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부 "손선풍기 전자파, 인체보호 기준 충족"…시민단체 "우려 수준"
휴대용 선풍기, 이른바 '손선풍기(손풍기)'에서 우려 수준의 전자파가 나온다는 시민 단체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별도 측정을 통해 인체보호 기준을 충족한다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결과와 반대된다.
시민 단체인 환경보건시민센터는 11일 서울 종로구 환경보건센터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생활 속 전자파 발생 및 노출 실태 보고서를 발표했다. 센터는 시중에 판매되는 휴대용 선풍기 6개와 목걸이형 선풍기 4개의 전자파를 측정한 결과 30.38mG(밀리가우스)에서 최대 1289mG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발암 가능으로 분류하는 전자파 수준인 4mG보다 8배에서 최대 322배 높은 수치다. 지난해 휴대용 선풍기에 대한 별도 측정을 통해 인체보호 기준을 충족한다는 과기부의 결과와 반대된다. 과기부는 당시 이 단체가 측정한 제품 10개를 포함해 20개 휴대용 선풍기 제품을 측정한 뒤 전자파가 국제 권고 인체보호기준의 2.2∼37%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센터는 지하철 등 대중교통에서 상당량의 전자파가 측정됐다고 했다. 센터는 이달 서울 신분당선·경의중앙선·1∼9호선 지하철 20대, KTX 2대, 버스 4대, 승용차·택시 6대 243개 지점에서 전자파를 측정한 결과 4mG(밀리가우스)를 넘어서는 수치가 다수 지점에서 나왔다고 주장했다. 조사 결과 대중교통별 전자파 최댓값은 8호선 지하철이 313.30mG로 가장 높았고 KTX(49.23mG), 버스(30.22mG), 승용차(20.44mG) 순이었다.
센터는 전자파를 '발암 가능'으로 분류할 때 사용한 여러 배경연구 중 4mG 이상의 전자파에 장기적으로 노출되면 소아백혈병 발병률이 높아진다는 연구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자파를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발암물질과 환경보건 문제로서 다뤄야 한다"며 "주무 부처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나 산업통상자원부가 아닌 환경부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센터는 전자파 열적기준(전자파인체보호 기준)인 833mG 외에 만성적 건강영향을 고려해 4mG를 환경 보건상의 전자파 기준으로 제도화할 것을 국회에 촉구했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수능 폐지 외치는 수능 창시자 “지금 수능, 공정하지 않다” | 중앙일보
- "학생, 그냥 타" 기사 배려에…버스 회사에 '통 큰 보답' 한 부모 | 중앙일보
- '바다의 산삼' 전복값 반토막 났다…엎친데 덮친격, 어민 울상 왜 | 중앙일보
- 일론머스크 두 아이 낳고 결별…35세 여가수 "인생 최고 인턴십" | 중앙일보
- 회식 중 캐디 볼 꼬집고 추행…"기억 안나" 30대 마스터 집유 | 중앙일보
- "박수홍, 막냇동생 증언에 흐느껴"…다음 재판, 모친이 법정 선다 | 중앙일보
- 尹 부부도 이재명도 노린다…테러에 몸떠는 정치권의 업보 | 중앙일보
- "칼에 찔려 찼는데 내가 피의자"...이러니 한동훈 말 믿을수 있나 | 중앙일보
- 20초 얼어붙은 81살 의원, 결국 퇴장했다…美 장로정치 논란 [세계 한잔] | 중앙일보
- 잼버리 4만명 '한국어 떼창'…월드컵 경기장 뒤흔들었다 | 중앙일보