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흉기난동 피해자 얼굴 공개…"제 첫사랑" 남편의 울분
‘분당 서현역 흉기난동’ 사건 유족이 숨진 피해자의 사진 등을 공개하면서 가해자 최원종(22)에 대해 엄벌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고(故) 이희남 씨의 유족은 발인 사흘 만인 지난 11일 KBS뉴스를 통해 이씨 이름과 그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영상 등을 공개했다.
유족이 공개한 자료에는 이씨의 장례식 당시 모습과 이씨가 생전 남편 A씨와 수영을 하거나 생일 케이크의 초를 끄며 행복해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씨 남편 A씨는 “(아내는) 대학교 1학년 때 만난 제 첫사랑”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 아내가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거 보고 내가 완전히 미쳐버렸다”고 사건 당시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유족은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가 주목받는 현실을 납득할 수 없다고 이씨 사진을 공개한 이유에 관해 설명했다.
이씨의 사위 B씨는 “범죄자에게 서사를 부여하는 건 저는 정말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걸로 인해 피해가 달라지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유족들은 가해자인 최원종에 대해 감경 없이 엄벌이 내려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A씨는 취재진에게 “이게 차 사고입니까”라며 “완전히 그건 테러”라고 말했다.
이씨는 지난 3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인분당선 서현역 AK플라자 일대에서 최원종이 인도로 돌진한 차량에 치여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숨졌다.
최원종은 이후 차에서 내린 뒤 백화점 안으로 들어가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둘렀다.
이 사건으로 이씨를 포함해 1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쳤다. 최원종 차에 치인 또 다른 20대 여성도 연명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10일 최원종을 살인 및 살인미수, 살인예비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최원종은 이날 송치 과정에서 얼굴을 드러내고 “피해자분들에게 정말 죄송하고 지금 병원에 계신 피해자분들은 빨리 회복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사망한 피해자께도 애도의 말씀 드리고 유가족분들에게 정말 죄송하다”고 했다.
하지만 최원종은 경찰 조사에서와 마찬가지로 ‘스토킹 집단’에 대해 재차 언급하는 등 횡설수설했다. 최원종은 ‘아직도 피해자들이 스토킹 집단 조직원이라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제가 몇 년 동안 조직 스토킹의 피해자였고, 범행 당일날도 괴롭힘을 당하고 있었다”며 “집 주변에 조직원이 많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보람 기자 lee.boram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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