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산삼' 전복값 반토막 났다…엎친데 덮친격, 어민 울상 왜
‘바다의 산삼’으로도 불리는 전복 가격이 반 토막 나면서 어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작황 호조로 전복 공급이 많이 늘어났지만,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논란 등으로 소비자들의 불안 심리가 커지면서 수요가 크게 위축된 탓이다.
12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전복(8마리) 산지 가격은 지난달 기준 ㎏당 2만3217원에 거래됐다. ㎏당 4만2609원에 거래됐던 지난해 7월과 비교해 45.5%나 내렸다. 전월(2만2957원)과 비교하면 7% 감소한 수준이다.
산지 가격이 급락하면서 실제 마트에서 판매되는 소비자가도 크게 줄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10일 기준 전복 5마리 소매 가격은 1만479원으로, 1년 전 가격(1만5671원)보다 33.1% 쌌다. 이는 중량과 무관한 평균가다.
‘전복 풍년-소비 감소’ 엇박자…“어업인 어려움 커”
다른 수산물과 비교해 전복 가격이 유독 큰 폭으로 떨어지는 것은 ‘공급 증가’와 ‘수요 감소’ 요인이 동시에 맞물린 영향이 크다.
우선 지난해 전복 작황이 호조를 보이면서 생산량과 출하 가능 물량이 많이 늘어난 것이 일차적이다.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1년산 이상 전복 양성 물량은 5억9111만 마리로, 전년 대비 5.4% 증가했다. 서진희 해양수산부 어촌양식정책과장은 “보통 여름철 고수온·태풍 영향으로 양식 전복 일부가 폐사하는데, 지난해의 경우 피해가 거의 없었던 덕에 올해 전복 생산량이 크게 늘어났다”며 “특히 올해 고수온 시기가 오기 전에 어민들이 전복을 출하하려고 노력하다 보니 공급이 많아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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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까지 수산물 할인행사…‘소비 촉진’ 주력
이에 정부와 수협은 국내 수산물 소비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대대적인 캠페인에 나서고 있다. 이달 30일까지 마트와 온라인몰에서 수산물을 구입할 때 최대 50%까지 할인을 받을 수 있는 ‘대한민국 수산대전 여름휴가 특별전’이 대표적이다. 전복을 비롯해 바닷장어·우럭·가리비·멍게 등 5개 품목이 할인 판매되고, 업체가 자율적으로 할인 품목 수산물을 정해 판매할 수 있다. 구도형 해수부 유통정책과장은 “국민의 불안감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국내 수산물이 안전하다는 사실을 알리고, 수산물 소비 자체를 늘어날 수 있도록 노력해 어업인들을 도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동진 수협중앙회장은“수산물이 안전하다는 과학적 사실을 국민들에게 알기 쉽게 알림으로써 불안감을 근본적으로 해소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수협에서는 수산물의 안전성을 널리 전파하여 국민적 우려와 걱정을 불식시켜 나가고, 이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어업인들을 지원하는데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사능 2011년의 1000분의 1"
한편 과학계에선 후쿠시마 오염수가 방류되더라도 국내 해역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고 설명한다. 특히 방류가 아직 시작도 안 됐는데 벌써부터 소비자들의 불안을 과도하게 자극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현철 부산대 교수는 지난달 부산에서 열린 ‘전문가 초청 대시민 토론회’에서 “이번에 방류하는 처리수의 방사능 양은 2011년 후쿠시마 사고 당시 태평양으로 방류된 방사능 양의 1000분의 1에 불과하다. 그동안 우리 해역에서는 세슘-137이나 삼중수소의 농도가 전혀 변한 사실이 없다”며 “일본의 오염수 방류는 우리 바다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밝혔다.
세종=나상현 기자 na.sang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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