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는 '경소문2'가 아쉽다

김준모 2023. 8. 12.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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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리뷰] OCN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2: 카운터 펀치>

[김준모 기자]

 <경이로운 소문2: 카운터 펀치> 스틸컷
ⓒ CJ ENM
 
OCN 최고의 히트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은 시즌2가 tvN에서 제작을 확정하며 큰 기대를 모았다. 자금력의 규모가 늘어나면서 더욱 판을 키울 수 있는 추진력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이런 기대감을 충족시키듯 사람을 해치는 악귀와 이들을 잡는 카운터의 숫자를 늘린 건 물론 대세 배우들을 다수 캐스팅 하며 리뉴얼을 끝마친 <경이로운 소문2: 카운터 펀치>는 2023년 최고의 기대작 중 하나로 주목받았다.

입소문을 타며 OCN 역대 최고 시청률을 갱신했던 <경이로운 소문>의 시즌2는 tvN으로 이사 와서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메인 메뉴인 액션을 제외하고는 입맛을 사로잡는 힘을 잃어버렸다. 성공했다고 여겨진 시리즈의 예상치 못한 부진은 전작의 장점을 이어가지 못한 설정의 한계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경이로운 소문> 시즌1은 전형적인 소년만화 영웅서사의 구조를 보여줬다. 아픈 과거를 지닌 흙수저 소년 소문은 학교폭력을 당하는 등 고난을 겪다가 카운터라는 집단에 들어가 히어로로 거듭난다. 출생에서 비롯된 영웅의 능력과 고난의 극복을 통한 잠재력의 폭발, 이를 통한 신화의 완성이라는 영웅서사의 구조는 전형적이지만 가슴을 강하게 두드리는 힘을 지니고 있기에 오랜 시간 사랑받았다.
 
 <경이로운 소문2: 카운터 펀치> 스틸컷.
ⓒ CJ ENM
 
여기에 이홍내, 옥자연 등 당시 라이징 스타들이 보여준 강렬한 악역 연기와 열정의 가모탁, 따뜻함의 추매옥, 시크함의 도하나 등 개성 강한 카운터들이 소문과 좋은 조합을 형성하며 호평을 자아냈다. 시즌1이 잘 닦아놓은 토대에서 주인공의 성장서사를 반복할 수 없다는 점은 시즌2가 극복해야 할 문제였다. 이를 위해 내세운 새로운 카운터 캐릭터 나적봉은 이를 해결할 구원자가 되지 못했다.

일본 애니메이션 속 과장된 코믹 캐릭터 같은 모습은 호불호가 크게 나뉘는 모습이다. 여기에 시골총각의 순박함이 재미와 감동보다 답답한 모습 보여주며 이질감을 준다. 이는 동료가 죽으며 실의에 빠진 카운터들과 감정적으로 강하게 엮인 소문과 달리, 인력부족으로 들어왔지만 부족한 능력으로 꿔 놓은 보릿자루가 되어버린 적봉의 캐릭터 때문이라 볼 수 있다.

적봉의 문제는 드라마 전체의 문제점인 대사의 매력 부족을 여실히 드러내는 부분이기도 하다. <경이로운 소문>은 시즌1에서 두 번 작가가 바뀌었다고 한다. 이번 작품의 경우 마지막으로 펜을 쥐었던 김새봄 작가가 집필을 했다. 우여곡절 끝에 시리즈의 새로운 포문을 열게 된 작가는 원작이 있는 작품의 장점인 스토리에 대한 고민을 최소화 하면서 얻은 시간이 무색할 만큼 대사를 맛깔나게 살려내지 못하고 있다.
 
 <경이로운 소문2: 카운터 펀치> 스틸컷
ⓒ CJ ENM
 
히어로물의 대사는 주인공의 결의와 의지, 그 강함을 강조하며 상황에 대한 몰입을 더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사가 오글거리게 느껴지는 순간 영웅은 멋을 잃고 비장함이 사라진 액션은 눈요기로 전락한다. 몰입을 잃어버린 시청자들은 시즌1도 이런 느낌이었나 하는 기억왜곡의 혼란을 경험하고 있다. 적봉의 캐릭터 역시 대사가 촌스럽고 전형적이다 보니 안 그래도 촌티나는 캐릭터를 올드보이로 느껴지게 만들어 버렸다.

그래도 반전을 도모할 요소가 있다면 바로 악귀다. 매력적인 빌런은 히어로를 더욱 빛나게 만들어 준다는 말처럼 빌런 캐릭터에 꽤나 공을 들였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강기영과 <더 글로리>의 김히어라를 메인으로 내세우며 요즘 가장 핫한 배우들을 캐스팅했다. 여기에 하이라이트가 진선규의 마주석이다. 소문의 은인으로 선한 마음을 지닌 소방관이었지만, 아내와 자식을 잃고 악귀가 된 입체적인 캐릭터로 앞으로 악귀 진영에 힘을 더할 예정이다.

<경이로운 소문2: 카운터 펀치>는 슬슬 가드를 풀고 시청자들을 향해 카운터 펀치를 날려야 할 시기에 이르렀다. 확실한 장점인 액션이 여전히 위력적이라는 점에서 반전의 가능성이 더해진다면 입소문을 탔던 시즌1의 역사 재현도 불가능은 아닐 것이다. 제목 그대로 '경이로운 소문'을 완성하며 케이블 드라마 역사에 한 획을 그었던 이 드라마의 프랜차이즈화가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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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키노라이츠 매거진과 김준모 시민기자의 개인 브런치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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