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누락 축소발표, 책임 묻겠다" 당일…LH 임원 4명 면직처분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철근 누락' 아파트 단지를 축소 발표한 데 대한 책임을 물어 LH 임원 4명을 의원면직 처리했다.
11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LH를 근본적으로 혁신하겠다며 전체 임원으로부터 사직서를 받았다고 밝힌 지 수 시간 만의 사표를 수리한 것이다.
LH 등에 따르면 이날 박철흥 부사장, 하승호 국민주거복지본부장, 신경철 국토도시개발본부장, 오영오 공정경영혁신본부장은 오는 14일 자로 의원면직 처리됐다.
LH 관계자는 "사장이 기자회견에서 혁신 의지를 밝힌 만큼 신속하게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H 임원은 면직된 4명을 비롯해 이 사장과 염호열 상임감사위원, 박동선 지역균형발전본부장 총 7명이다. 이 사장은 본인의 거취를 정부 뜻에 따르기로 하며 사실상 사의를 밝혔다.
1급직이 본부장을 맡는 공공주택사업본부장과 건설안전기술본부장은 임원에 포함되지 않는다.
한편 이탁훈 공공주택사업본부장은 지난 9일 무량판 아파트 10개 단지를 안전점검 대상에서 빠뜨린 데 책임을 지고 직무배제됐다. 현재 오주헌 서울지역본부장이 공공주택사업본부장을 겸임하고 있다.
LH "철근 누락 5곳 알고도 발표서 제외"
앞서 이 사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 LH서울지역본부에서 긴급 기자회견에서 열고 "지하주차장에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102개 단지 가운데 전단보강근(보강 철근)이 누락된 단지가 기존에 발표한 15개 단지를 포함해 총 20개 단지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LH는 지난달 지하주차장에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공공 아파트 단지의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하기 전 5곳에서 철근이 누락된 사실을 알았지만 '경미하다'고 자체 판단해 발표에서 제외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이 사장은 "누락된 철근이 5개 미만이고, 즉시 보강이 완료돼 안전에 우려가 없다는 담당자들의 자체 판단으로 (사장에게) 보고조차 안 됐다"며 "참담하고 실망스러운 마음을 감출 수 없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LH를 근본적으로 혁신하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으로 전체 임원의 사직서를 받고 새 인사를 통해 LH를 변화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본인의 거취에 대해선 "국토교통부 장관을 포함한 정부 뜻에 따르려고 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한국토지주택공사(LH) 혁신과 건설 카르텔 혁파를 차질 없이 이행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윤 대통령이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이 사장에게 이같이 지시했다고 전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수능 폐지 외치는 수능 창시자 “지금 수능, 공정하지 않다” | 중앙일보
- "학생, 그냥 타" 기사 배려에…버스 회사에 '통 큰 보답' 한 부모 | 중앙일보
- '바다의 산삼' 전복값 반토막 났다…엎친데 덮친격, 어민 울상 왜 | 중앙일보
- 일론머스크 두 아이 낳고 결별…35세 여가수 "인생 최고 인턴십" | 중앙일보
- 회식 중 캐디 볼 꼬집고 추행…"기억 안나" 30대 마스터 집유 | 중앙일보
- "박수홍, 막냇동생 증언에 흐느껴"…다음 재판, 모친이 법정 선다 | 중앙일보
- 尹 부부도 이재명도 노린다…테러에 몸떠는 정치권의 업보 | 중앙일보
- "칼에 찔려 찼는데 내가 피의자"...이러니 한동훈 말 믿을수 있나 | 중앙일보
- 20초 얼어붙은 81살 의원, 결국 퇴장했다…美 장로정치 논란 [세계 한잔] | 중앙일보
- 잼버리 4만명 '한국어 떼창'…월드컵 경기장 뒤흔들었다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