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무환 교훈 남긴 태풍 ‘카눈’… 내륙 관통에도 피해 최소화

침수 등 379건 보고…인명 피해 없어
尹 대통령, 꼼꼼한 이재민 지원 주문
주말부터 더위… 일부 지역 폭염특보

제6호 태풍 ‘카눈’이 지나가면서 침수 피해를 입은 강원도 속초의 한 식당에서 11일 자원봉사자들이 바닥에 묻은 흙을 씻어내고 있다. 전날 밤 카눈이 동해안 지역을 지나갈 때 400㎜ 안팎의 많은 비를 쏟아내면서 속초와 동해, 강릉 지역에서 다수의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연합뉴스

제6호 태풍 ‘카눈’이 전국을 훑고 지나가면서 제방 유실, 주택 침수 등 379건의 피해가 발생했다. 태풍이 이례적으로 한반도 내륙을 관통했지만 적극적인 통제와 대피로 대응한 결과 인명 피해를 최소화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11일 오전 11시 기준 ‘카눈’으로 인해 공공시설 196건, 사유 시설 183건의 피해가 집계됐다고 밝혔다. 도로 침수·유실은 70건(부산 39건, 경북 19건 등)이며 토사 유출은 6건, 제방 유실 10건, 교량 침하 2건, 가로수 쓰러짐을 포함한 기타 103건 등이다.

주택 침수는 30건(강원 19건, 대구 11건), 주택 파손은 3건이 집계됐다. 상가 침수는 16건(대구 15건), 토사 유출은 8건(부산 7건), 간판 탈락 등 기타는 124건이다. 부산·울산, 대구, 경남 등지에서는 정전이 발생해 4만6484세대가 불편을 겪었다. 농작물 침수나 낙과 등 농업 관련 피해는 여의도 면적(290㏊)의 4배인 1157.9㏊가 피해를 입었다.

태풍으로 인한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중대본은 집계했다. 이에 대해 이상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행정안전부 장관)은 선제적 통제와 대피, 위험상황 보고시스템 덕분에 인명피해를 최소화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번 태풍 상황에서는 홍수통제소와 산림청 등이 전파한 위험 상황을 각 지방자치단체 상황실을 통해 부단체장에게 즉각 보고하는 시스템이 운용됐다.

다만 전날 대구 군위군의 한 하천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가 병원에서 숨진 67세 남성과 대구 달성군에서 전동휠체어를 타다 하천으로 추락해 실종된 60대 남성은 태풍 인명피해가 아닌 안전사고로 집계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태풍 피해를 당한 국민에게 신속하고 충분하게 피해 지원을 하고 이재민에 대해서도 불편함이 없도록 꼼꼼하게 지원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전국이 태풍 영향권에서 벗어나 고기압 영향권에 들면서 기온이 올라 일부 지역엔 폭염특보가 발령될 전망이다. 태풍은 이날 오전 6시 북한 평양 동남쪽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화했지만, 그 여파는 아직 남아있다. 열대저압부 후면에서 건조한 공기가 유입되고 기압골의 영향이 더해지면서 수도권을 비롯해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 12일 새벽까지 비가 내릴 전망이다. 13일부터는 서해상에 자리한 고기압 영향권으로 날이 점차 개면서 기온이 오를 예정이다. 12일 남부지방과 충청, 13일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낮 기온이 30도 이상으로 오르는 곳이 많을 것으로 예보됐다.

의정부=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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