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인터뷰] “챔피언 벨트보다 최두호전”…UFC 레전드 스완슨의 ‘자부심’

김희웅 2023. 8. 12.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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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페더급 레전드 컵 스완슨.(사진=UFC)
UFC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스완슨과 최두호의 경기.(사진=게티이미지)
스완슨에게 최두호와 경기는 챔피언 벨트보다 더 가치가 있다.(사진=게티이미지)
컵 스완슨(39·미국)은 미국 종합격투기(MMA) 단체 UFC 리빙 레전드다. 2004년에 프로에 데뷔해 2011년부터 UFC에서 활약 중이다.

MMA 41전(28승 13패), 옥타곤에서만 22전(13승 9패)을 쌓은 그에게도 딱 꼽을 수 있는 ‘인생 경기’가 있다. 바로 7년 전인 2016년 12월 벌인 최두호(32)와 경기다. 당시 페더급 랭킹 4위였던 스완슨은 11위였던 ‘신예’ 최두호를 상대로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는 접전 끝 판정승을 거뒀다. 지난해 열린 UFC 명예의 전당 헌액식에서 둘의 싸움이 파이트 부문(fight wing)에 헌액됐다.

국내에서도 지금까지 회자하는 이 경기는 스완슨에게도 의미가 매우 컸다. 그는 최근 본지를 통해 “(명예의 전당 입성이) 내겐 이 세상 전부다. 난 최두호에게 크게 빚진 셈이다. 왜냐면 난 한 번도 타이틀에 도전해 보지 못했다. 오랫동안 활동했고 모든 선수와 싸웠지만, 모든 사람이 최두호와의 경기로 날 기억한다. 그 경기 덕에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지금 사람들이 그 경기를 통해 나를 가장 많이 기억하기 때문”이라며 “최두호와 나는 언제나 그 기억을 공유할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그와 한 번 더 붙을 기회가 아직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왕좌’에 오르는 것보다 더 가치 있다는 게 스완슨의 생각이다. 그는 “내가 이 스포츠에 뛰어든 이유는 흥미진진하고, 창의적인 경기를 해 다른 차원을 선보이기 위함이었다. MMA는 아직 초창기에 불과하다. 그래서 내가 흥미진진한 경기로 알려지는 게 내겐 더 의미 깊다”며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것이 챔피언보다 더 오래 기억될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다. 위대한 챔피언으로 기억되려면 여러 차례 방어전을 해야 한다. 한 번 챔피언이 된 건 그리 큰 의미가 없다. 하지만 명예의 전당 입성자는 챔피언들보다 훨씬 적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최두호와 스완슨은 2016년 12월 3라운드 내내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는 명경기를 연출했다.(사진=게티이미지)
스완슨의 소망은 격투기의 지평을 넓힌 인물로 기억되는 것이다.(사진=UFC)
역대급 명경기였던 만큼 2019년 재대결 가능성도 피어났다. 하지만 당시 스완슨이 부상당하면서 무산됐다. 스완슨은 “(최두호와) 한국에서 싸운다면 정말 멋질 거다. 나는 한국 팬들이 정말 멋지단 걸 알고 있다. 미국에서도 많은 한국인이 길거리에서 나를 알아보고 인사를 건넨다”면서도 “우리가 리매치를 한다면 내 홈에서 했으면 한다. 내 홈인 팜 스프링스에는 새로운 아레나가 지어졌고, 우리 주민들은 이런 큰 경기를 볼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30대 초반에 최두호와 역사를 쓴 스완슨은 어느덧 불혹을 앞뒀다. 아직 멈출 생각은 없다. 스완슨은 “난 항상 흥미진진한 경기를 펼치고, 격투기의 지평을 넓힌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 앤더슨 실바가 상대를 이기는 모습이나, 앤서니 페티스가 케이지를 박차고 올라 킥을 날리는 것처럼 말이다. 나는 창조적이고, 상대를 헷갈리게 만든다. 내 격투 스타일이 성장하는 젊은 세대들이 흥미진진한 경기 스타일을 구축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느낀다”고 했다. 

다시 본 체급인 페더급으로 돌아온 스완슨은 오는 13일 하킴 다우두(캐나다)와 주먹을 맞댄다. 그는 “다우두는 킥복싱이 뛰어난 굉장히 폭발적인 선수다. 그라운드 게임은 별로 좋지 않지만 그래도 분명 자신이 좋아하는 타격전을 유지하는 탁월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면서도 “나는 카오스를 만들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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