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공무원 왜 이러나..."특수교육 전공자 성적 낮다" 파장
교육부 공무원이 유아특수교사들 앞에서 “특수교육 선택자의 성적이 낮다”는 발언을 해 교사들이 반발하는 일이 벌어졌다. 교육부 간부가 열흘 만에 뒤늦게 교사들에게 사과했지만 교육계에서는 교육부가 특수교사들을 비하해 교권을 침해했다는 반응이 나온다.
“특수전공, 성적 낮아” 발언에 눈물 흘린 교사들
문제의 발언은 지난달 28일 국회에서 열린 ‘특수교육대상 영유아를 위한 유아학교를 제안하다’ 정책 토론회에서 나왔다. 이 자리에 참석한 교육부 이모 연구관은 발표 중에 “(유아교육과나 특수교육과에서) 유치원 특수 과정 선택하는 분들이 (성적이) 가장 낮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유아 특수교사 양성 체계가 독립적이어야 한다고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현재 국내 4년제 대학에서 유치원 특수교사 양성 과정은 12개 대학이 운영하는데, 5개 대학은 유아특수학과를 따로 두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유아교육과나 특수교육과에 입학한 뒤 세부 전공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성적이 가장 낮은 학생들이 유아특수교육을 전공하게 된다는 것이 이 연구관의 주장이었다.
현장에 참석한 교사들은 즉시 항의했다. 김현숙 전국유아특수교사 연합회장은 “유아특수교사들이 어떤 마음으로 진로를 택했고 유치원의 통합교육을 정착시키기 위해 어떤 피땀을 쏟았는지 모르고 한 말씀”이라고 말했다. 부산의 한 특수유아교사는 “특수유아교육이 힘들어서 학생들이 가지 않는다는 생각은 안 해 보셨냐”고 묻다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 연구관은 “표현이 부적절 해서 상처를 입으셨다면 죄송하다. 그런 의도는 아니었다”고 했다.
고개 숙인 교육부 “관련 TF 만들겠다”
교육부는 사건 발생 열흘이 지나서야 사과를 했다. 이상진 교육부 유보통합단장은 7일 이 연구관과 함께 특수교사연합회를 찾아 고개를 숙였다. 이 단장은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발언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유아특수교육에 대해 폭넓게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연합회 측은 유보통합 추진 과정에 유아특수교육 전문가를 포함하라는 요구 사항을 전달했다. 교육부는 “특수교육과 관련한 별도의 TF(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현장 의견을 듣겠다”고 했다.
김정선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특수교육위원장은 “이번 비하 발언 논란은 교육부가 급하게 유보통합을 추진하면서 담당 공무원조차도 숙고되지 않은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것”이라며 “향후 유보통합이 제대로 된 방향으로 흘러가려면 교육부가 더 세심하게 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민지 기자 choi.minji3@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수능 폐지 외치는 수능 창시자 “지금 수능, 공정하지 않다” | 중앙일보
- "학생, 그냥 타" 기사 배려에…버스 회사에 '통 큰 보답' 한 부모 | 중앙일보
- '바다의 산삼' 전복값 반토막 났다…엎친데 덮친격, 어민 울상 왜 | 중앙일보
- 일론머스크 두 아이 낳고 결별…35세 여가수 "인생 최고 인턴십" | 중앙일보
- 회식 중 캐디 볼 꼬집고 추행…"기억 안나" 30대 마스터 집유 | 중앙일보
- "박수홍, 막냇동생 증언에 흐느껴"…다음 재판, 모친이 법정 선다 | 중앙일보
- 尹 부부도 이재명도 노린다…테러에 몸떠는 정치권의 업보 | 중앙일보
- "칼에 찔려 찼는데 내가 피의자"...이러니 한동훈 말 믿을수 있나 | 중앙일보
- 20초 얼어붙은 81살 의원, 결국 퇴장했다…美 장로정치 논란 [세계 한잔] | 중앙일보
- 잼버리 4만명 '한국어 떼창'…월드컵 경기장 뒤흔들었다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