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쏟아부은 127구 역투, 그 정도로 '외국인 에이스'는 승리가 간절했다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127구. '외국인 에이스'는 투구수가 늘어나도 마운드를 떠날 생각이 없었다. '디펜딩챔피언'을 상대로 역투를 펼친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투수 데이비드 뷰캐넌은 그 어느 때보다 승리가 간절했다.
삼성은 11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원정경기에서 5-4 1점 차 승리를 거뒀다. 2연승을 달린 삼성은 41승1무56패(0.423)가 됐고, 승률에서 한화 이글스에 1리 차로 앞서면서 9위에서 8위로 순위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
타선에서 팀에 리드를 안긴 5회초 이재현의 역전 솔로포, 김성윤과 오재일의 멀티히트 활약이 있었다면 마운드에서는 단연 선발투수 뷰캐넌의 존재감이 돋보였다. 이날 선발 중책을 맡은 뷰캐넌은 6이닝 9피안타 1사사구 2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고, 무려 127구를 던지면서 KBO 데뷔 후 한 경기 최다 투구수(종전 119구·지난해 5월 14일 대구 두산 베어스전, 지난달 13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를 소화했다.
시작부터 뷰캐넌에게 위기가 찾아왔다. 1회말 테이블세터 추신수와 김강민에게 안타를 내준 뷰캐넌은 최주환과 10구 승부 끝에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헌납했다. 여기에 후속타자 최정의 볼넷 이후 박성한의 2루수 땅볼 때 3루주자 김강민의 득점으로 추가점까지 내줬다. 김성현의 안타 이후 2사 1·2루에서 한유섬을 2루수 땅볼로 처리하고 나서야 한숨을 돌렸다. 1회 투구수만 무려 37개에 달했다.
그러나 뷰캐넌은 빠르게 안정감을 찾으면서 2회말을 삼자범퇴로 매듭지었고, 선두타자 김강민이 안타로 출루한 3회말에는 최주환-최정-박성한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을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4회말에 김성현과 한유섬의 연속 안타로 무사 1·2루의 위기를 자초했지만, 뷰캐넌은 조형우에게 투수 땅볼을 유도한 뒤 3루로 공을 던져 2루주자를 잡아냈다. 3루수 류지혁도 재빠르게 2루로 공을 던져 1루주자까지 아웃 처리했고, 무사 1·2루가 순식간에 2사 1루로 바뀌었다. 뷰캐넌 특유의 위기관리능력이 돋보인 순간이었다.
4회초 호세 피렐라의 동점 2타점 2루타, 5회초 이재현의 역전 솔로포와 구자욱의 1타점 2루타로 타선이 힘을 내자 뷰캐넌도 탄력을 받았다. 5회말 선두타자 추신수의 안타 이후 세 타자 연속 범타로 위기를 넘긴 뷰캐넌은 6회말 1사에서 김성현과 한유섬의 안타로 1사 1·2루를 만들었지만, 김민식과 최지훈을 각각 인필드 플라이와 삼진으로 돌려세워 이닝을 매듭지었다. 최지훈의 삼진과 함께 이닝이 끝나는 순간 뷰캐넌은 주먹을 불끈 쥐며 격하게 환호했다.
이날 삼성은 무려 6명의 투수가 마운드에 오를 정도로 남은 3이닝 동안 어떻게든 리드를 지키려고 했다. 이재익이 7회말을 마무리한 것까지는 문제가 없었지만, 8회말이 최대 위기였다. 김태훈-좌완 이승현-우완 이승현이 이닝을 끝내지 못했고, 결국 1사 1·2루에서 김민식의 평범한 뜬공 타구를 우익수 이성규가 잡지 못하는 사이 2루주자 김성현이 홈을 밟아 4-4 동점이 됐다. 자연스럽게 승리 투수 요건을 갖췄던 뷰캐넌의 시즌 9승 도전도 다음 기회로 미뤄졌다.
그나마 2사 1·2루에서 등판한 장필준이 추신수에게 삼진을 솎아냈고, 타선은 9회초 1사 만루에서 김현준의 유격수 땅볼 때 3루주자 김동진의 득점으로 다시 리드를 되찾으면서 승리에 한 걸음 다가섰다. 그리고 9회말에 구원 등판한 마무리투수 오승환이 출루 허용 없이 공 11개로 김강민-최주환-최정을 삼자범퇴로 막아내면서 승리를 완성했다.
승리투수가 되진 못했어도 뷰캐넌은 팀의 승리가 확정된 뒤 그 어떤 선수보다도 기뻐했다. 최근 팀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아 있는 가운데서도 자신이 등판하는 경기에서 팀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었던 게 뷰캐넌의 마음이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종아리 부상으로 팀을 떠난 앨버트 수아레즈의 대체 외국인 투수 테일러 와이드너가 삼성 선수단에 합류한 첫날이었다. 투수교체 이후 여유롭게 휴식을 취할 법도 했지만, 뷰캐넌은 더그아웃에서 와이드너와 끊임없이 대화를 주고받으며 적응을 도왔다. 모든 팀 구성원들과 삼성팬들이 뷰캐넌에게 고마움을 느끼는 건 단지 잘해서만이 아니다. 그가 팀을 위해서 '진심'을 보여주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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