 대거 콘서트 준비에 투입된 터라 부족한 부분을 관록으로 채워 넣었다. 비록 카메라가 종종 흔들리고 일부 그룹의 무대에서 좋지 않은 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하지만 여타 행사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열악한 환경이었음을 감안하면 '고군분투'라는 표현이 이번 공연을 설명하는 제일 적합한 표현일 것이다. 우천시 공연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무대 위 가수들의 위험 천만한 상황도 다행히 발생하지 않았다.

가수들의 열정적인 무대... 스카우트 대원들의 환호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케이팝 슈퍼 라이브
ⓒ KBS
 
공연을 둘러싼 외부적 요인 및 논란을 별개로 놓는다면, '케이팝 슈퍼 라이브'는 주어진 환경을 어떻게든 최대한 활용한 제작진의 노고 덕분에 풍성한 내용으로 진행되었다. 갑자게 섭외되었지만 MC를 맡은 배우 공명, 유나(ITZY), 해인(뉴진스)은 성심성의껏 2시간 가량의 생방송을 이끌었다.

인기 댄스팀 홀리뱅에 이어 무대를 장식한 더보이즈를 시작으로 더뉴식스, ATBO, 싸이커스 등의 신인 그룹들은 패기 넘치는 신곡으로 자신들의 끼를 마음껏 분출했다. 비아이돌팀으로는 유일하게 출연한 팝페라 그룹 리베란테는 존 마일스의 명곡 'Music'을 개사한 'Musica'로 웅장한 분위기를 그려냈다.  

케이팝 신흥 대세로 손꼽히는 뉴진스, 아이브의 화려힌 인기곡 무대와 스카우트 복장으로 눈길을 모은 있지, 관록을 자랑하는 마마무의 열정적인 가창력이 분위기를 최고조로 끌어 올렸다. NCT드림의 '요거트 쉐이크' 'ISTJ'(아이에스티제이), 엔딩 단체곡 '풍선'을 함께 부르면서 <케이팝 슈퍼 라이브>는 밤하늘을 수놓은 폭죽, 세계 각국 스카우트 대원들의 환호를 뒤로 한채 막을 내렸다.

케이팝, 방송, 공연 노동자와 가수들의 노고가 없었더라면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케이팝 슈퍼 라이브
ⓒ KBS
잼버리 대회의 준비 소홀에 대한 잘잘못은 후일 정치권을 중심으로 책임 소재 규명에 돌입할 전망이다. 이와 별개로 '케이팝 슈퍼 라이브'는 가요 및 방송 관련 노동자들의 태풍 위험 속 준비와 급하게 무대에 올라간 가수들 덕분에 불상사 없이 종료될 수 있었다.

비록 안전사고는 없었지만, 태풍으로 인해 전국이 비상 체제에 돌입했음에도 불구하고 공연 준비에 인력이 투입된 것에 대한 비판이 곳곳에서 쏟아졌다. 어찌 보면 전날 위험을 무릅쓰고 무대를 설치하고 공연 장비를 경기장에 들여놓는 데 구슬땀을 흘린 노동자들은 이번 공연의 숨은 주역이 아닐 수 없다.

완벽한 콘서트 준비에 필수 요소인 리허설조차 쉽지 않은 상황에서 최상은 아니었지만, 최선의 영상을 만들어낸 KBS 제작진의 노고 역시 마찬가지다. 당초 예정에 없었던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부득이 기존 스케줄을 정리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상암 월드컵 경기장으로 달려온 가수들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존재들이다.

'케이팝 슈퍼 라이브'는 가장 나쁜 선례를 남긴 행사다. 탄탄한 사전 기획도 없이 일주일도 안 되는 기간 동안 초스피드로 마련된 터라, 향후 비슷한 일이 벌어질 경우 이번처럼 강행하면 된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사람들의 노고가 없었더라면 날짜, 장소, 라인업 변경이라는 초유의 행사가 제대로 열릴 수 있었을까? 잼버리 관계자들은 공연 준비에 힘쓴 방송, 가요, 공연계 종사자들에게 진심 담긴 고마움을 표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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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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