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성남도개공 사업에 참여" 이재명 자필 공문 확보한 檢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도시개발공사를 사업에 참여시킬 것”이라고 자필로 쓴 내부 공문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오는 17일 이 대표 소환조사에서 성남도개공이 사업에서 배제된 경위와, 공공이 가져갈 수 있었던 이익이 왜 민간업자에게 돌아갔는지 등에 대해 조사할 계획이다.
'성남도개공 사업 배제'…백현동 의혹 핵심
11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엄희준)는 이 대표와 정진상 전 민주당 당대표 정무조정실장 등이 원래 계획을 바꿔 성남도개공을 사업에서 배제한 경위와 관련해 시기별 사실 확인에 주력하고 있다. 성남도개공이 사업에서 배제된 것은 이 대표가 민간업자에게 특혜를 주고 성남시에 손해를 입혔다는 배임 혐의와 직결되는 부분이다.
검찰은 성남시 내부 문건 중 이 대표가 “성남도개공을 (백현동) 사업에 참여시킬 것”이라는 자필 메모를 남긴 것에 대해 당시 성남시 공무원들로부터 구체적인 지시사항 등 관련 진술을 확보했다. 당초 성남시는 2015년 3월 민간업자와 논의 과정에서 ‘성남도개공 참여’를 조건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도중에 계획이 바뀌어 민관합동 방식이 무산되고 순수 민간개발로 진행됐다. 민간사업자들은 개발이익으로 3000여억원을 챙겼다.
검찰은 성남도개공이 배제된 과정에 백현동 사업 로비를 맡았던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의 역할이 있었다고 보고 있다. 김씨는 이 대표의 첫 정치 도전인 2006년 성남시장 선거 때 선대본부장을 지냈고, 2010년 이 대표가 시장에 당선된 뒤엔 사업 인허가를 따내는 로비스트로 활동했다.
김씨는 “이재명 측과 2010년에 틀어졌다”고 주장하지만, 이 대표의 최측근 정진상 전 실장은 2016년 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김씨와 특별면회를 했다. 백현동 사업이 논의된 2014~2015년에도 두 사람이 115차례 통화한 내역이 있다.
당시 성남도개공 사장 직무대리는 유동규씨가 맡고 있었다. 유씨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2015년 1~2월에 이 대표가 ‘(김)인섭 형님이 한다니까 잘 챙겨라’고 지시했다”면서 “한참 뒤에야 우리 성남도개공이 배제된 상황을 듣고 ‘어떻게 된 겁니까’라고 물으니, 이 대표가 ‘모르고 있었느냐’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로비스트 김인섭 청탁 후 용도변경, 임대아파트 비율 낮춰
검찰은 김씨가 정 전 실장에 백현동 관련 청탁을 최소 두 차례 넣은 것으로 파악했다. 김씨 공소장에는 “성남도개공이 사업에 참여하면 배당수익을 분배해야 하는 등 문제가 예상되자, 민간업자가 2015년 2~3월경 김씨에게 부탁했다. 김씨는 정진상 전 실장에게 ‘성남도개공이 참여하면 사업 수익성이 너무 악화된다. 도개공이 참여하지 않도록 조치해달라’고 요구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후 이 대표는 백현동 부지를 자연녹지에서 준주거지역으로 한꺼번에 4단계 용도상향하는 방안에 서명했고, 2015년 9월 확정됐다. 김씨는 이듬해 1월 수감 중인 안양교도소에 특별면회를 왔던 정 전 실장에 2차 청탁을 했다. 이 무렵 이 대표는 임대아파트 비율을 100%에서 10%로 줄이는 내부 문건에 결재했다.
이 대표는 지난 10일 백현동 관련 검찰 소환 통보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민심이 윤석열 정부에 등을 돌릴 때마다 검찰이 이재명 죽이기에 나섰다”며 “그럼에도 저는 당당히 소환조사에 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철웅·허정원 기자 kim.chulwo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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