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장기물 조달 ‘먹구름’...중소형사 부담 심화

백서원 2023. 8. 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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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가 장기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와 증권채에 대한 투자심리 위축에 따른 여파다.

문제는 중소형사들의 부동산 PF뿐만 아니라 대형사 관련 해외 대체투자 위험까지 하반기 신용등급의 부정적인 요소로 떠올랐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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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올證 미매각에 발행 규모 축소...증권채 투심위축 지속
부동산PF·해외대체투자 리스크 재부상...등급하향 우려
투자 이미지. ⓒ픽사베이

증권업계가 장기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와 증권채에 대한 투자심리 위축에 따른 여파다. 특히 중·소형사들이 단기 채무를 장기 차입으로 전환해 차입구조 개선에 나서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난항이 예상된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은 지난 8일 500억원어치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1년물은 연 7.0%로 200억원, 1.5년물은 연 7.3%로 300억원 규모다.

당초 다올투자증권은 1년물 600억원과 1년 6개월물 200억원 등 총 800억원어치 발행을 목표로 했다. 그러나 지난달 28일 진행된 수요예측 결과 1년물에 180억원, 1년6개월물에 300억원 등 480억원의 매수 주문만 받으면서 결국 발행 규모를 줄였다.

다올투자증권이 공모채 발행을 진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사모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왔지만 만기가 상대적으로 긴 공모채 발행으로 차입구조 장기화에 나선 것이다. 회사 측은 이번에 확보한 자금을 기업어음(CP)과 전자단기사채 등 단기물의 장기채 차환 용도로 사용할 예정이다.

다만 업계에선 다올투자증권이 공모채 흥행을 위해 높은 금리 조건을 내세웠음에도 일부 미매각이 발생했다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회사 측은 공모 희망 금리 밴드로 1년물 6~7% 1.5년물 6.3~7.3%를 제시했는데 이는 다올투자증권이 속한 ‘A(안정적)’ 등급 회사채 대비 시장 친화적인 수준이었다.

이에 따라 부동산 PF에 대한 시장의 높은 경계감이 확인됐다는 업계 평가가 나온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다올투자증권의 부동산 PF 관련 우발채무 및 기업여신 규모는 5995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78.2%에 달하는 규모다.

특히 업계는 지난달 초 새마을금고의 대규모 예금인출 사태(뱅크런) 우려와 GS건설의 전면 재시공 결정 등으로 부동산 PF 리스크가 재부상한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사와 저축은행, 증권사의 신용도 하향 조정 우려가 다시 커지면서 증권채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는 지적이다.

부동산 업황 악화가 길어질수록 대형사보다는 중소형사의 타격이 크다는 점에서 중소형사들의 재무 건전성을 둘러싼 고민도 지속되고 있다.

문제는 중소형사들의 부동산 PF뿐만 아니라 대형사 관련 해외 대체투자 위험까지 하반기 신용등급의 부정적인 요소로 떠올랐다는 점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증권업종의 자기자본 대비 해외 부동산 자산 비중은 대형사 24%, 중소형사 11%로 해외 대체투자 리스크는 대형사가 더 취약한 상태다.

이화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고금리 회사채 투자매력에도 불구하고 올 연말 신용등급 하향 압력 증가 등 부담이 상존하고 있다”며 “미국 상업용 부동산과 국내 부동산 PF의 시스템 리스크 확산 가능성도 잠재적 불안 요인으로 미 부동산의 경우 향후 1~3년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여파 속에서 앞서 증권채를 찍은 KB증권과 한국금융지주 등도 증액 발행에는 성공했지만 개별 민간채권평가사(민평) 금리보다 높은 오버금리에서 발행되는 아쉬운 성적을 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원래 증권업은 업황 불확실성이 커 회사채 시장에서 선호받는 업종이 아니다”라며 “다만 중소형사들의 경우 단기 차입을 줄여 외부 충격으로부터 안정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대형사보다 훨씬 더 중요해진 상황인데 회사채 시장에서 투자 매력이 떨어지고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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