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잿더미' 하와이, 사망자 67명으로 늘었다…"한인 인명피해 없어"
미국 하와이 마우이섬에서 수일째 이어진 산불로 인한 사망자 수가 67명으로 늘었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산불이 발생한 하와이주 마우이 카운티 당국은 사망자 수가 앞서 집계된 55명에서 67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마우이 카운티는 “진화 노력이 이어지는 가운데, 진행 중인 라하이나 화재에서 12명 추가 사망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앞선 수치는 건물 밖에서 발견된 사망자를 집계한 것으로, 건물 내부 수색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사망자 수는 지금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써 이번 마우이섬 산불은 1960년 하와이섬 힐로에서 쓰나미로 61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이래 63년 만에 하와이주 최악의 자연재해가 됐다.
당국은 다만 구체적인 실종자와 이재민 규모에 대해서는 아직 밝히지 않았다. 일부 현지 언론은 화재 전 라하이나 거주 인구가 약 1만3000명인 것을 고려해 실종자가 1000여명, 이재민은 1만1000여명이 발생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한인 동포나 관광객 인명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다만 현지 거주 한인들의 집이나 상점이 불타는 등 경제적 피해는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주호놀룰루총영사관은 이날 연합뉴스에 “현재까지 한인 동포나 한국인 관광객의 인명피해 신고는 접수되지 않았다”며 “관광객들은 수십명 이상이 마우이섬을 빠져나갔다”고 밝혔다.
외교당국은 이 산불로 여권이 소실된 한국 여행객에게 긴급 여권을 발급하고, 현지에 영사 2명을 파견해 공항과 임시대피소 등에서 우리 국민·동포 대피를 지원하고 있다.
주호놀룰루총영사관은 마우이 체류 가능성이 있는 인원을 200명 안팎으로 추산했다.
다만 당국은 정확한 체류 인원 파악에는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인 관광객이 미국 영내인 하와이 본섬의 호놀룰루에 들어올 때는 입국 기록이 남지만 하와이 내 이동은 딱히 기록이 남지 않기 때문이다.
주호놀룰루총영사관은 마우이섬에서 화재 이후 숙소에 들어가지 못하는 한국인 관광객들을 한인교회인 마우이 순복음교회에서 마련한 임시 대피소로 안내했는데, 이곳에는 현재까지 이틀간 관광객 4팀이 다녀갔다.
현재 이 교회 대피소에는 주요 피해지역인 라하이나에서 거주하며 자영업을 하다가 이번 화재 때 가까스로 빠져나온 60대 한인 부부만 머물고 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마우이 한인회 등 현지 동포사회에서 파악한 한인 피해 규모는 주택 4채, 사업장 12채, 한인 소유 건물 2∼3채 등이다. 이들 건물 모두 전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보람 기자 lee.boram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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